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CJ 맞손 승부수]신세계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향방은⑤유니버스 클럽 '사령탑 교체', CJ ONE 포인트 합류 불구 위기론
김선호 기자공개 2024-06-13 08:04:53
[편집자주]
신세계그룹은 2021년 네이버와 지분 교환으로 혈맹을 맺었고 3년 후인 2024년 CJ그룹과 맞손을 잡는 승부수를 띄웠다. 2021년에는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신세계·CJ그룹 '삼각편대'라면 이번에는 유통 대기업 간 직접 사업제휴를 맺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거대 식품제조·물류와 상품 채널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이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신세계와 CJ의 사업전략과 청사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이 맺은 ‘사업제휴’에는 양 사가 각각 보유한 멤버십에서도 협업을 이뤄나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에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본격 출시했고 이번에 CJ그룹의 ‘CJ ONE 포인트’까지 합류시킬 계획이다.다만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등의 파격적인 2024년 인사 조치 후 사업전략도 전면 수정되는 수순을 겪고 있다. 이전 대표가 내세웠던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도 초기 버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세계그룹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대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하며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으로 각 계열사를 연결시키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이뤄내지는 못하고 있다”며 “멤버십 제도는 유지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계열사 연결 '새로운 멤버십'의 탄생
2024년 정기인사에서 물러난 임원이지만 그동안 신세계그룹이 추진한 디지털 대전환에서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사장)를 제외하고 논할 수가 없다. 이마트는 2019년 하반기에 처음으로 외부 출신을 대표로 선임하는 등 과감한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그 주인공이 강 전 대표다.
이어 2021년 정기인사를 통해 강 전 대표에게 이마트와 함께 쓱닷컴(SSG.COM)까지 이끌게 하면서 이커머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하도록 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2021년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지마켓(옛 이베이코리아)이다.
이러한 전략을 구사한 강 전 대표의 로드맵은 2023년 6월 개최한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유통산업이 30년마다 대전환을 겪었고 이제 디지털이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관측해 이에 맞게 신세계그룹 사업구조를 재구축했다고 전했다.
1930년대는 상설 전통시장, 1960년대는 백화점, 1990년대는 대형마트, 2010년대는 디지털 등이 유통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채널을 각 콘셉트에 맞게 재배치했다.
메인 종합 플랫폼으로는 지마켓을 두고 프리미엄·럭셔리에 쓱닷컴·신세계·신세계디에프, O2O에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트레이더스, 버티컬 킬러에 더블유컨셉·몰리스펫샵·에스아이빌리지, 가성비에는 옥션·노브랜드를 위치시켰다.
이러한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제도가 통합 멤버십이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유니버스 클럽도 사실상 지마켓의 스마일 클럽의 확장판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연회비 3만원을 지급하면 이에 따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이마트, 지마켓, 쓱닷컴,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등의 계열사가 협력·동참하는 형태로 구성했다. 이동통신, 항공, 금융, 게임, 배달플랫폼 등 이종산업 기반의 멤버십 협업도 추진해 '신세계 유니버스‘로 소비자를 더욱 유인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사업전략 재수정…CJ와 협업 후 향방은
2024년 정기인사를 발표한 2023년 9월은 신세계그룹의 사업전략 전면 수정을 예고하는 날과 같았다. 특히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를 한채양 대표(부사장)로 교체하고 상품본부장도 통합 체제로 변경했다.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한 시기다.
이 가운데 통합 멤버십 출시에 따른 성과는 아직 모호하다는 평가다. 2023년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본격 출시할 때만 해도 이동통신, 항공 등의 멤버십과 협업을 이뤄나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토스를 제외하고는 아직 가시화된 협력 사례는 없는 상태다.
다만 CJ그룹과 사업제휴로 멤버십 협력사가 생겼다는 점은 눈여겨 볼 지점이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 멤버십 혜택을 공유해 적립처, 사용처 등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 CJ ONE 포인트가 합류한 셈이다.
단순하게는 신세계의 멤버십 포인트를 CJ그룹 내 CJ CGV, CJ올리브영에서 활용하거나 CJ ONE 포인트를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지마켓, 스타벅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 가입한 회원으로서는 제휴처가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협력 구조로 멤버십 회원을 유지시키면서 매출을 증가시켜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본격 출시한 2023년에 비하면 현재 인지도는 현저히 낮아졌다. 인사 혁신과 사업전략 수정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마켓 위상 변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23년까지만 해도 지마켓은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유통채널 중에서도 '메인 종합 플랫폼'으로서 중심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현재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중심 축이 다시 이동한 양상이다.
통합 멤버십으로 신세계그룹 계열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지마켓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구조를 구상했다. 그러다 2024년 정기인사와 함께 사업전략이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개편됐다. 기존 사업전략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 관계자는 "양사는 멤버십 혜택을 공유해 적립처, 사용처 등 고객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유통, 식품, 문화 등 고객과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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