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데뷔전' 포스코 인니 자회사, 형보다 나은 아우?연초 등판 포스코보다 많은 7억달러 조달…정기 이슈어 자리매김은 '아직'
이정완 기자공개 2024-06-03 07:30:18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 인도네시아 합작법인인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성공적인 글로벌본드 데뷔전을 치렀다. 모회사의 지원을 바탕으로 투자적격(IG) 평가를 받아 발행에 나섰는데 올해 발행 성과만 놓고 보면 포스코보다 낫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연초 일찌감치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등판한 포스코는 글로벌 기준금리 불확실성으로 인해 조달 규모를 전년보다 대폭 줄인 5억달러로 결정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첫 발행에서 대규모 수요를 확보해 7억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모회사 지원 덕 '투자적격' 등급 확보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전일부터 글로벌본드 발행을 위한 북빌딩에 돌입했다. 주관사는 BNP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CIB, HSBC, MUFG증권이 맡았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3년물과 5년물로 만기를 구성해 수요를 확인했다. 최초제시금리(IPG)는 3년물의 경우 동일 만기 미국 국채(T)에 200bp를 더한 수준으로 제시했고 5년물은 220bp를 더한 수준으로 정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2010년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스틸이 합작해 만든 일관제철소다. 현재 생산능력 300만톤 규모 고로 1기와 열연·후판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의 지분율은 50%다.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자회사인 만큼 포스코가 전방위적 지원에 나섰다. 안정적인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을 받아야 했던 만큼 신용평가 시에도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이 덕에 S&P로부터 투자적격 마지노선인 'BBB-'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S&P는 "이번 발행에 대해 모기업 포스코가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며 "채권 만기까지 포스코가 크라카타우포스코 지분을 최소 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발행 전 IR(Investor Relations) 단계에서도 포스코의 뒷받침이 있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지난 17일 발행을 공식화한 뒤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20일부터 런던, 싱가포르, 홍콩 등을 찾아 투자설명회를 실시했는데 포스코 측에서도 함께 참석해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투자자도 호응했다. 생소한 발행사였지만 3년물에 23억달러, 5년물에 26억달러의 주문이 쌓였다. 금리 조건도 만족스러웠다. 3년물과 5년물 모두 최초 제시금리보다 32bp 낮춘 T+168bp, T+188bp로 각각 금리가 정해졌다.
◇인니 공장 차입금 갚는데 활용
발행 결과를 놓고 자회사 성과가 모회사보다 낫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한국물 시장 정기 이슈어(Issuer)인 포스코는 올해도 어김없이 글로벌 채권 시장을 찾았다. 1월 수요예측에 나서 5억달러를 발행했다. 2022년 10억달러, 지난해 20억달러로 발행 규모를 꾸준히 늘리다가 올해 달라진 기조를 드러냈다.
당시 IB업계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차입금을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고 여겼다. 40억달러 넘는 주문을 받았음에도 5억달러 발행에 그친 이유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에 따라 내년 조달 규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이번에 마련한 7억달러로 기존에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상환한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인도네시아를 철강 수요가 확대되는 동남아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제2고로와 냉연공장을 신설하기 위해 크라카타우스틸과 함께 5년 동안 35억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가 끝나면 300만톤 규모인 연간 조강량이 600만톤으로 늘어난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를 1000만톤 철강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세워둔 상태다.
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글로벌본드를 정기적인 조달 수단으로 택할지는 미지수다. 꾸준히 이익을 내고는 있지만 아직 글로벌 신용등급이 'BBB-'에 머물러 재무건전성 개선이 필요하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시황 부진과 원료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기 이슈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기초체력 강화가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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