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회사채 추가청약도 실패…증권사 부담 최종 발행액 1500억…수요예측 770억, 추가청약 50억 그쳐
백승룡 기자공개 2024-07-30 08:53:36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 미매각 이후 추가 청약을 모색했지만, 발행 시점까지 끝내 모집액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롯데케미칼 지급보증 없이 3년여 만에 자체 신용도로 공모조달에 나선 탓에 투심을 잡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리테일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5%대 후반 금리와 월 이표채 방식을 내세웠지만, 신용등급 하방 압력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달 26일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중 670억원(44.7%)이 최종 미매각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롯데건설은 이달 19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1500억원 모집 수요예측을 진행, 77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모자란 730억원을 채우기 위해 발행일 직전까지 추가 모집을 진행했지만, 추가 청약 과정에서 들어온 주문은 60억원에 그친 것이었다.
이번 롯데건설의 회사채 트랜치(tranche)는 1.5년물 1200억원, 2년물 300억원으로 구성됐다. 발행 규모가 컸던 1.5년물에서 미매각 물량이 630억원으로 컸다. 2년물 미매각은 40억원 규모였다. 발행금리는 공모 희망금리밴드 최상단인 2년물 5.6%, 3년물 5.8%로 확정됐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이다. 주관사단은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달 롯데건설과 함께 수요예측을 진행한 DL이앤씨(AA-)와 SK에코플랜트(A-)는 각각 흥행을 거둬 온도 차가 발생한 모습이다. DL이앤씨는 이달 초 1000억원 규모 모집에 나서 8050억원에 달하는 투자수요를 모았고, SK에코플랜트는 1300억원 모집 대비 1조4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미매각이 발생했던 건설채는 지난 5월 GS건설(A0), 6월 HL D&I(BBB+) 정도가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절반가량이 모여 선방한 편이었는데, 추가 청약 실적이 부진했다”며 “금리도 5%대 후반인 데다가 월 이표채 방식을 택해 리테일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장에선 신용등급 하향 압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주관사가 여러 곳이라 나눠서 인수하면 각 증권사별 부담은 크지 않은 규모”라고 덧붙였다.
롯데건설이 자체 신용도를 앞세워 공모채 시장을 찾은 것은 지난 2021년 9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었다. 이후 금리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채 기피 현상이 나타나자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통해 공모채를 발행해 왔다. 롯데건설이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으로 발행한 공모채는 지난해 1월(2500억원), 올해 2월(2000억원) 등 두 차례였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 정기평가에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AA0)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되자 롯데건설은 지급보증 없이 자체 신용도로 공모채를 발행하게 됐다. 롯데케미칼조차 크레딧 리스크로 인해 공모채 시장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앞세우는 것이 투심을 확보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롯데건설에 대한 지원여력이 약해지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레고랜드 사태 직후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때는 롯데케미칼이 유상증자 참여, 자금대여 등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었다”며 “롯데케미칼조차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롯데건설의 우발부채가 현실화되더라도 이전과 같은 수준의 지원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의 최종 미매각 회사채 670억원 규모는 주관사인 KB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이 각각 158억원을 떠안았고, 한국투자증권은 40억원을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매각 물량이 적었던 2년물 주관을 맡았던 덕분에 떠안은 물량이 비교적 적었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신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78억원씩 인수했다.
다만 발행 이후 상당 부분 셀다운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한 주관사 관계자는 “추가 청약까지 670억원의 미매각이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발행 이후 각 주관사별로 셀다운이 이뤄지면서 현재 남아 있는 물량은 10억~2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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