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유동성 점검]무신사, 조달처 넓혀 단기 지급 능력 형성[패션]④지난해 RCPS·회사채 발행, 현금성 자산이 단기성 차입금 상회
김형락 기자공개 2024-08-07 08:10:10
[편집자주]
'티메프(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 전반의 재무건전성을 살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큐텐그룹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가 잇달아 경영난에 처한 근간에는 자금 여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THE CFO는 종합 온라인몰, 딜리버리, 패션, 여행, 중고거래 분야에 속한 주요 이커머스 기업 20개사의 유동성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07: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신사는 패션 의류 제품 매출 규모를 키우며 현금 창출력이 저하한 시기 조달처를 다각화해 유동성을 늘렸다. 지난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추가로 발행하고, 회사채 발행 시장을 찾아 장기물 위주로 조달 활동을 폈다. 5년 전 발행한 RCPS는 오는 12월부터 투자자가 조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무신사는 지난해 말 별도 기준(이하 동일) 유동비율이 전년 대비 13%포인트(p) 오른 134%다. 그해 말 유동자산(8134억원)이 유동부채(6076억원)보다 2058억원 컸다. 유동비율은 단기 채무를 충당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이 얼마나 되는가를 나타내는 비율로 단기 지급 능력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재무 안정성 지표다.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단기 지급 능력은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무신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유동비율이 하락했다. 2019년 말 191%였던 유동비율은 2022년 말 121%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상승 전환했다. 2019~2022년 무신사 유동비율은 업종(통신판매업) 평균치보다 높았다.
지난해 말 무신사 유동자산에서 현금성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1%(2524억원)다. 나머지 31%(2519억원)는 재고자산, 25%(2055억원)는 미수금이다.
지난해 말 무신사 유동부채에서 가장 덩어리가 큰 항목은 만기 1년 미만 차입금과 사채다. 유동부채 중 37%(2228억원)가 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부채였다. 나머지 27%(1684억원)는 예수금, 6%(361억원)는 미지급금, 5%(295억원)는 선수금이었다.
무신사는 지난해 말 단기성 차입금(2228억원) 만기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2524억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2022년 말에는 현금성 자산(661억원)이 단기성 차입금(1401억원)보다 적었다.
무신사는 2022년 보유 현금이 줄었다. 그해 말 현금성 자산은 전년 대비 872억원 줄어든 661억원이었다. 그해 영업활동현금흐름부터 마이너스(-)715억원이었다. 유·무형자산 취득액을 차감한 잉여현금흐름(FCF)은 -1176억원이었다. 그해 장·단기차입금을 769억원 늘려 자금 소요에 대응했다.
무신사는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60% 성장한 6451억원이었지만, 순손실(67억원)이 발생했다. 그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손실에 수익·비용 조정(960억원)을 가산하고,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1421억원)을 차감해 음(-) 전환했다.
2022년 운전자본에 잠긴 현금은 2890억원이었다. 매출채권·기타채권 증가분(1623억원)과 재고자산 증가분(1340억원)이 영업활동현금흐름 차감 요인이었다. 제품 매출과 함께 재고자산이 늘었다. 무신사는 2021년 제품 매출(537억원)을 처음 인식했다. 2022년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1104억원 증가한 1641억원이었다.
무신사는 지난해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했다. 그해 순이익(355억원)은 흑자로 전환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65억원이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구할 때 순이익에 가산되는 수익·비용 조정(644억원)보다 차감되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1257억원)이 더 컸다. 지난해 줄어든 예수금 1330억원이 영업활동현금흐름 차감 요인이었다. 그해 FCF는 -1697억원이었다.
지난해 FCF는 적자였지만 그해 말 현금성 자산은 전년 대비 1863억원 증가한 2524억원이었다. 그해 RCPS를 발행해 2400억원을 조달하고, 총차입금을 680억원 늘려 운영자금과 차입금 상환대금 등을 만들었다.
지난해 말까지 무신사가 발행한 RCPS 총발행금액은 5428억원이다. 무신사는 2019년부터 RCPS를 발행했다. 각 RCPS 투자자는 5년 이내에 기업공개(IPO)가 되지 않거나 기타 중요 계약 위반 시에 조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2019년 12월 발행한 제1종 RCPS(938억원) 투자자는 오는 12월부터 조기 상환 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무신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각각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해 840억원(이자율 4.57~4.81%), 제3회 무보증 사모 사채를 발행해 100억원(이자율 7.2%)을 조달했다. P-CBO 만기는 3년이다. 그해 장·단기차입금은 258억원 줄였다.
무신사 관계자는 "상품 전략에 따라 시기별로 재고자산 증감은 유동적"이라며 "RCPS 투자가 오는 12월부터 조기 상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IPO 기대감으로 상환 청구 의사는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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