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까치, 피겨퀸, 우영우까지…KB금융 고민 담긴 '간판 모델' 변천사①김연아 내세워 '국내 대표 소매금융→글로벌 1등' 지향…배우 박은빈 '상생금융' 보강
최필우 기자/ 이기욱 기자/ 이재용 기자공개 2024-06-19 13:02:44
[편집자주]
'피겨퀸' 김연아, '국가대표' 손흥민, '국민여동생' 아이유까지. 금융회사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자사 브랜드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성별 불문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그룹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별 모델 면면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도 숨어있다. 일류 모델들의 각축장이 된 금융권의 사별 브랜드 전략을 해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은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고도화한 브랜드 전략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그룹 및 계열사 모델로 17년째 활약하는 데서 일관된 브랜드 전략이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각 분야 톱티어로 분류되는 공동 모델을 기용하며 리딩금융만이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KB금융의 브랜드 전략에는 금융권 트렌드 변화와 선두 금융회사의 역할 변화에 대한 고민이 반영돼 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국내 대표 소매 은행 정체성은 한국 1등을 넘어 글로벌 1등을 지향하는 금융지주 브랜드로 재정립됐다. 이젠 글로벌 도약을 위한 전문성 만큼이나 상생금융 가치를 우선시해 브랜드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피겨선수 김연아에 집약된 '글로벌 메가뱅크' 꿈
KB금융은 그룹 미션·비전·핵심가치에 기반해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 최고 수준 자산 규모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금융회사인 만큼 전체 그룹과 고객에게 일관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컨트롤타워 차원에서 정립된 브랜드 전략에 기반해 그룹 정체성과 지향점에 부합하는 모델을 선정하는 의사결정 체계를 갖췄다.
KB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재편하고 브랜드 전략을 새로 수립하면서 재정립된 미션과 비전은 "'더 나은(Better)'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고(Best)'가 되고, '기본(Basic)'에 충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션에는 '더 나은 세상', 비전에는 '최고의 인재와 담대한 혁신'이라는 문구를 포함시켰다.
핵심가치에는 '최고'와 '기본'에서 파생된 키워드를 반영했다. 최고 금융회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가치로 '전문성'과 '혁신주도'를 꼽았다. 기본에 충실하려면 '고객중심', '신뢰정직', '동반성장'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 핵심가치는 KB금융 브랜드의 근간을 이룬다.
KB금융이 재정립한 브랜드는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국민은행 시절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민은행은 민영화 이전 까치를 상징으로 내세웠다. 시골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길조인 까치를 활용해 전국 곳곳에 맞닿은 소매금융 특화 은행을 표방했다. 까치는 고객에게 '전문성', '혁신주도' 등 최고를 지향하는 이미지를 심어주긴 어려운 상징물이었다.
KB금융은 브랜드 재정립 초반 핵심가치 중에서도 전문성에 힘을 줬다. 배경에는 '글로벌 메가뱅크' 꿈이 자리한다. 당시 금융권에는 주요 금융회사의 민영화 추진과 금융지주 전환을 기점으로 대형 금융회사 육성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앞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전문성을 갖추는 게 경영진의 주요 전략이 됐고 브랜드 전략도 이에 발맞췄다.
김연아는 새 브랜드 전략을 대표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모델이었다. KB국민은행은 2007년 7월 고등학생이었던 김연아와 후원 계약 및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따내며 '전문성으로 글로벌 최고가 된다'는 KB금융의 브랜드 스토리를 완성했다.
◇핵심가치 우선순위 '전문성→동반성장', 배우 박은빈 발탁
KB금융은 핵심가치 우선순위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브랜드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초창기 전문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최근 중시되는 핵심가치는 '동반성장'이다. 동반성장은 개인·조직을 넘어 국민과 성장하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의지를 담은 키워드다. 금융 당국이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금융권의 사회적 역할을 주문한 것을 고려했다.
우선순위가 변하는 와중에도 김연아와의 인연은 계속됐다. 김연아는 2007년 KB국민은행 모델을 시작으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지 10년여가 됐지만 사회적 영향력을 갖춘 인물로 성장했다. 각종 홍보대사 활동과 기부 등 사회적 공헌을 이어가고 있어 동반성장 가치에도 부합한다는 평이다.
KB금융이 지난해 3월 배우 박은빈을 김연아와 공동 모델로 선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박은빈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변호사 우영우 역할을 맡아 선한 영향력을 갖춘 배우로 주목받았다. 또 드라마의 글로벌 흥행으로 미국 비평가협회 선정 라이징스타상을 수상하며 배우로 전문성도 인정받았다.
KB금융 관계자는 "배우 박은빈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시절부터 주목했던 배우로 최근 우선시하고 있는 핵심가치인 '동반성장'에 가장 부합하는 모델"이라며 "세계 금융의 별이 된다는 슬로건을 대변했던 전 피겨선수 김연아는 KB금융의 모든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모델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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