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의 변신]밀려드는 러브콜…눈에 띄는 외형적 성장④자산총계 4조 돌파…구미 사업장에 추가 투자 예고
이호준 기자공개 2024-08-12 07:39:57
[편집자주]
차곡차곡 바닥을 다져 온 노력파가 기반을 잘 다질 수 있듯, 무기 사업도 오랜 기간 기술과 영업을 발전해 온 기업이 대기만성할 수 있다. LIG넥스원이 그렇다. 지난한 기술 개선과 세일즈를 거친 천궁과 비궁이 드디어 빛을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반짝'하고 끝나지 않기 위해 로봇 등 신사업에도 열심이다. 이제는 미국 진출도 가시권에 들자 시장도 이 새로운 도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더벨은 지칠 줄 모르는 LIG넥스원의 확장을 다각도로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IG넥스원의 국내 사업장은 총 11곳이다. 이 가운데 전체 임직원 중 약 40% 가까이가 근무하고 있는 구미 1·2 하우스가 최대 공장이라 할 수 있다. LIG넥스원의 주력 제품인 유도 무기 외에 각종 어뢰와 레이더, 통신 장비 등이 여기서 생산·연구되고 있다.2022년부터는 구미 1·2 하우스 증설 작업을 시작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것을 감안한 전략적 투자였다. 약 1100억원을 들여 생산능력을 늘리는 게 골자인데 내년 12월 말 완공을 목표로 곳곳에서 토지조성 공사와 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형체가 벌써 드러났거나 추가 공사가 이뤄지는 지역도 있다. 작년과 올해 각각 무인수상정 전용 체계통합시험동, 장사정포 요격체계 전용 조립점검장이 구미 사업장에 지어졌다. 대전 하우스에선 작년 11월부터 약 493억원 규모의 시설투자가 진행 중이다.
최근 들어 덩치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LIG넥스원은 약 8년 전 기업공개(IPO)에 나섰을 때만 해도 자산총계가 1조6000억원대에 불과했다. 이후 2021년까지 2조5000억원대로 성장했지만 그 기간 동안 눈에 확 띄게 성장했다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회사 자산이 2022년 말엔 3조원을 돌파하더니 2023년 말에는 3조8157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구미 사업장 등이 더 커지며 올해 1분기 말에는 4조3355억원까지 증가했다. 느리게 변해가던 앞자리 숫자가 불과 3년 만에 두 번 바뀌게 된 셈이다.
요격미사일 천궁 II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LIG넥스원은 2022년 천궁 II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했다. 계약 규모만 2조5973억원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엔 사우디에 약 4조3000억원 규모의 천궁 II를 수출했다.
기존 생산능력(CAPA)으로는 달성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주문을 받은 셈이다. 이 때문에 앞서 5월 LIG넥스원은 구미 사업장에 2025년부터 2027년까지 2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시설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이미 확장을 진행 중인 구미 사업장을 추가로 강화하겠다고까지 밝히기도 했다.
자산 앞자리가 다시 바뀌는 것 역시 시간문제로 관측된다. 특히 LIG넥스원은 지난달 미 사족보행로봇 기업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2억4000만달러(약 3320억원)에 인수했다. 전체 지분 가치를 4억달러(약 5533억원)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자산에 시설투자 이상의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생산 확대를 기다리는 무기도 천궁 II 말고 더 있어 보인다. 지난달 LIG넥스원의 지대함 유도무기 비궁이 미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FCT)을 통과했다. 아직 기대감 차원이긴 해도 비궁이 미국으로 수출 무대를 넓히면 추가 생산시설 투자도 예견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대함유도탄 방어유도탄인 해궁은 말레이시아와 최종 수출을 논의 중이며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인 신궁은 루마니아로의 수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잇단 제품 주문과 제작에 대비해 회사가 선제적으로 공장 설비를 늘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주문이 쌓인 덕에 곳간 상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LIG넥스원의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 보유 현금은 3595억원이다. 작년 1분기 564억원에 비해 537% 증가했다. 천궁 등 앞선 수주가 이익으로 잡힐 시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표면적인 부채비율은 305%로 작년 같은 기간(215%)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 하지만 사업성이 좋고 장기차입금 위주로 부채가 구성돼 있어 상환 부담이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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