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화재사고 반사이익? 나노팀 "전혀 관련 없다"[특징주]개장 직후 급등, 아리셀 연관성 부인…열폭주 차단패드 기대감
조영갑 기자공개 2024-06-25 15:10:5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나노팀이 25일 개장과 동시에 거래량이 몰리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오전 10시 기준 나노팀은 전일대비 22.28% 오른 1만607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이 폭증, 약 280만주가 거래됐다. 통상 10만주 가량 거래되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거래량이다.
나노팀의 거래 폭증은 개인이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4일 발생한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사고와 관련 나노팀의 방열소재가 각광 받은 결과로 분석하지만, 연관관계가 뚜렷하지는 않다. 25일 갑자기 수급이 몰린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간 나노팀의 거래는 외국인이 주도한 걸로 보인다. 하지만 거래량 자체가 14만주 수준에 그쳐 유의미한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 동안 매도세를 보이면서 나노팀의 주가를 움직였다. 18일 5164주, 20일 1만3946주, 24일 1만2844주 등을 순매매했다. 기관은 18일 2088주의 순매수를 보인 직후 적극적으로 거래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Public Announcement
나노팀은 전기차(EV)용 방열소재를 제조하는 회사다. 2016년 설립됐다. 공기층을 메워 열을 차단하는 열계면 재료(Thermal interface material·TIM)를 생산한다. 주력 제품은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갭필러와 갭패드다. 설립 직후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의 방열 소재 공급업체로 선정되어 빠르게 성장했다. 현대모비스의 1차 밴더다.
매출 볼륨이 크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EV 캐즘(수요정체)에도 불구, 영업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전언이다. 2021년 27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매년 매출액의 앞자리가 바뀌고 있다. 2022년 매출 385억원, 영업이익 30억원, 지난해 매출액
472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1.54% 수준으로 제조 섹터에서 준수한 수치다.
최근 특기할 만한 공시는 없다. 1분기 사업보고서가 최근 공시다. 비수기인 1분기 매출액 102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해 캐즘이 심화되는 국면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Peer Group
전자장비와기기 섹터에서 유사한 덩치의 기업을 고르면 에스오에스랩(2908억원), 인터플렉스(3499억원), 하나기술(3448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다루는 주력제품은 모두 다르다. 다만 EV 시장에서 부품과 소재를 제조, 공급하고 있다는 공통점은 있다.
거론된 기업은 모두 25일 출발이 좋다. 갓 상장한 에스오에스랩은 공모가 대비 44.26% 상승하며 '따상'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인터플렉스 역시 전일대비 5.63% 오른 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하나기술 역시 전일대비 2.67% 오른 4만2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Shareholder Status
나노팀의 주주구성은 단순하다. 창업주인 최윤성 대표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쥐고 있다. 최 대표는 1021만3256주를 보유, 51.78%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지분율이 53.32%에서 소폭 감소했는데, 임직원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보통주가 소폭 풀린 영향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서울대 지질학과 학사 석사를 거쳐 미국 UCLA 재료공학 박사를 수료한 지질, 재료 전문가다.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삼성에어로스페이스에서 근무했다. 이후 Liquidmetal Technologies, Jabil Circuit, 고우글로벌 해외영업, 헨켈코리아 부사장 등을 거쳐 2016년 나노팀을 창업했다.
◇IR Comment
이날 급등의 원인과 장기적 사업 계획 등을 듣기 위해 나노팀 대전본사에 전화를 걸었다. CFO를 담당하고 있는 이태우 이사가 응대했다. 이 이사의 첫 마디가 재밌었다. 이 이사는 "어제까지 주가가 계속 빠져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오늘 장 초반부터 갑자기 치솟길래 원인이 뭘까하고 주주게시판을 둘러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급작스러운 상승세에 내부적으로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이 이사는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후, 안진회계법인을 거친 회계사다.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부, 마이뮤직테이스트 경영지원부문장, 대주회계법인을 두루 거친 시장 전문가다. 2021년부터 나노팀 경영지원본부장을 이끌고 있다.
시장 일각과 일부 매체에서는 24일 있었던 경기 화성 아리셀 대형 화재사고를 배경으로 꼽았다. 1차 배터리 소재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대형 화재로 확대된 사고인데, 나노팀의 배터리 방열소재가 시장의 각광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 이사는 "이 이슈는 우리의 제품, 기술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이사는 현재 캐즘에도 불구하고, 현대모비스 등에서 발주하는 영업환경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현재 캐즘 국면이 해소돼야 단기 매출의 흐름이 명확히 잡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나노팀에서 개발하고 있는 '열폭주 차단패드'가 캐즘 이후 수요가 폭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열폭주 차단패드는 EV 배터리 셀의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는 부품이다. 보통 다수의 셀로 구성되는 배터리는 한 셀에서 스파크가 튈 경우 순식간에 전체로 옮겨 붙어 폭발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는데 이 패드가 이런 위험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이사는 "현재 고객사로부터 다양한 요청을 받고 있고, 내년부터 수요가 커져 실제 매출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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