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 가리기 시작된 AI]'AI 번역' 플리토, 솔루션 사업 저변 확대 '구슬땀'①정확도 높인 통·번역 서비스 B2B·B2G 공략…MS·구글 등 빅테크 극복 대상
이종현 기자공개 2024-07-03 08:50:18
[편집자주]
"인공지능(AI)의 역사는 '챗GPT'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생성형 AI가 처음 등장했던 시절 나왔던 말이다. '챗GPT' 이후 시대는 AI 일상화를 곧 앞둔 것처럼 여전히 분주하다. 산업군의 변화가 무쌍하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이 보조를 맞추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는 어떨까. 전통의 반도체가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반면, 소프트웨어 산업군은 저평가 속에 머무르고 있다. 실질적인 수요찾기에 시간이 걸린 탓에 매출 발생이 지연되는 모양새다. 더벨이 AI 소프트웨어 기업의 실체와 과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1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 플리토가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와 협력해 주요 관광안내소에 실시간 대화형 다국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국어 번역이 필요한 행사를 위한 통번역 솔루션의 수요처도 확대되고 있다. 다만 경쟁이 치열한 번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체급이 작은 플리토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감도 공존하는 상태다.28일 업계에 따르면 플리토는 AI 번역·통역 솔루션 수요처 확대에 나서고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양방향으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챗 트랜스레이션(Chat Translation)'과 다국어 동시 통역이 가능한 '라이브 트랜스레이션(Live Translation)'이 핵심이다.
플리토는 최근 본격적으로 솔루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는 문장을 입력하면 이를 번역해 주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데 집중했다. 네이버의 '파파고'나 구글의 '구글 번역'과 유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AI가 번역한 문장을 전문가가 교정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람의 개입이 있는 만큼 번역 품질은 높을 수밖에 없다.
플리토의 솔루션은 기존 플랫폼 사업에서 얻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업계에 따르면 번역 기술 자체는 상향 평준화돼 있다. 특히 2022년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이미지 정보까지 통합해 처리하는 '멀티모달' 기술이 발전하면서 번역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경쟁력을 보이려면 양질의 데이터가 필수적인데, 플리토가 자신감을 드러내는 배경이다.
출발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서울시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실시간 대화 번역 서비스를 개시했다. 챗 트랜스레이션이 적용된 사례로 외국인이 관광 안내소에 비치된 기기에 모국어로 질문하면 플리토의 AI가 이를 한국어로 번역해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담당자가 한국어로 답변하면 이를 다시 외국어로 번역해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광화문 관광안내소, 서울관광플라자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연초 출시한 라이브 트랜스레이션 알리기에도 힘 쏟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영업에도 집중하고 있는데, 지난 5월 모로코에서 진행된 정보기술(IT) 전시회 '2024 자이텍스 아프리카'에 참가해 라이브 트랜스레이션을 이용해 발표를 진행하고,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제기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5월 LG전자가 글로벌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교육에 플리토의 솔루션을 활용한 것도 한 예다. 수리 명장들이 진행하는 한국어 강의를 AI가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으로 실시간 번역해 제공했다.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앞길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고민은 경쟁력이다. AI를 통해 번역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이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번역을 제공하기도 한다. 규모의 경제에 맞서 얼마나 시장성을 발휘하느냐가 핵심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경쟁 상대가 안 좋다. 챗GPT의 등장 이후 번역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기업이 거의 없어졌다"면서 "만만치 않은 경쟁자를 제치고 유료 고객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지난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AI 번역 서비스 기업 중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독일의 딥엘(DeepL)도 한국에 진출했다. 골리앗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형국이다.
플리토는 번역 정확성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딥엘을 비롯해 생성형 AI를 통한 번역 다수는 원문을 정확하게 번역하기보다는 의역(패러프레이징)해 전달력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일견 번역 완성도가 높아 보이지만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번역은 아니다. 이와 달리 플리토는 번역된 결과물을 전문 번역가 등이 보완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정확도는 더 높다는 설명이다.
플리토 관계자는 "번역에 대한 시장 니즈가 굉장히 커졌는데, 이에 따라 올해 솔루션 부문을 대폭 확장했다"면서 "백화점과 은행지점, 정부기관 등에 솔루션을 공급했으며 더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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