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대하는 삼성SDI의 자세 최윤호 사장 "전고체전지, 우리가 가장 앞서있다"
김도현 기자공개 2024-06-03 07:41:48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1일 16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지소재 위주로 보고 있다."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5월31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2024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뒤 '최근 중점적으로 보는 게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시장에는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이라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우상향 기조가 유지되고는 있으나 급격한 성장 둔화로 산업 전반이 가라앉은 상태다.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에 맞춰 대규모 투자에 돌입했던 배터리 업계는 속도 조절에 나서거나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는 추세다. 중국, 일본 등과 경쟁 중인 한국 배터리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다만 국내 3사 중 삼성SDI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이 증설 러시에 나설 때 삼성SDI는 다소 느리게 움직였다. 당시 삼성SDI의 소극적 태도는 중장기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받았으나 결과론적 관점에서 적합한 조치로 재해석되고 있다.
오히려 삼성SDI는 지금 와서야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 태세를 취하고 있다. 한국, 말레이시아, 미국 등 동시다발적인 생산능력(캐파) 확장이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이날 최 사장은 해외 투자 일정 및 규모에 대해 "계획대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삼성SDI는 배터리 소재 공급망까지 강화하고 있다. 자체 소재 조달을 통해 가격 및 공정 경쟁력을 향상하려는 차원이다. 최 사장이 전지소재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SDI는 올 1월 울산시와 1조원 내외 배터리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SDI의 울산 하이테크밸리 내 3공구 개발사업과 양극재 공장 설립 등이 골자다.
양극재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배터리 원가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삼성SDI는 자회사 에스티엠을 통해 수급하는 양극재 물량을 늘리고 있다. 이번 MOU로 에스티엠의 양극재 캐파는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미래 준비도 순조로운 편이다. 최 사장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는 전고체전지 개발 상황에 대해 "(고객사와) 셀 크기를 올려가면서 준비하고 있다"면서 "(삼성SDI가) 가장 앞서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를 채우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변경한 배터리다. 폭발 위험이 낮아 안전하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고난도 기술로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사업화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삼성SDI는 발 빠른 대응으로 선도적인 위치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전고체전지 파일럿 기지 'S라인'을 정식 가동한 데 이어 연말 전고체전지(ASB)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르면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또한 삼성SDI는 전고체전지 소재 역시 내재화 작업에 한창이다. 삼성SDI는 전자재료사업부에서 전고체전지 소재 사업 개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전고체전지 핵심 기술의 블랙박스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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