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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아일리아 대전, '조용히 강한' 삼성바이오에피스 13조 시장 겨냥, '삼성' 시밀러 개발사 10곳 중 처음으로 FDA 허가 획득

차지현 기자공개 2024-06-03 09:08:28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 규모가 13조원에 달하는 안과질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대전이 본격화했다. 오리지널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다. 만료 시점에 맞춰 빠르게 시장을 진입하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원개발사가 경쟁자 진입을 막기 위해 촘촘한 방어 전략 펼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규제당국 품목허가를 따내 경쟁사 대비 먼저 한 발을 뗐다.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는 후발주자들과 달리 별다른 보도자료도 내지 않는 조용한 행보가 눈에 띈다.

◇13조 아일리아 선점 위한 경쟁 치열…시밀러 개발사만 10곳

아일리아는 미국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안과질환 치료제다. 황반변성과 황반부종, 당뇨망막병증 등 광범위한 안과 질환에 사용된다. 현재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전 세계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만 93억6000만달러(약 12조1680억원)를 기록했을 정도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성장성도 높다. 처방이 줄고 있는 경쟁 약물 루센티스와 반대로 아일리아는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1병(바이알)당 80만~90만원에 달하는 고가 치료제라는 점도 특징이다. 워낙 고가인 탓에 현재 황반변성 질환을 앓는 환자의 25% 정도만이 아일리아를 처방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분히 오리지널의약품의 시장 규모가 큰 데다 바이오시밀러로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는 데 따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바이오시밀러는 통상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다.

전 세계를 통들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선언한 기업은 10곳이 넘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천당제약, 알테오젠, 셀트리온, 로피바이오 등 국내 기업만 5곳이다. 해외 기업 중엔 산도스, 암젠, 마일란, 포마이콘 등이 있다.

다만 원개발사가 촘촘한 방어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리제네론 입장에서 아일리아는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다. 또 후속 약물이 부재한 상황이라 필사적으로 아일리아 지키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물질특허 외에도 요법, 제형, 특정 처방군 등 다양한 특허를 내놓거나 소송을 진행하며 경쟁사 시장 진출을 막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첫 FDA 허가로 선두…숨고르기 행보 눈길

아무리 방어 전략에 사활을 걸었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2월 국내서 특허가 풀렸다. 미국의 경우 이달 17일부터 바이오시밀러 판매가 가능해졌다. 유럽 물질 특허는 내년 11월 만료 예정이다. 소송이 장기화할수록 서로의 법률적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소송전도 역시 영리한 전략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아일리아 '오퓨비즈'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미국 시장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첫 승인 사례다. 교차처방(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지위도 함께 획득했다. 약사가 의사의 의견을 따로 구하지 않고도 오리지널 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바꿔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FDA 승인을 받는 후발주자도 속속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셀트리온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이델젤트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삼천당제약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 개발에 성공,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신청을 마친 상태다.


눈길을 끄는 건 선두를 점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조용한 행보다. 아직 리네제론과 특허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남은 과제가 있지만 FDA 허가 소식을 보도자료로 내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럽 허가 절차와 과련해서도 "추진 중이나 신청서 제출 여부는 대외비 사항"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적극적으로 후속 임상 결과 발표를 알리거나 허가 타임라인을 공개하는 타 업체들과 대조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서 오퓨비즈가 갖는 의미가 꽤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움직임이 더욱 이례적으로 다가온다. 오퓨비즈 미국 품목허가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시장에서 안과질환 치료제 2종을 보유하게 돼 안과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보다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리네제론과 특허 분쟁이 진행 중인 만큼 시장 진입 전 숨고르기에 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리제네론과 아일리아 특허 37개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제품 출시 시점 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법적 공방에 휘말리지 않도록 대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다수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노하우를 쌓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첫 신호탄을 쐈지만 허가 시점에 차이가 있더라도 결국엔 시밀러 개발사들 모두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한다"이라면서 "리제네론의 대응 전략 및 고용량 제형 개발을 통한 점유율 확보 등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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