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을 움직이는 사람들]'해외통' 김종서 사장, 고수익 선박 수주의 '키맨'으로②일본 태양광 시장 개척, 한화토탈에선 신소재 집중…"도전 즐기는 성격"
이호준 기자공개 2024-06-21 09:36:26
[편집자주]
이제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인수합병(M&A)으로 한 식구가 된 지 1년 만에 육해공 통합 방산과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최근 조선업이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며 투자와 성장의 적기를 제대로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한화오션을 이끄는 인물들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오션은 사내이사 셋 중 둘이 화학 전공자다. 심지어 이끌었던 화학 계열사도 같다. 조선업과 관련된 경력이 없는데도 둘씩이나 이사로 둬야 할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을 것 같지만 이 중 한 사람은 유난히 글로벌 비즈니스와 신규 사업에 강점이 있다.김종서 상선사업부장 사장 얘기다. 10여년 넘게 한화큐셀 일본법인장 및 한화토탈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현지 시장 점유율 1위 등을 달성해 경영 능력은 충분히 검증됐다는 평가다. 이러한 그의 성공 경험은 곧 한화오션의 신규 수주 확대 가능성을 의미한다.
◇일본 1위 찍고 한화토탈 대표로…업황 둔화에도 수익성 지켜
한화그룹은 2012년 독일의 셀·모듈 업체인 큐셀을 인수하며 한화큐셀을 출범했다. 직전 해 ㈜한화 무역부문 소속으로 일본법인장으로 나가 있던 김 사장은 이때 세계 1위 태양광 수요국 일본을 개척하라는 특명을 받고 한화큐셀 초대 일본법인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태양광 같은 재생 에너지가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경영인으로서 두각을 드러낼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발전용 태양광에서 가정용 태양광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잘 포착하고 B2C 마케팅과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성과는 분명했다. 2017년 한화큐셀은 780메가와트(㎿) 규모 태양광 모듈 판매 실적을 올리며 일본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현지 기업들도 제친 쾌거였다. 또 일본에서 태양광 발전 사업권 매각을 시도하며 '건설 후 매각'이란 신규 수익 모델도 제시했다.
자연히 직책이 올라가고 바빠졌다. 김 사장은 약 10년간의 법인장 생활을 마치고 2020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 한화토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15년 삼성-한화 간 빅딜로 그룹에 편입된 한화토탈은 이때 글로벌 수요 감소 등으로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었다.
김 사장은 1년 만에 고비를 넘었다. 다행히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가 개선됐고 충남 대산공장 내 신규 폴리프로필렌(PP) 등의 생산설비가 때마침 들어서 이익 경쟁력이 커졌다. 한화토탈의 2021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93% 증가한 9928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시장 상황이 다시 둔화하며 이익 규모가 줄었지만 그는 회사를 떠날 때까지 여천NCC 등 다른 동종 계열사들에 비해 적자를 내지 않았을 정도로 탄탄한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는 2022년 3월 사장으로 승진했고 2023년 5월엔 한화오션 상선사업부장으로 발령됐다.
◇기술 경쟁력 차별화 예고…"도전 즐기는 성격"
상선사업부장은 원래 없던 직책이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시절 요직으로 분류되던 선박사업본부장직을 계승한 것으로 보이며 각종 수주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의 장기가 크게 빛을 발할 자리로 관측된다. 조선사가 만드는 선박은 고가의 제품인 만큼 신뢰가 중요하다. 단골 고객 관리 능력도 중요하지만 신규 수주로 '커다란 한 방'을 따내는 것이 핵심인 만큼 김 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한화오션은 과거 일감 부족과 경영난 탓에 장기간 수주 부진도 겪은 바 있다. 한화토탈 등에서 고부가가치 소재로 시장 차별화에 성공한 경험을 고려하면 김 사장은 한화오션에서도 해외 수주 확대와 더불어 기술 경쟁력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단 지난 1년간 수주 잔고를 수익성 위주로 갖추며 경영 상황을 어느 정도 돌아본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업황을 위협할 만한 요인은 없는 가운데 향후에도 높은 가격의 일감과 신규 선주사 확보를 시도하며 올해 연간 흑자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신선박 종류와 관련해선 '저탄소·무탄소 선박'이 당장의 목표가 될 공산이 크다. 세계적으로 메탄올·암모니아·수소가 유력한 대체 연료로 여겨지나 아직 확실하게 대중화된 연료는 없다. 한화오션은 2025년경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김 사장에 대해선 결단력이 강하고 카리스마 있단 평가가 나온다. 도전을 즐기는 성격도 있어 혁신이 필요한 한화오션과 잘 어울린단 평이다. 1967년생인 그는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케미칼 PE사업기획팀장 등을 지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사장은 오래전부터 그룹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젊은 리더로 성장해 온 인물"이라며 "워낙 신임이 두터워 한화오션에도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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