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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지금]삼성전자 대여·배당 27조, 곳간 사정 '이상무'④IT OLED 투자 효과 주목,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

김도현 기자공개 2024-07-05 10:50:48

[편집자주]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전방산업 침체에도 경쟁사와 달리 선방했다. 전례 없는 부진을 겪은 삼성전자에 자금 지원까지 했다. 선제적으로 '탈LCD' 전략을 펼친 덕분이다. 다만 LCD에 이어 OLED, 폴더블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진 데다 주력인 중소형 OLED에서 LG디스플레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미래 먹거리인 QD 및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영역도 뚜렷한 성과는 아직이다. 기로에 선 삼성디스플레이를 둘러싼 상황과 해결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방산업 부진 속에서도 선방하며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과감하게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조기 철수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올인'한 덕분이다.

특히 주력인 중소형 OLED 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서 주요 고객 공급망 내 입지가 여전히 탄탄하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에 대규모 대출을 해주고도 조단위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여건을 유지했다.

최근 들어 국내외 경쟁사의 추격이 만만치 않지만 OLED 응용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다만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이은 새 캐시카우를 발굴하는 게 필수적인 상황이다.

◇'형님 돕는 아우' 삼성D, 조단위 투자도 동시 집행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0조원, 11조9000억원을 대여해줬다. 총 2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다. 삼성전자 재무제표에 장기 차입금으로 잡혔다. 1년 이상 활용할 자금이란 의미다. 만기일은 2025년 8월이다.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 자체가 부족한 건 아니다. 다만 해외법인 등으로 현금이 분산돼 있어 당장 활용이 쉽지 않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손을 벌린 이유다.

올 4월 삼성디스플레이는 6조6504억원 규모 배당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2년 현 체제 출범 이후 첫 배당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지분구조는 삼성전자 84.78%, 삼성SDI 15.22%로 구성돼 있다. 양사는 각각 5조6395억원, 1조109억원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결과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27조원 넘는 돈을 넘겨준 셈이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불만도 일부 나왔다는 후문이다. '좋을 때 같이 누리지 못하고 우리는 희생만 한다' 등의 불평이다.

다만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부분은 아니다. 해당 자금 대여의 금리는 4.6%로 적잖은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이자수익이 기대된다. 작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이자수익은 1조5000억원을 상회했다. 2022년(7406억원)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고금리 기조와 대여금 운용이 합쳐진 결과다.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이 5조원대임을 고려하면 쏠쏠하다.

이처럼 모기업 지원을 아낌없이 나선 상황 속에 대규모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정보기술(IT) OLED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2026년까지 4조1000억원 투입하기로 했다. 매년 1조원 이상을 IT OLED에 쏟는 셈이다. 지난해 자본적지출(CAPEX)은 2조4000억원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투자비 집행이다.

*단위 : 백억원, *출처 : 삼성디스플레이, *작성 : 더벨

◇출시 다가온 갤럭시Z6·아이폰16 시리즈 기대감

내년 배당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삼성전자가 단박에 현금흐름이 좋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배당 가능성이 큰 편이다. 동시에 신규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올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여파에 중국 등 아이폰 판매 부진이 더해지면서 예년 대비 힘을 내지 못했다. 전 분기(2023년 4분기)에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2조원 돌파한 것과 대조된다.

2분기도 최근 3년간 동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이 기간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을 7000억원 내외로 추정한다. OLED 탑재 아이패드 출격 등이 호재지만 수익에 많은 도움은 주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3분기부터는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주 공개되는 삼성전자의 6세대 접는 스마트폰(폴더블폰) '갤럭시Z6' 시리즈와 9~10월경 출시하는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두 제품 성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하반기 성적도 갈리게 된다. 증권가는 3분기 1조8000억원, 4분기 1조9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면 2022~2023년만큼은 아니지만 선방이다.

변수는 LG디스플레이와 BOE, CSOT 등 중국 업체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이폰 및 아이패드 공급망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중국은 중소형 및 폴더블 OLED 시장에 발을 들인 뒤 빠르게 확장 중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다.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신규 고객 및 아이템 확보, 기술 격차 유지 등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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