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솔직히 교수 창업 기업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초기 단계 바이오텍 중 전문경영인이 있는 곳에 더 눈길이 갑니다. 연구개발만큼이나 벤처기업에서 중요한 게 투자 유치입니다. 연구, 논문, 수업에 매진하기도 바쁜데 경영까지 신경 쓸 겨를이 적죠."한 바이오 VC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바이오텍의 생리는 일반적인 기업과 다르게 돌아간다. 신약개발, 의료기기, 헬스케어 기업 중 원천기술이나 응용기술을 보유한 과학자나 의사가 중심이 돼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교수 등 연구자 중심 교원창업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2016년 195개에서 2021년 기준 418개로 5년 새 2배 이상 확대됐다. 학교 연구비나 정부 과제로 일하던 교수님들은 연구실에서 보유한 원천 기술이나 핵심 응용 기술을 토대로 창업에 나선다.
다만 늘어난 기업 규모에 비해 시장에 생존하는 바이오텍은 적다. 근사한 타이틀과 커리어를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지만 나란히 고배를 마신다. 기초 연구와 달리 개발, 사업화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단순 기술력이나 맨파워만의 문제는 아니다. 산업계 경험이 부족한 교원 창업 기업에 경영 전반을 이끌 조력자가 필요하다. CFO가 때로 이 역할을 맡기도 하지만 전문경영인과는 분명 역할이 다르다.
미국은 VC 주도 기획창업이 성행하며 바이오텍 창업 트렌드가 변화했다. 창업자가 기술을 제공하고 소수 지분을 가지며 연구개발에만 집중하는 모델이다. VC가 대주주로 위험을 부담하면서 직접 영입한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주도한다.
물론 이를 국내에 바로 도입하기는 어렵다. 실질적으로 IPO 외 다른 엑시트 수단을 찾기 어려워서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 보호 명목으로 창업주가 충분한 지분을 보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상장 요건 충족과도 이어지는 맥락이다.
절충안을 제시하는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토모큐브는 액셀러레이터 출신 홍기현 대표와 KAIST 물리학과 교수 출신 박용근 대표가 의기투합해 2015년 공동 창업했다. 홍 대표가 경영 전반, 박 대표가 연구개발을 이끄는 체제다. 최대주주는 박 대표로 지분 22.1%를 보유했고 각자대표인 홍기현 대표가 2대주주로 9.6% 지분을 확보했다.
창업주의 오너십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창업자와 일정 지분을 나누며 상생하는 방안이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바이오텍까지 확장 중인 선례다. 투자 혹한기를 거치고 있는 바이오텍의 거버넌스 변화, 그 속에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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