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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증기금, VC 특별보증 인기 없는 '진짜' 이유는 막대한 수수료 부담, 성과보수 공유 거부감…"업 특성 고려해 상품 손질 필요"

이기정 기자공개 2024-08-30 07:59:0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보증기금이 벤처캐피탈(VC)의 펀드레이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벤처펀드 특별보증 상품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보증 수수료부터 은행 이자, 성과보수까지 일부 납부해야 해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VC업계에서는 업의 특성을 고려해 상품 손질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보는 2021년부터 'VC벤처펀드 특별보증'을 실시하고 있다. 이 상품은 GP커밋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에게 기보가 보증을 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출시 초기에는 특정기간 지원을 받았지만 지난해부터 수시로 전환했다.

보증액은 하우스당 최대 50억원으로 펀드당 30억원(GP커밋의 최대 80%)이 한도다. 대상은 액셀러레이터(AC), 벤처투자회사,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유한책임(LLC)형 VC다. 보증 수수료율은 1%지만 VC는 추가로 펀드 성과보수의 10%에 레버리지 비율(펀드 운용기간 GP커밋 중 기보 보증부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을 기보에 납부해야 한다.

출처 : 기술보증기금 2022년 VC 특별보증 공고


당초 모태펀드와 성장금융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가 대상이었지만 허들이 높다는 업계의 지적을 받아들여 대상 폭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추가로 대상 선정 과정에서 운용사들의 출자사업 제재 내역을 참고하지 않기로 하는 등 업계 친화적인 방향으로 상품을 개선해왔다.

이 상품은 VC가 펀드 결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출시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다만 실제 상품을 이용하려고 하니 수수료가 너무 커 포기한 하우스들이 적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먼저 보증 수수료와 은행 대출 이자가 부담이다. 예를 들어 2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하는데 5%(10억원)를 GP커밋으로 출자해 기보로부터 8억원을 보증 받았다고 가정하면 연간 기보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800만원(1%)이다. 여기에 은행 대출금리를 4% 가정하면 추가로 320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

통상 VC가 관리보수로 받는 금액이 약정총액의 2% 수준임을 생각하면 200억원 펀드에서 생기는 수익은 4억원인데 이중 10%가 오직 이자를 갚는데 사용되는 것이다. 이마저도 관리보수 수령 기간이 끝나면 VC가 자체적으로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기보 보증대출 역시 중도 상환이 가능하다.

VC는 추가로 성과보수 일부를 기보에 납부해야 한다. 앞선 가정에서 VC가 청산 성과보수로 10억원을 수령했다면 성과보수의 10%에 레버리지 비율(40%)을 곱한 4000만원을 내야 한다. 만약 성과보수가 증가한다면 납부액은 더 커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투자 기간인 4년 동안 보증을 이용했다면 총 2억원을 써야 하는 셈이다.

중소형 VC에서 경영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한 임원은 "기보 특별보증을 고려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많아 포기했다"며 "펀드 결성을 꼭 해야하는데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 대출이 불가능한 하우스가 아니면 활용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형 VC의 한 대표도 "기보 특별보증은 VC에게 분명 필요한 상품이 맞다"며 "다만 VC 대부분이 펀드 결성과정에서 우수한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성과보수를 공유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업의 특성을 고려한 상품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과보수를 공유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또 정부 차원에서 나서 은행과 협력해 보증을 받는 하우스들의 은행 대출금리를 낮춰주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기보 관계자는 "지금까지 VC업계의 이야기를 경청해 보증 지원 허들을 낮춰왔다"며 "성과보수 공유와 관련해서는 상품 기획 과정에서 VC업계와 의논을 통해 결정한 내용이고 실제 보증 과정에서 이에 대해 문제를 삼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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