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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L&B, 제주소주 3년 만에 분할 이유는 적자 사업부 떼어내 수익성 개선 도모, '지분매각·투자유치' 가능성도

서지민 기자공개 2024-07-03 07:19:29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의 주류 전문 자회사 신세계L&B(엘앤비)가 제주소주를 흡수합병한 지 3년만에 다시 분할하기로 했다. 송현석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후 본업인 와인 유통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적자를 내는 제조 부문을 떼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신세계엘앤비에 따르면 제주도에 위치한 주류 생산시설과 관련한 모든 사업을 분할해 신설법인 '제주소주'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분할기일은 8월 6일이다. 단순 물적분할로 신세계엘앤비가 제주소주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형태가 된다.

신세계엘앤비는 분할 목적에 대해 "새로운 성장동력 또는 잔존하는 사업과 시너지가 높은 신사업을 발굴하고 투자하여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제주소주의 외부 투자유치, 지분 매각, 전략적 사업 제휴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 및 재무 구조 개선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엘앤비는 최근 실적이 악화되며 위기를 겪고 있다. 2022년 2064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2023년 1806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6억원에서 7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9% 감소한 408억원이고 분기순손익은 -1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특히 제조 사업부문이 영업손실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도매사업부는 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제조사업부가 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수익성을 깎아먹었다.

주류 도소매 사업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제조사업 영업손실이 커지자 사업부를 떼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도매사업부와 제조사업부의 매출액은 각각 1795억원, 11억원으로 차이가 상당하다.


신세계엘앤비의 사업 전략 변화도 분할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소주는 계열사인 신세계엘앤비에 2021년 8월 합병됐다. 당시 제주소주는 야심차게 출시했던 ‘푸른밤’ 소주의 실패로 적자가 누적되며 사업을 철수한 상태였다.

제주소주의 유형자산과 부채를 떠안은 신세계엘앤비는 생산 시설을 활용해 소주 ODM 사업에 나섰다. 동남아 유통업체와 손을 잡고 과일소주를 생산해 납품하기 시작했다. 위스키 신사업 TF팀을 설치하면서 제주공장을 통한 위스키 생산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신임 대표로 송현석 대표를 맞이하면서 신세계엘앤비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은 ‘다각화‘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급격히 선회했다. 송 대표는 수익성 개선과 본업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두고 기존 사업인 ’와인앤모어‘ 브랜드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위스키 TF를 해체하고 대표 직속 조직으로 디지털 사업팀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의 상품매입담당을 대신하는 브랜드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 인력인 정동혁 상무를 영입했다.

적자를 내던 제조 사업부를 떼어내고 주류 유통사로서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와인앤모어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신사업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 소매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와인앤모어를 확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수입 주류 유통 전문회사로서 본연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제조업 기반 제주소주에 대한 물적분할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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