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는 지금]LGD·중국 추격, 중소형 OLED 지위 '흔들'③애플 공급망 분산 본격화, IT·QD-OLED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6-27 09:43:22
[편집자주]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전방산업 침체에도 경쟁사와 달리 선방했다. 전례 없는 부진을 겪은 삼성전자에 자금 지원까지 했다. 선제적으로 '탈LCD' 전략을 펼친 덕분이다. 다만 LCD에 이어 OLED, 폴더블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진 데다 주력인 중소형 OLED에서 LG디스플레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미래 먹거리인 QD 및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영역도 뚜렷한 성과는 아직이다. 기로에 선 삼성디스플레이를 둘러싼 상황과 해결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4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 두 대형 고객의 핵심 협력사로 장기간 자리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선제적으로 OLED 사업을 영위하며 경쟁력을 지켜온 결과다.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기술력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의 국내외 경쟁사들이 점차 삼성디스플레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LGD 영향력 확대, 중국 투자 공세 재개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2023년 중소형 OLED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55%다. 2위 LG디스플레이(16.6%), 3위 중국 BOE(15.8%) 등과 격차가 크다. 중소형 OLED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노트북, 태블릿 등에 쓰이는 OLED 패널을 일컫는다.
다만 간극은 좁아지고 있다. 특히 애플 아이폰 물량에서 드러난다. 올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 시리즈 패널 생산량은 약 1억2000만대로 추정된다. 이중 LG디스플레이가 4000만대 내외로 3분의 1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전작과 달리 신작에서는 제때 패널 양산 승인을 받아 공급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아이폰15' 시리즈에서는 초도 물량 일부를 삼성디스플레이에 내준 바 있다. 결과적으로 양사의 대수 차이가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BOE는 이번에도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기술 등에서 한계를 보이면서 뒤늦게 아이폰 패널 납품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LTPO는 기존 저온다결정실리콘(LTPS)과 산화물(Oxide) 장점을 결합한 박막트랜지스터(TFT)다. TFT는 디스플레이 기본 단위 레드·그린·블루(RGB) 픽셀을 제어해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전기적 스위치 역할을 한다.
아이폰과 별개로 BOE와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 중국 업체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캐파)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내수 시장의 OLED 활용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특히 상징적인 부분은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에 중국산 OLED가 일부 탑재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플래그십 제품 대비 단가 차이가 크지만 삼성전자 공급망에 진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시노리서치는 올 1분기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을 53.4%로 추산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6%포인트 오른 것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53.3%에서 41.0%로 축소했다.
기관마다 숫자 편차는 있겠으나 1분기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시리즈가 출시한 점을 고려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영향력이 다소 줄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기술 측면에서도 중국이 수년 만에 상당 수준 따라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격차가 3년 이상이었다면 현재는 그 절반으로 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견제 차원에서 BOE 등과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발 앞선 8.6세대 라인 구축, '탈출구' 될까
중소형 OLED에서 스마트폰 비중이 압도적이었다면 OLED 아이패드를 기점으로 응용처 확산이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다소 커지는 패널 사이즈 대응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정보기술(IT)용 OLED 투자를 가장 먼저 단행 중이다. 2026년까지 충남 아산사업장에 4조1000억원을 들여 전용라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유리 원장을 6세대에서 8.6세대로 키우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하면 가령 13인치 OLED를 제작한다고 했을 때 6세대와 8.6세대 원장에서는 각각 42장, 92장이 나온다. 면취율(원장을 잘랐을 때 쓸 수 있는 면적 비율)이 올라 생산성, 가격경쟁력 향상 효과도 있다.
문제는 따로 있다. 올 상반기 출시된 OLED 아이패드는 기존 6세대 라인에서 양산되는데 LG디스플레이가 주도권을 잡은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11인치와 13인치,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인치만 담당한다. 각각 아이폰 상위 모델, 전 기종을 다루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같은 결과는 LG디스플레이의 '투 스택 탠덤' 기술에서 비롯된다. 탠덤 구조는 발광층을 2개로 두는 방식으로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차량용 OLED에서 활용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첫 시도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24일 노트북용 탠덤 OLED 개발 및 양산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장악하던 OLED 노트북 시장에 LG디스플레이가 업계 최초로 탠덤을 앞세워 합세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BOE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2배 이상 큰 규모의 IT OLED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CSOT 등도 검토 중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중대형 제품인 퀀텀닷(QD)-OLED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를 TV뿐만 아니라 모니터용으로도 생산 중인데 지난달 누계 기준 출하량이 100만대를 기록했다. 6세대 OLED에 QD-OLED 및 8.6세대 OLED를 더해 경쟁사를 뿌리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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