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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리뷰]'최상위 첫 진입' 더블유씨피, 2차전지 분리막 강자 입지①2022년 상장 이후 2년만에 조기 편입, 지정요건 합격점

서하나 기자공개 2024-07-10 08:50:18

[편집자주]

한국거래소가 야심차게 선보인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출범한지 2년째를 바라보고 있다. 소속부간 구별이 무의미해진지 오래된 상황에서 '글로벌 세그먼트'라는 최상위 그룹 만큼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코스피 이전상장이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도 '블루칩'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더벨이 '글로벌 세그먼트' 신규 편입된 상장사를 중심으로 경쟁력과 가능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1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씨피(WCP)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2022년 상장한지 2년만이다. 2차전지 분리막 제조사로서 강자 입지를 시장에서 일찌감치 인정받은 셈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블유씨피는 2024년도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신규 편입 기업 11곳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매년 3월 말 거래소가 사전 지정한 매출과 시가총액, 지배구조 등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거래소는 최근 3년간 실적이나 시총 중 하나의 조건만 충족해도 지정요건을 넘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반 기업의 경우 시총 5000억원(또는 상위 7% 이내), 바이오 기업의 경우 시총 1조원(또는 상위 2.5% 이내) 이상 기업을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로 지정한다.

2022년 9월 코스닥에 입성한 더블유씨피의 시총은 저점을 기준으로도 1조원을 훌쩍 넘긴 상태다. 최근 1년간 주가 흐름을 보면 지난해 8월 1일 8만77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였고 최근엔 2만93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총 발행 주식 수(3369만6518주)를 대입해보면 한 때 시총이 거의 3조원을 바라봤단 뜻이다.

실적 조건도 충족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평균 매출액은 2493억원으로, 거래소의 기준(3년 평균 매출액 3000억원 이상)을 밑돌았지만 올해 잠정실적을 포함한 3년간 매출액으로 따지면 3000억원을 웃돈다. 평균 영업이익(2021년~2023년)은 무려 483억원을 기록해 기준(3년 평균 영업이익 300억원)을 넘어섰다.


더블유씨피의 경쟁력은 고품질 분리막 생산에서 나온다. 배터리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4대 소재로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아 화재 위험을 차단하는 게 핵심이다. 안전에 직결되는 소재인 만큼 기준이 엄격해 고품질 분리막 생산성을 유지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더블유씨피가 높은 이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은 크게 ‘광폭 필름’과 ‘듀얼 코팅’ 기술에서 나온다. 보통 분리막은 큰 필름을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재단해 생산하는 데 필름이 클수록 한 번에 찍어내는 분리막이 많아서 생산 효율이 높다. 더블유씨피는 세계 최초로 필름 폭을 5.5m로 넓혀 경쟁사의 4m 폭 생산설비와 차별점을 마련했다. 동시에 단면 필름 두 장을 코팅할 수 있는 듀얼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경쟁사가 1장의 필름을 코팅할 시간에 2배로 생산성을 낼 수 있다

더블유씨피 앞에 놓인 호재는 '헝가리'가 꼽힌다. 더블유씨피는 현재 헝가리 지역 공장 가동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벌이고 있다. 종속기업이자 현지법인인 더블유스코프 헝가리 플랜트(W-SCOPE HUNGARY PLANT Kft.)를 대상으로 10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연간 생산능력(CAPA)을 12억4000제곱미터(㎡)까지 키워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단 포부다.

물론 변수도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부 내용 발표에 따르면 분리막 원단은 배터리 부품 영역에서 제외됐다. IRA에서 지정한 부품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북미에서 생산 또는 조립한 배터리 부품 비율이 올해 기준 60%를 넘어야 한다. 분리막 원단이 해당 부품으로 포함되지 않으면 더블유씨피는 저가 공세를 벌이는 중국 기업과 경쟁구도가 심화될 수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디스플레이/배터리 연구원은 "이번 IRA 세부 내용 발표는 악재가 맞다"며 "다만 중국에서 미국으로 분리막 원단을 수출할 때 관세(25% 이상)와 더블유씨피의 신공법 라인 원가 절감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미국 내 점유율 경쟁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파악했다.

더블유씨피는 최근 공시를 통해 기존 6월 30일이었던 헝가리 투자 관련 유상증자 납입일을 9월 30일로 연기했다.

다만 더블유씨피 관계자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IRA 내용대로라면 설비투자 비용이 적고 리드타임이 짧은 코팅라인만 북미에 진출해도 되는 상황"이라며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만큼 예정된 북미진출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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