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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반등 시작 그리드위즈, '배터리 화재' 대안 급부상배터리 과충전 방지 'PLC모뎀' 국내 1위 점유율 부각

성상우 기자공개 2024-08-22 08:50:4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08: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그리드위즈의 반등이 본격화됐습니다. 강한 기세로 그동안 떨어진 주가를 빠르게 회복하고 있죠. 하락세를 멈춘 건 이달 들어서지만 본격 반등세를 알린 건 지난 12일입니다. 상장 이후 첫 상한가를 기록한 날이죠. 이튿날에도 10%대 상승을 이어갔고 19일 역시 10% 가까운 상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깨졌던 공모가(4만원) 회복이 머지 않은 듯한 기세입니다.

그리드위즈는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4만원)에서 공모가를 확정지으며 기대 속에 코스닥 상장을 이뤘습니다. 상장 후 한 달간 주가는 공모가를 훌쩍 상회하는 5만~6만원 범위를 유지하면서 꽤 선방했죠.

지난달 들어 공모가를 하회한 건 어찌보면 ‘불가항력’같은 것이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대부분의 코스닥 신규 상장업체들이 지난 한 달간 낙폭을 크게 키우면서도 별다른 수를 쓰지 못했죠. 이달 들어선 지난 5일 ‘블랙 먼데이’까지 겹치며 지수 전체의 낙폭이 더 확대됐습니다.

그리드위즈의 반등이 시작된 건 블랙 먼데이 직후입니다. 낙폭을 멈추고 매일 3~5%의 상승폭으로 회복을 시도하더니 지난 12일 상한가를 터뜨렸죠. 8월 들어 9거래일 연속 양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 시선이 그리드위즈에게 우호적인 쪽으로 형성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Industry & Event

그리드위즈의 주력은 ‘수요반응(DR)’ 시장입니다. 버려지는 전력을 최소화하고 전력의 효율적인 분배를 통해 전체 사용자들의 수요 및 사용량을 조절하는 사업이죠. DR을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PV) △E-모빌리티 등 크게 4개의 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매출 구성만 보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DR 부문이 주력이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E모빌리티와 ESS 부문을 주목해야합니다. 그리드위즈가 차기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이죠. 공모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북미를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분야기도 합니다.

최근 나온 주가 급등도 이 분야 사업과 맞물려서 나왔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폭발·화재 사고가 이어지면서 2차전지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한 시장 분위기도 한 몫했죠. 배터리 화재 방지와 연관 있는 사업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재조명도 본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시장에서 그리드위즈를 부각시킨 건 ‘전력선통신(PLC) 모뎀’이었습니다. 전기차 화재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과충전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죠. 이 장치가 과속 충전기엔 장착되지만 전국에 깔린 충전기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완속 충전기엔 장착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새로 설치되는 충전기뿐만 아니라 기존에 설치된 완속 충전기에도 PLC 모뎀을 새로 부착하는 방안이 정책적으로 논의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리드위즈는 PLC모뎀 국내 1위 업체입니다. 시장 점유율이 국내에선 90%를 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30% 수준입니다. 주요 제품 리스트를 보면 PCL 방식의 통신을 하는 전기차용 통신모뎀(EVCC) ‘애플민트’와 전기차 충전기용 통신모뎀(SECC) '페퍼민트‘를 비롯해 PCL 모뎀 기반 전기차 충전기인 ’스카이블루‘ 등이 포진해 있습니다. 그리드위즈의 차기 신사업 ’E모빌리티‘ 부문을 구성하는 주력 라인업입니다.


◇Market View

DS증권이 가장 최근에 리포트를 냈습니다. 올 여름 예상된 역대급 전력난에 따라 수요자원 관리 필요성이 증대될 것이란 분석을 담았습니다. 진입 장벽이 형성돼 있는 DR 시장에서 800개가 넘는 고객사를 확보한 그리드위즈의 시장 장악력이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죠.

실제 지난 2분기 실적 정산금이 늘어났고 3분기에도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할 것이란 추정도 덧붙였습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로는 각각 1519억원, 81억원을 제시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그리드위즈 재무부문의 키맨으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황영철 전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연세대학교와 미네소타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 대학원에서 경제학 학·석사를 각각 받은 뒤 대우증권 M&A팀을 거친 ‘증권맨 출신’ CFO죠.

대우증권 이후엔 일진그룹과 그 계열사인 일진전기에서 재무·전략부문 요직을 두루 거쳤습니다. 2020년 그룹 지주사인 일진홀딩스에서의 상무직을 마지막으로 지난 2021년 그리드위즈에 합류했죠. 그리드위즈에선 상장 전 재무 전반 정리 작업을 시작으로 기업공개(IPO) 프로세스 전반을 이끌었습니다.


황 전무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최근 주가 급등이) PLC 모뎀과 관련된 이슈가 맞다고 내부적으로도 보고있다”면서도 “PLC 모뎀이 부각되면 당장 우리 매출이 올라가니까 좋긴 하지만 그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PLC모뎀이 전기차 충전 전반을 모니터링해서 과충전을 제어해주는 건 맞지만 화재의 원인이 과충전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배터리 활용도가 늘어날수록 화재의 요인은 더 다양해지는데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그리드위즈가 갖추고 있고 계속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황 전무는 시장 전반에 대한 견해도 밝혔습니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세와 관련) 더 근본적으로 깔려있는 건 ‘에너지 전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정치적 분위기가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미국의 경우에도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에너지 전환과 신재생 에너지 산업 분위기는 더 좋아지긴 하겠지만 트럼프 후보가 되더라도 국제적으로나 사회 저변에 깔린 분위기상 완전히 예전 수준으로 후퇴하진 않을 것이란 공감대가 조성돼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테슬라 매출의 6%가 ESS 매출”이라며 “미국에서도 에너지 시장의 큰 흐름은 레거시 에너지보다 에너지 전환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사업과 관련해선 “준비해 놓은 것들도 많고 사업 확장 준비도 대부분 돼 있다”면서 “인수합병, 신사업, 해외 확장 세 가지 측면에서 성장 시나리오를 계획하고 있고 이에 맞는 장기적 성장세를 만드는 게 우리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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