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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자문 늘리는 IB, 수수료는 '짠물' 기업 실적하락 전망에 자문 제안 '증가'…노력 대비 보상은 '아쉬움'

권순철 기자공개 2024-07-29 10:25:4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싸고 증권사들의 자문 제안이 늘어나는 추세다. 2분기 기업 실적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리밸런싱 카드를 활용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수요가 감지되면서 IB들도 자문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자문 수수료의 규모를 두고 증권사와 회사의 입장이 엇갈리는 미스매치도 나타나고 있다. 회사채 발행과 달리 장기간의 업무 집중도를 요구하는 데 반해 책정되는 수수료가 낮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자문이 중단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기업들 지배구조 개편 검토 '확대'…자문 늘리는 IB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 전반적으로 리밸런싱 작업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했지만 둔화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에 상대적으로 약한 사업 부문들을 서로 합병하거나 분할함으로써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요가 감지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분기 기업들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됐다고 보긴 힘들지만 기업들을 돌아다녀 보면 만족스러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중소·중견 기업들도 내년 사업을 위해 지금 시점에서 사업구조 조정을 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증권사 IB들도 이와 관련해 자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NH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이 분할, 합병, 공개매수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통상 지배구조 개편은 글로벌 IB들의 영역으로 알려졌지만 회사채, 유상증자 등 시장성 조달이 마땅치 않으면서 국내 하우스들도 활발히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는 회사채나 유상증자보다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보다 설득력 있게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일부 작용했다. 회사채는 이미 상반기 대부분 발행이 완료돼 하반기 수요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추가 발행을 준비하려는 수요도 일부 관측되지만 해당 시점은 예단할 수 없다.

기업들이 밸류업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유상증자도 섣불리 제안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상증자 시 주당순이익이 감소해 PER이 증가하고 ROE는 감소하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및 취득 계획을 구상하는 등 밸류업에 대한 고민이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외의 조달 수단을 제안하고 있는 편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저변 확대보단 '수수료' 초점…노력 대비 보상은 '아쉬움'

과거 증권사들의 자문 업무는 비즈니스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주로 활용됐다.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 담당 부서와 자금 조달 부서가 같은 케이스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자문을 맡았던 증권사들은 이후 조달 파트너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근래 들어서는 수수료 규모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 구조 조정과 자금 조달 부서가 분리되고 있는 추세가 첫 번째 배경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그룹 한 곳에 많게는 수십 곳에 이르는 증권사들이 조달 파트너 지위를 따기 위해 몰리면서 자문을 통한 커버리지 확대가 조심스러워진 부분도 한몫했다.

그룹 입장에서 자문을 계기로 자금 조달 때마다 특정 증권사를 계속 선임한다면 다른 증권사로부터 외면받는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 지배구조 개편 자문은 그룹의 내부 정보에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별 하우스와만 소통해야 하는 구조다. 자칫 '몰아주기'로 비화될 수 있기에 자문과 조달 사이의 분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자문이 장기간의 업무 집중도를 요한다는 부분도 수수료 규모를 신경써야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회사채 발행 업무의 경우 보통 약 1개월 정도 소요되는 반면 지배구조 개편은 특유의 복잡성으로 9개월 넘게 업무에 돌입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전해진다.

다만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수수료 규모가 투입하는 노력 대비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업무에 따라 다르지만 회사채 인수수수료와 유사한 경우가 많아 아쉽다"면서 "수수료를 올리려고 다방면의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1억원대 수수료도 지급하기 꺼려해 자문이 중단된 케이스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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