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아이빔·토모큐브, 같은 듯 다른 '현미경' 부담일까 상생일까KAIST 출신 40대 젊은 교수 창업, 세포치료제 시장 타깃…세포 안팎 겨냥 다른점
한태희 기자공개 2024-06-11 09:32:20
[편집자주]
스포츠에서 신인을 뜻하는 루키(Rookie)의 어원은 체스에서 퀸 다음으로 가치 있는 기물인 룩(Rook) 또는 떼까마귀(Rook)다. 전후좌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신인의 잠재력과 행보와 닮았단 해석, 속임수에 능하고 영악한 떼까마귀같다는 부정 의미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앞둔 '루키 바이오텍'에도 이런 양면성이 내재해 있다. 더벨이 주식시장 입성을 앞둔 이들 기업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0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슷한 시기 상장을 추진하는 아이빔테크놀로지와 토모큐브는 닮은 점이 많다. 그래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양분될 수밖에 없어 더 늦게 상장하는 토모큐브에 있어선 부담이 될 수있다.양사는 모두 KAIST(한국과학기술원) 출신 40대 젊은 교수가 설립한 국산 연구용 현미경 회사다. 거점은 대전으로 역시 같다. 바이오 소부장 기업으로 연내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각 제품의 활용도는 다르다. 아이빔테크놀로지가 생체를 직접 관찰해 내부 세포의 행동을 탐색하는 생체현미경을 개발한다면 토모큐브는 생체 밖으로 꺼낸 세포나 장기유사체인 오가노이드를 관찰해 분석하는 3D현미경을 만든다.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목적 첨단 현미경 기업, 연내 기술특례상장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커지며 첨단 현미경 시장도 개화하고 있다. 기존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움직임이 엿보인다. 올해 초고해상도 현미경 시장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5조7000억원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10.3%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 기업이 설 자리는 충분치 않다. 가격경쟁력과 신기술로 차별화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배경이다. 연내 상장에 나서는 아이빔테크놀로지와 토모큐브 모두 바이오의약품 전임상 단계에 필요한 첨단 현미경을 개발하고 있다.
양사 창업주의 인연이 주목되기도 한다. 김필한 아이빔테크놀로지 대표와 박용근 토모큐브 대표는 같은 해인 2010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로 임용됐다. 학내 위치한 헬스사이언스연구소 같은 층에서 연구를 이어왔다는 점도 흥미롭다.
먼저 창업한 인물은 박 대표다. 2015년 시제품을 완성한 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출신 홍기현 대표와 손을 잡고 토모큐브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2010년부터 생체현미경 기술과 생체 영상화 기법 개발에 매진하다가 2017년 아이빔테크놀로지를 창업했다.
바이오 산·학·연 협력의 본고장인 대전에서 성장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들은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사로 매주 교류회에 참석해 지역 내 바이오텍과 접점을 만들었다. 리가켐바이오, 펩트론 등이 고객사로 참여하는 등 상생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작년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하고 올해 상장을 본격화했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작년 9월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8개월 만인 5월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토모큐브는 4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매출 규모는 물론 해외가 중심이 된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작년 45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중 CRO서비스, 이미징엑세서리 등을 제외한 현미경 매출은 37억원이다. 토모큐브는 작년에만 37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들의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69%, 64%다.
◇아이빔의 '올인원' 생체현미경, 토모큐브의 '3D 홀로그래피' 현미경
양사 모두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하는 현미경을 만든다. 세포치료제 시장이 성장하면 동반성장할 것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증권신고서에 목표 시장을 '전임상 연구개발 목적의 이미징 장비 시장'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신약 개발, 감염 병리학, 오가노이드 및 세포치료제 관련 연구 예산이 증가함에 따라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처럼 같은 시장을 타깃하더라도 세부적으로 보면 완전히 다른 모델의 제품을 개발한다. 아이빔테크놀로지의 생체현미경은 살아있는 세포를 꺼내지 않고 생체 내 환경(in vivo)에서 지켜볼 수 있도록 최적화된 제품이다. 토모큐브의 3D현미경은 생체 밖으로 꺼낸 세포를 주로 생체 외 환경(ex vivo)에서 관찰한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2018년 첫 모델 'IVM-CM'을 선보인 데 이어 5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생체 내에서 벌어지는 세포 단위 현상을 관찰해 개념증명(PoC)과 전임상 단계 작용기전(MoA) 검증에서 정밀 분석한다. 세포와 미세 환경의 상호 작용, 유전자 발현, 단백질 활성, 세포 이동 등 다양한 생리학적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생명체 내부 세포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모니터링 가능하다. 예를 들면 생체에 주입한 약물이 생채 내에서 소화관까지 흡수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살아있는 상태로 여러 번 관찰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석 정확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이에 반해 토모큐브의 주력 제품은 2022년 상용화된 2세대 3D 홀로그래피 현미경 'HT-X1'이다. 레이저 투과 방식으로 살아있는 세포와 오가노이드의 3D 이미지를 추출한다. 생체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아이빔테크놀로지의 제품과는 차이가 있다.
형광염색 등 세포에 변형이 생길 수 있는 전처리 과정 없이 고해상도의 이미징 기술을 구현했다. 오가노이드 연구 등이 성행하며 활용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홀로그래피 칩을 활용한 전자제어방식으로 개발했으며 실제 상황에 가까운 3D 모사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에서 첨단 현미경 분야 기업이 두 곳이나 상장을 추진하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러한 첨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항체치료제나 세포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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