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시총 200조]포스코 주가, 네 번째 전성기 맞을 수 있을까②이차전지 '업스트림' 매출 본격 창출…철강은 업황 회복해도 글쎄
조은아 기자공개 2024-07-10 09:58:27
[편집자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030년까지 계열사 시가총액 합계를 200조원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자신감의 표현일까. 주식과 관련한 많은 격언이 알려주듯 주가는 예측 불가능의 영역이다. 그러나 장인화 회장 역시 그냥 던진 얘기는 아닐 터. 더벨이 장 회장이 목표를 제시한 근거와 달성 가능성 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항제철 시절이던 1988년 상장했다.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따라 국민 공모를 거쳐 국민주 1호로 증시에 입성했다.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 수만 79만5935명, 비중은 99.99%에 이른다.주가는 언제 오르고 언제 떨어졌을까. 업종만큼이나 무겁게 수평선을 그리던 주가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건 지금까지 모두 세 번이다. 2007년 10월, 2009년 12월 그리고 2023년 7월이다. 이유가 제각각인 것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기회'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가장 높았던 때는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10월 2일 76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당시 주가는 말그대로 파죽지세였다.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했다.
이유로 우선 외부 요인을 빼놓을 수 없다. 2006년부터 세계 1위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이 아시아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이른바 '동진정책'을 펼치면서 포스코가 적대적 M&A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영권 방어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여기에 철강제품 가격 인상, 전방산업의 호황, 신흥시장의 철강 수요 증가 등 업황도 좋았다. 당시 증권가는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무려 92만원이었다.
두 번째 전성기는 2년여 뒤 찾아왔다. 2007년 이후 24만원대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2009년 말 60만원대를 회복한다. 이 시기는 특히 별다른 변수 없이 온전히 실적과 업황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바닥을 다진 업황, 인도 제철소 등 활발한 해외 진출, 호실적에 대한 기대가 한데 모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마지막은 지난해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이차전지 광풍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렸다. 증권사의 목표주가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였다. 주가가 먼저 오르면 증권사가 이를 허겁지겁 따라갔다.
세 차례의 전성기가 보여주는 건 명확하다. 준비가 됐던 기업에게만 기회가 기회라는 것. 2007년과 2009년엔 철강업에서의 충분한 경쟁력이, 지난해엔 10년 전부터 차근차근 쌓아왔던 이차전지 사업 경쟁력이 각각 주가를 뒷받침됐다.
◇그간 투자만 해왔던 이차전지 업스트림, 사업화 단계
향후 주가 상승의 키 역시 비슷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의 주가 상승이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과실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사업에서 크게 원료, 그리고 소재를 담당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에서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고, 포스코홀딩스와 비상장 자회사들이 여기에 들어가는 리튬이나 니켈 등을 공급한다. 호수나 광산에서 캐낸 뒤 가공하거나, 폐배터리에서 해당 광물을 추출하는 역할이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포스코홀딩스의 투자는 대부분이 이차전지 원료 확보에 집중돼 있다. 올해부터는 그동안 투자 단계에 머물렀던 사업들이 본격 사업화 단계에 접어들며 실적에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로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1공장을 준공했고 현재 2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호주 리튬 광산에서 채굴한 리튬 광석을 수산화리튬으로 만든다. 포스코HY클린메탈이 하고 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역시 본격 상업화 궤도에 접어들었다.
◇철강 업황 회복은 언제?…다신 안 올 '화양연화'
철강 사업 역시 포스코홀딩스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철강주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게 철강인 탓에 여전히 자유롭진 못하다. 사업회사 포스코에서만 그룹 영업이익의 65%가 나온다.
철상 사업은 몇 년째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철강부문 영업이익은 2021년 8조4400억원에서 지난해 2조5570억원으로 2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업황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철강업 자체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만큼 업황이 예전만큼 살아날지, 살아난다고 해도 주가에 과거처럼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저가 철강제품의 초과 공급이 전세계를 뒤흔들고, 글로벌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포스코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이다.
실제 포스코도 별다른 해법은 없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철강 본원 경쟁력 회복을 내세우고 있는데 지금으로선 원가 절감을 해법으로 삼은 모양새다. 취임 이후 100일 동안 2300억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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