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CJ 맞손 승부수]CJ로 이관되는 물류센터, 쓱닷컴의 신로드맵은②'물류' 털어내고 재무구조 개선, '그로서리' 상품경쟁력 집중
김혜중 기자공개 2024-06-11 13:06:04
[편집자주]
신세계그룹은 2021년 네이버와 지분 교환으로 혈맹을 맺었고 3년 후인 2024년 CJ그룹과 맞손을 잡는 승부수를 띄웠다. 2021년에는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신세계·CJ그룹 '삼각편대'라면 이번에는 유통 대기업 간 직접 사업제휴를 맺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거대 식품제조·물류와 상품 채널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이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신세계와 CJ의 사업전략과 청사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SG닷컴이 물류 사업을 CJ대한통운에 넘기고 경영 효율화에 나선다. 물류센터 매각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SSG닷컴으로선 지속된 적자로 인한 재무 부담 해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그로서리 상품 경쟁력에 더욱 집중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5일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은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을 갖고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 협력을 해나가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두 그룹은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MOU는 그룹간 협업을 통해 신세계의 유통채널에 CJ의 물류인프라를 결합시키는 것이 골자다. 주목할 점은 SSG닷컴 측이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시스템 운영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에 맡기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특히 김포 NEO센터 두 곳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을 CJ대한통운에 어떤 식으로 이관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물류센터 매각 등 다양한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SSG닷컴의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은 크게 물류센터와 배송센터로 나뉜다. 온라인전용 물류센터인 네오(NEO)센터를 용인·김포 등 전국 3곳에 두고 있고 이마트 점포 후방공간에 배송용 물류창고인 PP센터를 운영한다. PP센터는 전국 이마트 100여곳에 들어가 있다.
PP센터 배송의 경우 SSG닷컴은 운송사를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 운송 전문회사와의 계약을 통해 위탁 운영하고 있다. 해당 위탁 배송을 CJ대한통운이 맡아 배송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도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류센터도 운영 주체만 CJ대한통운으로 넘기는 방안부터 시작해 완전 매각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적자 기조가 계속되며 SSG닷컴의 재무 부담이 가중된 점, 그동안 물류 및 배송 서비스를 효율화해왔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매각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SSG닷컴은 그동안 배송과 물류 시스템을 손보면서 수익성 개선에 나서 왔다. 2023년을 기점으로 수익성 위주로 사업 전략을 변경했고 지난해 초 120여개의 PP센터를 100여개로 통폐합했다.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여개곳은 대형 PP센터로 전환했다. 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좋지 않던 비수도권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비용 효율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SG닷컴의 적자 기조는 지속됐다. 2024년 1분기 SSG닷컴은 매출액 4134억원, 순손실 125억원을 기록했다. 손실 폭을 20%가량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속된 적자로 2023년 말 기준 SSG닷컴에 쌓인 결손금은 3992억원에 육박한다. 2021년 1751억원, 2022년 2898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2039억원에서 42억원, 2023년 말 기준 1851억원으로 급증했다.
물류센터의 정확한 장부가액이 감사보고서 상에 기재되지는 않았지만 SSG닷컴이 2023년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유형자산은 5888억원 수준이다. 물류센터의 경우 SSG닷컴 법인이 직접적으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각 시 결손금을 상당 부분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류 부문 효율화를 통해 SSG닷컴의 역량을 배송이 아닌 상품 경쟁력에 집중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물류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그로서리 분야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로서리 분야에서 이마트의 상품 선별과 소싱 등 경쟁력을 공유하기 때문에 본래 강점인 그로서리에 힘을 쏟아 특화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직 업무협약 단계이다보니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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