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vs메디톡스의 법적분쟁, ITC 예비판결 '결착'에 무게 10월 본판결 최종 국면, 양사 분기 100억 안팎 소송 비용 부담 경감
최은수 기자공개 2024-06-12 08:43:33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톡스가 휴젤을 상대로 제기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이 최종 국면에 다다랐다. 예비판결 결과에서 양사 희비가 엇갈렸지만 현재로선 10월 예정된 본판결을 거쳐 법률 리스크가 종결되는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양사의 명운을 가를 핵심 쟁점이 심리 과정에서 제외되면서 일찌감치 판결의 무게나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ITC 예비판결서 '불공정 행위 없었다' 휴젤 사실상 승리
10일(현지시간) 미국 ITC는 메디톡스 측이 제기한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의 미국 내 수입에 관한 불공정 행위 조사에서 휴젤의 위반 사실이 없다는 예비심결을 내놨다. 최장 1년 6개월 안에 판결을 내야 하는 ITC 특성상 이번 예비판결은 본판결 직전 마지막 공식 절차와도 같다.
ITC 행정법 판사의 예비판결은 법적 효력이 없는 일종의 권고사항이다. 최종 결정은 예비판결의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한 심결을 내린 다음 미국 대통령의 승인이나 재의요구권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따라 본판결에서 예비판결이 뒤집히는 경우도 있어 최종 국면까지 결과를 예단할 순 없다. 그러나 통상적으론 앞서 심리를 뒤집을 특별한 요건을 갖추거나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예비판결은 본판결로 직행해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진 ITC에서 메디톡스의 주장을 인용하지 않았고 휴젤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선 지금까지 진행된 법적 분쟁 흐름을 통해 어느 정도 ITC의 판결을 예상했다. ITC 심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균주와 함께 공정 관련 영업비밀을 둘러싼 분쟁이 제외됐던 게 포인트다. 통상 균주와 공정은 보툴리눔 톡신의 제조 핵심에 해당되기 때문에 시장에선 이 영업비밀을 통한 법리쟁점이 제외된 걸 변곡점으로 해석해 왔다.
휴젤 관계자는 "이번 예비 심결을 통해 균주 절취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게 밝혀졌다"며 "최종 심결까지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법률비용 부담, '리스크 소거'에 주목
2022년 3월 촉발된 양사의 ITC 분쟁은 이제 최종 국면에 다다랐다. 이미 심리가 진행되면서 핵심 쟁점이 여러 번 조정된만큼 시장의 관심은 판결 여부보단 '리스크 해소'에 무게가 실었다. 적어도 양사는 ITC 분쟁을 진행하기 위한 매 분기에 100억원에 육박하는 법률 비용을 썼기 때문이다.
휴젤과 메디톡스 모두 상업화를 마친 바이오텍인만큼 소송비용을 감내할 재무 체력은 충분했다. 그러나 양사 모두 해외 중심 벌크업 전략을 세운 상황에서 소송은 오히려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소송비용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양사의 직전 3년 간 연평균 EBITDA를 기준으로 휴젤이 40%, 메디톡스가 60%에 달하는 규모다.
당초 시장에선 미국 ITC의 판결이 자국 내 기업과는 무관하게 내려진다는 점에서 이번 소송이 갖는 무게감이 적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휴젤이 올해 보툴렉스로 FDA 품목허가를 획득했지만 여전히 상업화까지 마무리된 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무역 분쟁이 발생했다.
양사의 이번 분쟁을 두고 시장의 이목이 승패보단 리스크 제거에 쏠리는 배경도 앞서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벌였던 ITC 사례를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메디톡스가 휴젤 이전에 대웅제약과 분쟁을 벌일 당시엔 균주 제조기술 및 공정 등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주요 쟁점이 심리 안에서 다뤄졌다.
결과적으로 ITC는 예비판결을 통해 대웅제약의 나보타를 10년간 수입 금지하겠다는 판결을 내렸다. 비록 최종판결에서 금지 기간 등 제재 수위가 줄었다. 그러나 당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으로부터 균주 제조기술을 도용당했다는 주장을 예비판결에서부터 본판결까지 관철시켰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최종결정을 내리는 ITC 전체위원회에 재검토를 요청할 것이며 모든 증거와 주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change]합병 앞둔 한화인더스트리, '비전 C레벨' 이사회 합류
- [캐시플로 모니터]한화오션, 2조 유증에도 아쉬운 현금흐름 '또 차입'
- DB금투, '약식명령'에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흔들
- [CFO 인사 코드]'변화대신 안정' 미래에셋그룹, 재무라인 교체 '없었다'
- [On the move]'그룹 넥스트' 찾는 삼성물산, '신사업 팔방미인' 공채
- 명륜진사갈비의 '변신을 위한 용기'
- [2024 이사회 평가]'AI 투자회사 변신' SK네트웍스, 힘 보태는 이사회
- [2024 이사회 평가]'사내이사 없는 이사회 고수' 한샘, 참여도만 '우수'
- [조달전략 분석]포스코홀딩스, 급전 융통 창구된 '해외 계열사 지분'
- [Board change]'보험 키맨' 필요했던 롯데손보, 금감원 출신 영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