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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테크사 간편결제 현금성자산 '불똥' 네이버·카카오페이 환불·취소 떠안아…단기 현금자산 축소 불가피

노윤주 기자공개 2024-07-31 08:01:32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몬, 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IT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IT 기업은 산하에 간편결제 자회사를 두고 있다. 간편결제도 결제대행(PG) 일부에 속하기 때문에 티메프 소비자 대상 취소·환불을 처리해야 한다.

간편결제사가 소비자에게 선 환불을 진행하고 추후 티몬과 위메프에 대금을 청구하는 형태다. 하지만 이 대금을 언제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티몬과 위메프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고 법원에 기업회생까지 신청했다. 장기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 현금을 써야 하는 간편결제사들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소비자 밀접' 간편결제…환불·취소 창구 빠르게 열어

이번 사태에서 취소·환불을 담당하고 있는 곳은 티몬·위메프, 카드사가 아닌 PG사다. 나이스페이먼츠, KG이니시스 등이 대표적인 PG사다. 오프라인 결제는 가게(가맹점)과 카드사의 가맹 계약이라면 온라인 플랫폼은 PG 단계를 한 번 더 거친다.

온라인 결제 대금은 카드사가 PG사에 정산해 주고, PG사가 계약한 각 플랫폼에게 다시 정산을 해주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소비자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티몬, 위메프 취소·환불을 PG사가 맡아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간편결제도 PG의 일종으로 포함된다. 거래를 처리하는 방식은 전통PG사와 조금 다르지만 플랫폼과 카드사, 은행(현금결제) 사이 결제와 정산을 담당한다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대형 IT 기업이 영위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체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각자의 간편결제 라인을 만들어 뒀다.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온라인 쇼핑 결제 뿐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PG사와 달리 소비자의 직접적 선택을 받는 곳들이다.


이에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한다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대책 수립에 나섰다. 가장 먼저 입장을 밝힌 곳은 네이버페이다. 지난 27일 오후 티몬, 위메프 결제취소와 환불을 신청한 고객에게 48시간 이내 신속처리를 진행한다 밝혔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소비자보호를 위해 고민 끝에 결정한 건"이라며 "1차적으로 네이버페이가 스크린샷 확인을 통해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신속 처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같은날 저녁 카카오페이, NHN페이코 등도 티몬, 위메프 결제 취소·환불 이의제기 채널을 열었다. 다만 처리 기간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신청이 한 번에 몰려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 중복환불 여부 확인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염두에 뒀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소비자 환불을 돕고 있지만 접수량이 많아 일부 지연이 있다"며 "최대한 빠르게 환불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메프 환불금 채권으로 분류…대금 반환 가능성은 '요원'

간편결제사는 당장 현금자산 보유량에 타격을 입는다. 자체 보유 중인 현금을 사용해 소비자에게 환불 처리를 해주고 추후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대금을 돌려받아야 한다. 작년말 기준 네이버파이낸셜과 NHN페이코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각 1조1201억원과 471억원이다. 카카오페이는 1분기 말 기준 1조446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티몬, 위메프 환불금은 기타채권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은 1년 안에 돌려받을 수 있는 유동성 자산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에 비유동성 자산으로 재조정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간편결제를 통한 티몬, 위메프 환불 규모는 아직 추산된 바 없다. 티몬, 위메프 모회사인 큐텐은 소비자 피해 규모를 500억원으로 자체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한참 상회한다고 예측하고 있다. 판매자(셀러) 미정산 대금까지 포함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500억원 규모에 그친다면 PG와 간편결제 11개사가 나눠 환불처리할 경우 현금 자산 유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큐텐 자체 추산치다. 간편결제 기업들도 실제 소비자 환불 규모가 이보다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간편결제 업계서도 초유의 사태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PG사가 일방적으로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데 더해 티몬, 위메프와 협조도 어려운 상태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제업체는 소비자의 플랫폼 주문 상태를 알 수 없다"며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게 맞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구매내역 캡처본을 접수 단계에서 받고 있지만 티몬, 위메프의 재확인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런 사태 속 누군가는 중복환불을 통한 사적 이득을 취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하나 하나 대응하고 처리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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