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더벨 유통 포럼]"전사적 수평조직, 제품·유통 글로벌 현지화 성과"한세혁 삼양식품 상무 “각국 규정 데이터화, 지속 업데이트 과정 필요”
변세영 기자공개 2024-07-26 07:32:48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라면 신드롬 중심에 있는 삼양식품이 글로벌 성공 키워드로 ‘현지화’를 꼽았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품질과 디자인 등 전방위 섹터에서 각국의 세부 규정을 데이터화하고 체득할 필요성이 강조됐다. 특히 유통 현지화 측면에서는 수출 시장을 면밀하게 공부해 최선의 파트너를 찾고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한세혁 삼양식품 구매·SCM 본부장(상무, 사진)은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유통가 글로벌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4 더벨 유통포럼에서 '삼양식품 글로벌 성장 히스토리'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 본부장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해외 수출액은 2016년 930억원을 시작으로 8년 동안 10배가 넘는 성장을 이뤘다. 연평균 성장률은 35%에 달한다. 올해(2024년)는 수출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 본부장은 해외시장에서 삼양식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크게 △제품 현지화 △유통 현지화 △수평적 글로벌 조직화 등 3가지로 정리했다. 가장 기본이지만 무엇보다 핵심은 ‘제품 현지화’다.
한 본부장은 “원활한 수출을 위해서는 제품 개발 초기부터 해당국의 검역 규정, 디자인 표기사항, 인증 취득 등 다양한 사항을 고려하고 준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각국의 규정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요인은 유통 현지화다. 삼양식품은 수출국의 유통 시장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주요 플레이어들은 누가 있는지, 거래 파트너 수준은 어떠한지 등을 지속적으로 평가·분석하면서 각국의 유통맵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최선의 파트너를 찾고 효율적인 공급망 구축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완성했다.
한 본부장은 수평적 조직이 갖는 강점도 언급했다. 삼양식품은 글로벌 사업을 전담하는 부서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세일즈나 마케팅 등 특정 조직이 해외 사업을 관장하지 않고 모든 프론트·미들·백오피스 조직이 국내외 사업을 지원하는 형태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각 이슈를 전사적으로 고르게 다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해외사업이 ‘수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 요소다. 해외에 생산기지를 두지 않고 판매·물류 법인을 활용해 현지 영업을 확대해 나가는 구조다.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지역에서 판매법인만 운영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1969년 베트남에 첫 라면 수출을 시작으로 1972년 브라질 현지에 제조공장 설립을 설립했다. 이후 1983년, 1991년 미국과 중국 청도에 각각 공장을 가동했다. 해외에서 라면을 직접 생산해 현지에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운영상 어려움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모두 정리한 상태다.
공급망 체인 및 재료 조달에 대한 경쟁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현지공장은 제조·원가 품질 을 컨트롤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경쟁력이 없으면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도 없다. 이 때문에 한 본부장은 해외 시장의 유통 환경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스터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본부장은 “삼양식품은 해외에 판매 법인을 먼저 세운 후 한국산 수출품으로 비즈니스를 학습하고 현지 시장에 대한 확실한 전략을 세운다"면서 "생산을 위한 원재료 조달 등 준비를 마친 후에 해당 국가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해외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기조를 갖고 가려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 생산법인이 없다 보니 생산에서부터 공급까지 '리드타임'을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삼양식품은 판매법인이 위치한 곳에 물류사업 전문법인을 세워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와 중국 상해·청도 등에 각각 물류 창고를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본부장은 삼양식품의 글로벌 의지를 다시 한번 확고히 밝혔다. 삼양식품의 백년대계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한 본부장은 “2023년 기준 글로벌 라면 시장은 69조 규모로 인스턴트라면 시장은 연평균 6.5%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평범함이 위대함을 만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계속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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