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한양증권, 우리금융이 인수 후보군 오른 배경은 부동산금융·자기매매, 주 수입 하우스…메이저 도약 큰그림, DCM·ECM 급선무
양정우 기자공개 2024-07-17 16:28:0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출회한 한양증권에 부정적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포스증권을 사들이기 직전 한양증권을 인수 타깃으로 삼았던 것과 상반된 반응이다.무엇보다 내달 우리투자증권으로 출범할 합병법인(우리종합금융-한국포스증권) 입장에서 한양증권을 인수할 니즈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금융 위주의 IB와 채권 운용 등 자기매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은 메이저 하우스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서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양증권 매각에 우리금융 후보군 거론…우리종금, 이미 부동산금융 베테랑
최근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은 한양증권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공시했다. 3월말 기준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지분 16.29%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40% 수준이다.
중소형 증권사가 매물로 등장하자 증권가에서는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그간 증권사 M&A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우리금융그룹은 단연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 뒤에도 경영진이 추가 M&A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코멘트를 공식적으로 남겨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양증권 인수엔 부정적 반응이 주를 이룬다. 증권사 매물이 흔하지 않다보니 매각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일단 우리금융그룹측은 선을 긋고 있다. 우리종금 내부에서도 한양증권이 추가로 합류해도 시너지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이저 하우스였던 우투증권으로 거듭난다는 큰 그림에 부합하는 매물은 아닌 셈이다.
한양증권은 오랜 기간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실속을 갖춘 증권사다. 자기자본 규모가 미흡하기에 경쟁 지위가 열위할 수밖에 없으나 근래 들어 평균 자산총이익률(ROA, 2.3%)은 증권업계 평균치보다 높다.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를 토대로 열악한 영업 환경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 구조가 IB와 자기매매 두 축에 의존하고 있다. IB 사업은 부채자본시장(DCM)이나 주식자본시장(ECM)의 딜이 아니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금융주선 등에 치중돼 있다. 자기매매의 경우 채권과 파생상품 운용이 핵심 수익원이다. 과거 영업이익이 1000억원 대였던 전성기 시절로 복귀하려면 결국 부동산 업황의 반등이 수반돼야 한다.
우리종금은 전업 종합금융회사이지만 이미 대출주선과 금융자문 수수료 등 부동산금융을 폭넓게 취급해왔다. 취급 유형으로는 주거용 부동산 비중이 높은 편이고 중순위와 후순위 취급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물론 한양증권과 비교해 세부 사업 모델과 하우스의 장단점은 다를 수 있지만 PF 파트의 확충이 우투증권 부활의 급선무로 여겨지고 있는 건 아니다.
빠른 속도로 대형사의 반열에 오르려면 전통 IB와 자산관리(WM) 파트의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간 지분증권 투자중개업 라이선스가 없었기에 ECM, DCM 등에 접근하지 못했지만 한국포스증권과의 합병을 토대로 전통 IB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현재 라이선스 니즈가 해소된 입장에서 한양증권은 매력이 떨어지는 매물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양증권 매각가 1000억 대 훌쩍…부동산 우발채무, 보수적 관리 눈길
한양학원측 지분율 40%에 대한 매각가는 1000억~15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장사인 한양증권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주가 수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시장이 에측하는 가격을 웃돌 여지도 있다.
부동산금융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이기에 여느 중소형사처럼 PF 부실 리스크가 잠재돼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 하우스와 비교해 부동산 우발채무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352억원으로 집계돼 자기자본의 7.1% 수준이다.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다시 한양증권의 사업 모델에 유리한 영업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 부동산 업황의 회복과 채권 운용의 묘를 발휘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부동산 PF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 앞서 대출채권 관련 셀다운 추이와 손상 인식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싸움의 고수' 김앤장
- [thebell desk]한미의 오너, 한미의 대주주
- 한국투자증권, 영업익 1위 '순항'...투자·차입 규모 조절
- [IB수수료 점검]SK증권, '자본잠식' 큐로홀딩스 유증 딜 수수료 '최대'
- [Company & IB]SK브로드밴드·한국증권, 장기물 흥행 '의기투합'
- [IPO 모니터]'자진 철회' 에이스엔지니어링, 상장 행선지 바꾸나
- [동인기연은 지금]'공들인' 자체 브랜드, 상장 이후 성장세 '멈췄다'
- 자회사 수혈 '숨가쁜' JB지주, 막바지 조달 나선 배경은
- 더랜드, 더팰리스73 'EOD' 3개월째…사업 운명 기로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양정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PO 모니터]'자진 철회' 에이스엔지니어링, 상장 행선지 바꾸나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
- [IB 풍향계]발해인프라 IPO 속행...KB증권 해외 세일즈 파워 '입증'
- [IPO 모니터]'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 '미래에셋'으로 주관사 교체
- [토스 IPO]'미국행' 본격 시동, 외국계 주관사 선정 착수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증권, 지분매각 잭팟…증권사 잔치 속 진짜 승자
- 미래에셋 전문경영인 1.0 시대, 조직개편 키워드 '성과 중심'
- [IB 풍향계]미래에셋 달라진 접근법…뎁은 'no' 에쿼티는 'ok'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또다시 3분기 최대 실적
- 모델솔루션, 빅테크향 매출 성장…수익성도 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