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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크래프톤, 견제기능 완비 속 아쉬운 '2%'[견제기능]⑤9개 항목 평균 3.3점, 이사보수 주주가치 제고노력 연동은 호평

이돈섭 기자공개 2024-09-13 07:46:0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13:2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 이사회는 여러가지 견제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 기능적 측면에선 완전하지 않아 보인다. 이사회 구성원 내부거래 등을 방지하고 있지만 이를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이나 장치 등이 마련돼 있지 않았고, 이사 후보 선임의 외형적 틀은 갖춰놓았지만 제3자의 자문이 없는 상태에서 주요 사내이사가 참여해 투명성이 다소 떨어졌다.

CEO 승계과정도 구축하고 있지만 정보 접근성 차원에서 아쉬운 점도 남았다. 감사위원회 내 재무·회계 전문가가 있지만 실제 회계사 자격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점수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감사위원회가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는 점과 이사 보수가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연동되고 있다는 점은 호평을 받았다.

◇ 이사회 내부거래 별도 장치 미비…이사회가 포괄 담당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을 6개 공통지표에 기반해 이사회 면면을 평가한 결과, 크래프톤 점수는 255 만점에 176점이었다.

참여도가 각 문항 당 5점 만점에 평균 4.1점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기록한 반면, 견제기능은 문항 당 평균 3.3점을 기록했다. 견제기능은 이사회가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면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항목으로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과 내부거래, 감사위원회 구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수체계 등을 살펴본다.

감점 요소는 다양했다. 가장 큰 감정 요소로 작용한 점은 이사회 내 별도의 내부거래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 크래프톤은 지난 5월 발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내부거래 통제 관련 '이사회 규정을 통해 부당 내부거래 및 자기거래로부터 주주를 보호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별도의 장치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주주 보호 차원에서 이사진과 회사 간 거래 내용을 이사회 규정상 부의사항으로 명시, 실제 거래가 있을 경우 사전에 거래 사실을 밝히고 이사회 승인을 받게 하고 있다.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의 의결권을 제한해 내부거래와 자기거래 통제를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이사회가 이 업무를 담당할 뿐, 별도 전담 조직이 있진 않다.

크래프톤은 상법에 준거해 계열기업과 일상적 거래 관련 연간 거래 한도를 이사회에서 포괄 승인하고 있다. 연간 거래액이 100억원 이상인 경우 지난해 'Striking Distance Studios(150억원)'를 비롯해 '크래프트아메리카(700억원)', '크래프트유럽(500억원)', '펍매드글로리(400억원)', '라이징윙스(300억원)' 등 7개 종속기업이 대상이었다.


◇ 사추위 외부자문 결여·CEO 승계과정 정보공개 아쉬워

이 밖에도 마이너스 요소는 다양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별도의 외부 자문 없이 자체적으로 이사 후보를 선출하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사추위 자체적으로 이사 후보의 잠재적 부적격 요소 등을 점검한 후 자격요건 적격 확인서를 수취해 한국거래소에 제출, 후보를 확정하고 이사회에 보고한다.

해당 후보는 기존 이사진 인터뷰를 거친 뒤 주총에서 승인을 받아 최종 선임된다. 제3의 기구 참여 없이 사추위 자체적으로 후보를 선정하는 점은 이사 선임 관련 견제기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크래프톤은 최대주주인 창업주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 사추위 위원으로 사추위에 참여해 직접 등기이사 후보 선정에 관여하고 있기도 하다.

CEO 승계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 접근성도 평균 점수를 끌어내렸다. 크래프톤은 CEO 승계정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으며 현 최고경영자 임기 만료 전 후보 선정 절차와 비상시 승계절차, 후보 교육 등에 대한 내용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홈페이지 등에 관련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접근성이 완전하진 않다고 평가했다.

감사위원회 구성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크래프톤 감사위원회는 총 3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회계 전문가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인 여은정 감사위원장이 꼽힌다. 여 교수는 회계·재무 분야 학위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회계사 자격 등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타사 대비 감사 전문성이 완전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다.

크래프톤이 지난해 미등기임원에게 지급한 급여는 19억원이었다. 등기임원에 제공한 급여는 40억원으로 등기임원 급여의 47.5% 수준이었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가 과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 사외이사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부여,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보수를 연동해 지급하는 장치를 구축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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