[IB 풍향계]균열생긴 IPO 하우스 '빅3'…틈새공략 나선 'KB·삼성''메가존클라우드·리벨리온'도 주관 레이스 시작
김슬기 기자공개 2024-05-29 08:03:0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증권사 기업공개(IPO) 주관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IPO 강자로 꼽히던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주춤하는 사이 삼성증권, KB증권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공고한 '빅3(Big 3)' 체제가 아닌 상위 5개 하우스가 무한경쟁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최근 삼성증권과 KB증권이 공격적으로 주관 영업에 나서고 있다. 반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경영진 교체 시기 뿐 아니라 파두 사태 등이 맞물리면서 과거 대비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IPO업계는 '빅딜'로 꼽히는 메가존클라우드와 리벨리온의 주관사 선정에 관심이 모인다.
◇ 국내 5개 증권사로 압축된 주관사단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가존클라우드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대형 IPO 하우스 5곳의 프레젠테이션(PT)를 진행했다. 이날 외국계 IB들의 PT가 진행되고 다음달 중으로 주관사단을 선정할 예정이다.
기업 입장에서 IPO는 단 한 번뿐인 이벤트인 데다가 상장까지 장기 레이스를 해야 하는만큼 선택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다만 현재 PT를 진행한 곳 중 어느 곳이 되더라도 이변이라고 볼 순 없다. 리벨리온 역시 최근 주요 대형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면서 주관 레이스를 시작했다.
올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주요 기업들을 보면 국내 5개 증권사 중에서 대표 주관사를 선정했다. 해외 로드쇼가 필요한 곳들은 외국계 증권사까지 추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국내 증권사는 5곳으로 후보군을 좁혔다. 주관사로 선정되면 향후 1~3년 이후의 먹거리를 확보하게 되는만큼 2025년 이후 이들 증권사들의 상장실적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IPO에 속도를 내고 있는 케이뱅크의 경우 KB증권, NH투자증권, BoA메릴린치를 선정했다. 주관사단을 가장 크게 꾸린 DN솔루션즈는 국내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그나마 콘텐츠 제작사인 SLL중앙은 공동 주관사에 신한투자증권을 선정, 여타 기업들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 'NH·한국' 파두 사태에 주춤, '삼성·KB' 공격 영업
과거 IPO 시장은 오랜기간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3개의 하우스가 강자로 군림했다. 지난해 시장이 좋지 않았음에도 중소형부터 대형 딜까지 모두 섭렵하면서 이들 하우스가 1~3위를 차지했다. 2020년 IPO 호황 등을 거치면서 순위가 요동쳤으나 지난해에는 그간 쌓아온 다양한 주관 포트폴리오 덕을 본 것이다.
올해 양상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올해 코스피 빅딜이었던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주관사에 빅 3 하우스가 한 곳도 포함이 되지 않았던만큼 상장 주관 실적경쟁에서는 다소 떨어졌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대표 주관사였던 KB증권이 1위에 올라있고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은 6~8위다.
전통 IPO 강자들이 현재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상장한 파두가 어닝쇼크를 겪으면서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대표)과 한국투자증권(공동)의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에서는 해당 두 증권사를 뽑고 싶어도 불똥이 튈까 선정을 고민한다는 후문도 있었다.
반면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기존 강자인 미래에셋증권과 떠오르는 강자인 KB증권, 삼성증권 등이 가져가고 있다. 특히 KB증권과 삼성증권은 IB부문 헤드들이 실적을 독려하며 공격적으로 영업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KB증권의 경우 적극적인 리서치센터와의 협업과 그간 쌓아온 빅딜 트랙레코드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이다.
IB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전통 IPO 강자로 사실 영업이 필요없을 정도로 일감이 많은 하우스"라며 "PT를 진행하는 빅딜 정도를 놓고 경쟁을 하는 것인데 이제는 기업들의 선택지가 더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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