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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반도체 유리기판 생태계]에프앤에스테크, 사명 닮은 에프앤에스전자 덕봤다에프앤에스전자 기판 양산 소식에 재차 주가 반등 '반사이익'

조영갑 기자공개 2024-06-21 08:55:13

[편집자주]

'꿈의 기판'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유리기판(글라스기판) 시장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인텔이 선행 투자를 한 가운데 SKC, 삼성전기 등 국내 메이커들도 참전하고 있다. 코스닥 섹터의 벤더사 움직임 역시 빨라지면서 가치를 재평가 받는 분위기다. 더벨은 싹트는 유리기판 생태계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프엔에스테크(FNS테크)와 에프앤에스전자(FnS전자). 모회사와 자회사 혹은 관계사 사이 같지만, 전혀 관련이 없는 별개의 법인이다. 증시에서는 간혹 이런 법인명의 혼동에서 초래되는 '변동성 이슈'가 왕왕 발생한다. 유사한 이름 때문에 어떤 기업은 덕을 보고, 어떤 회사는 피해를 본다.

코스닥 상장사 FNS테크는 디스플레이 장비사다. 2002년 설립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패널의 세정·박리·식각에 활용되는 장비를 제조,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공급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전방 투자가 우호적으로 흘러갈 경우 약 600억~7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안정된 사업을 영위했다.

하지만 중국 패널 메이커들의 도전과 맞물려 패널 출하가 줄어들고, 국내 전방 고객사들의 캐파 투자 역시 지연되면서 실적과 기업가치가 장기간 정체기를 겪었다. 지난해 8.6G 대원장 OLED 전방 투자에도 불구, 유례 없는 불황을 겪은 FNS테크는 2022년 대비 매출액이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 389억원의 매출과 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업가치(주가) 역시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렀다. 비교적 OLED의 호황이었던 2021년 1만6000원대에 이르던 주가는 지난해 1월까지 꾸준히 하락해 6400원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이후 소폭의 반등은 있었지만, 지난해 하반기까지 8000~1만원 대를 오가면서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렀다.

재차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 말 부터다. 신사업으로 띄운 반도체 부품 사업(UV램프, CMP 패드 등)이 반도체 시장의 이목을 끌면서 거래량이 눈에 띄게 몰렸다. UV 램프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의 유기물 등을 램프로 조사·분해하는 방식으로 제거하는 세정 부품이고, CMP 패드는 웨이퍼 평탄화 작업에 소모되는 부품이다. 고적층 낸드 시장이 커질수록 입고량 역시 늘어난다.

3월에는 유리기판 시장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FNS테크에 또 다른 기회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 일각에서 FNS테크가 개발, 시판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용 에칭(식각) 장비가 주요 유리기판 제조사 입고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FNS테크의 의지와 관련 없이 주가가 급등했다. FNS테크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상한가(3월 6일)를 기록하는 등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일부 유리기판 완성품 제조사가 FNS테크의 에칭, 슬리밍 관련 장비에 관심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스펙, 단가 차이로 인해 협업이 성사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4월 중순부터 다시 주가는 하향세로 돌아섰다.

왼쪽은 상장사 에프엔에스테크 CI, 오른쪽은 비상장사 에프앤에스전자 CI.

눈에 띄는 점은 이 시기 비상장사 FnS전자의 존재가 유리기판 시장에 회자되면서 상장사 FNS테크가 반사이익을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FnS전자는 반도체 세정장비의 일종인 웻 스테이션(Wet Station) 제조사 에스이에이(S.E.A)와 후세메닉스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JV(조인트벤처)다. 후세메닉스는 반도체 몰딩 프레스, PCB 제조용 진공프레스 제조사다.

FnS전자가 4~5월 SKC 앱솔릭스와 손 잡고, 반도체 유리기판 양산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FNS테크의 주가 역시 재차 우상향하기 시작했다. 앱솔릭스는 인텔과 더불어 주요 유리기판 양산 메이커다. 관계사인 에스이에이가 식각, 증착 설비를 담당하고, FnS전자가 TGV(글라스관통전극), 회로 증착을 수행해 반제품을 앱솔릭스에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그간 시장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한 기업이라 수율 등 기술적 수준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내용만 놓고 보면,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공교롭게 5월 이후 상장사 FNS테크가 별다른 유리기판 IR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FNS'라는 유사 법인명이 시장 일부에 혼동을 주면서 상장사인 FNS테크가 이 투심을 흡수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FNS테크는 SKC 앱솔릭스와 유의미한 협력 구조를 마련하지 못했지만, FnS전자가 SKC 앱솔릭스와 거래 관계를 만들면서 'FNS'와 '앱솔릭스' 키워드가 동시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FNS테크 역시 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있다.

유리기판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FNS테크는 유리기판 관련 메이커로 보기에는 레퍼런스, 고객사 네트워크에 한계점이 있는데 시장 일부에서 법인명을 혼동하면서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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