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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삼성전자 잡은 와이씨, SK하이닉스도 두드린다HBM 테스터 'MT8311' 스펙 조정, 마케팅 확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4-08-27 08:50:0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HBM(고대역폭메모리) 양산라인에 국내 제조사 최초로 검사장비를 입고한 '와이씨(옛 와이아이케이)'가 글로벌 HBM 시장 1위 제조사인 SK하이닉스 양산라인도 두드리고 있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독자개발 형식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JDA(공동개발협약)를 맺고 장비를 개발, 공급하는 건이지만 장비의 스펙을 조정해 영업권을 보장받겠다는 방침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와이씨는 최근 삼성전자와 맺은 HBM 검사장비(MT8311) 공급 계약건과 별개로 SK하이닉스 양산라인에 진입하기 위해 기술영업파트를 중심으로 고객사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 계약된 장비의 스펙을 일부 조정, 고객사 커스터마이징하는 방식으로 타 고객사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 고객사란 SK하이닉스를 의미한다.

와이씨는 지난달 말 삼성전자와 1017억원 가량의 반도체(HBM)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정식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입고가 진행되고 있는 걸로 파악된다. 계약기간은 7월 28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다. 와이씨는 삼성전자와 지속적으로 MT8311 개발 관련 협업을 진행하면서 지난해부터 HBM 전용 검사장비를 고객사와 테스트해 왔다. 5월 최종 퀄(품질인증)을 획득했다. 평택(P4) 양산라인으로 입고될 예정이다.

와이씨가 삼성전자 HBM 라인 입고에 성공한 MT8311 장비는 EDS(Electrical Die Sorting) 공정에 적용되는 웨이퍼 테스터 솔루션이다. EDS 공정은 전기적 특성검사를 통해 개별 칩들의 불량, 양품 여부를 테스트하는 수율검사의 기초 '게이트키퍼'다. 와이씨는 웨이퍼 EDS 테스터 부문의 명가로 꼽히는 제조사다. 수율 이슈로 고민을 겪어 왔던 삼성전자 HBM 양산 라인의 기초 수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MT8311 솔루션의 개발 방식이다. 당초 와이씨 독자개발 방식으로 알려졌으나 삼성전자가 개발 단계에서 협업을 진행하는 식으로 JDA(Joint Development Agreement·공동개발협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경우 상호 합의한 사양과 개발 일정에 따라 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수행하고, 영업권 등 성과물에 대한 취급 조건을 규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독자개발한 장비와 달리 영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각종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통상 동일 제품에 대해 몇년 간 독점공급 등의 조건이 뒤따른다. 삼성전자는 와이씨의 지분 11.70%를 보유한 2대주주다. 와이씨의 웨이퍼 EDS 테스터 역량을 높이 사 2020년 전략적 투자(SI)를 결정했다. 473억원을 투자했다.

이 때문에 HBM 시장의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동일 스펙의 MT8311를 입고하기는 힘든 계약 구조다. JDA 계약 위반이 되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와이씨는 고객사의 양허를 구하고, MT8311 스펙을 일부 조정하는 방식으로 별개의 제품을 만들어 타 고객사향 영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와이씨의 HBM 테스터 MT8311(사진=와이씨 홈페이지)
현재 SK하이닉스의 HBM 웨이퍼 테스트 물량은 미국의 주요 장비사인 테라다인(Teradyne)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 대비 ASP(공급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걸로 파악된다. 통상 솔 벤더(단일 벤더사)가 양산 라인을 책임지고 있으면, 향후 단가 협상을 하는 데 주도권을 내주기 쉽다. 원가 관리를 하기 힘든 구조가 된다. 이 때문에 올 초부터 SK하이닉스 내에서 HBM 웨이퍼 테스트 관련 벤더사를 확장, 원가율 관리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와이씨가 양산공급에 성공하면서 벤더 타깃군에 들어왔다는 전언이다.

구체적으로 MT8311의 스펙을 어떤 방향으로 조정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사의 HBM 제조 공법(패키징)이 MR-MUF(Mass Reflow-Molded UnderFill)와 TC NCF(Thermal Compression Non Conductive Film) 식으로 대별되기 때문에 EDS 단위에서부터 고객사의 공법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MR-MUF 방식은 적층 구조를 오븐에서 한번에 굽는 방식(SK하이닉스), TC NCF는 비전도성 접착필름을 적층 사이에 끼워넣는 방식(삼성전자)이다.

와이씨가 테스트 솔루션을 SK하이닉스 HBM 양산라인에 입고하면 글로벌 1,2위 HBM 제조사 양사에 공급망을 구축하게 된다. 테라다인의 독점 구조를 양분화하는 효과도 있다.

와이씨 관계자는 "고객사(삼성전자)와 공동개발협약이 맺어져 있지만, 해당 장비의 스펙을 일부 조정하는 방식으로 타사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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