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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해, 뱀띠 오너십 줌인]한화 김동선, 형제경영 체급 맞추기 '본격화'로봇사업 넘겨 받고 신수종 푸드테크 리딩, M&A 불가피할 듯

변세영 기자공개 2025-01-09 07:43:39

[편집자주]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을 뜻하는 ‘청사해’가 도래했다. 예로부터 뱀은 상황에 맞는 기민한 행동력을 탑재한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내수경기 침체 속 글로벌 강달러라는 이중고에 휩싸인 유통가 뱀띠 오너들은 저마다 새로운 전략으로 위기관리에 집중하며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더벨은 청사년을 맞아 올 한해 주목할 뱀띠 기업인 오너들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김동선 부사장은 2025년 청사해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경영인 중 한 명이다. 백화점 본업경쟁력을 제고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리조트부문, 로봇, AI 솔루션(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성장 비전을 구상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프로젝트가 ‘아워홈’ 인수 여부다. 아워홈 인수가 이뤄지면 식품을 포함한 리테일 부문 매출이 지금보다 곱절 이상 커져 경영구도에 힘이 실린다. 물론 아워홈 주주 간 지분매각에 대한 이견이 커 딜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한화그룹은 추가적인 M&A를 통해 김 부사장이 맡은 비즈니스 영역을 키우는 스텝을 계속 밟아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FI 동원해 최대 3000억 조달 플랜, 지배구조 개편작업 ‘속도’
김동선 부사장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에서 리조트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아워홈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 이번 아워홈 경영권 인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사진)이 리딩하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딜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출범 이후 진행되는 가장 역대급 규모다. 한화 측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을 비롯해 오너일가 4남매가 보유한 지분 100%를 1조5000억원에 매입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를 동원해 2000~3000억원가량을 조달하는 계획까지 세웠다.

업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나설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딜 규모가 큰 만큼 지주사인 ㈜한화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후방지원을 단행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2024년 9월 기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연결)은 1300억원 규모로 상당량 금융권 차입을 필요해서다.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을 필두로 한화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빨라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배경이다. 그간 재계에선 그간 김 부사장에게 할당된 사업 규모나 무게감이 다른 형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애매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장남 김 부회장은 그룹 주력인 화학과 방산, 차남인 김 사장은 금융 사업을 맡는 반면 김 부사장의 리테일 영역은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실제 1월 6일 기준 한화갤러리아 시가총액은 2200억원 수준으로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조4120억원), 한화생명(2조1930억원)과 비교해 체급이 딸린다. 결국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힘을 실어 3형제 간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다.

◇아워홈 무산 시 추가 M&A 가능성, 리테일 키우기 ‘총력’

실제 최근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김동선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지가 상당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가 담당하던 미래먹거리 로봇 사업을 김동선 부사장에게 넘긴 게 대표적이다.

㈜한화는 2023년 10월 무인운반차(AGV), 자율주행로봇(AMR), 협동로봇 등 사업을 분할해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켰다. ㈜한화는 로봇 사업 관련해 자산·부채를 현물 출자했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0억원을 출자해 한화로보틱스 지분을 각각 68%, 32%를 획득했다. 법인 출범과 맞물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로보틱스 전략 총괄 임원을 맡아 최일선에 앞장섰다. 한화그룹 삼형제 중에 한화로보틱스 경영에 참여하는 인물은 김 부사장이 유일하다.

로봇사업과 AI, 아워홈 인수는 ‘푸드테크’라는 연장선상에서 궤도를 같이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식음사업부 담당하는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은 일찌감치 지난해 2월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바꾸며 푸트테크 전문회사로의 진화를 알렸다. 곧이어 3월 미국 로봇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하며 재계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김 부사장 주도로 한화푸드테크는 내부에 '식음료(F&B) 솔루션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며 국내외 시장조사에 활발하게 나섰다. 이와 함께 판교에 R&D 센터를 오픈하며 신사업 전초기지를 마련하기도 했다. 결국 아워홈 인수로 승계 체급 맞추기와 사업적 시너지라는 일거양득을 노렸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구지은 전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 씨가 지분매각에 완강한 회의적 입장인 만큼 고민이 적지 않은 상황으로 관측된다. 구 전 부회장과 구명진 씨 지분이 없어도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지만 추후 주주간 분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장남과 장녀의 지분인수 후 ㈜한화가 추가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구 전 부회장과 구명진 씨 지분을 희석시켜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 경영권 인수가 워낙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쉽지만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라면서 “잘 안되더라도 이번 딜 참여가 시장에서 한화그룹의 M&A 니즈 및 투자 확대에 대한 분명한 시그널로 읽히긴 할 거다. 어떤 방식으로는 신사업 영역을 키워 넘겨주지 않겠느냐”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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