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FI와 협상 통했나...DN솔루션즈, 상장기한 여유생겼다내달초 예심청구 계획…EB 일부 조기상환, 풋옵션 만기 연장
손현지 기자공개 2024-09-06 13:59:1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N솔루션즈가 내달 초께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상장 약정 기한이었던 내년 1월까진 완료하기 어렵겠지만 2~3월 중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처럼 상장 기한에 여유를 얻은건 FI들과이 유연한 협상이 밑바탕이 됐다. 협상과정에서 일부 교환사채(EB)는 조기상환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대의 밸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기에 상장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내년 하반기로 넘어가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적어도 상반기 내로는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은 어렵지만…2~3월 증시 입성 목표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내달 초께 상장 예심 청구서를 제출해 빠르면 내년 2~3월 증시 입성하는 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7월까지 실사를 완료하고 재무제표와 지배구조 등을 두루 살펴보며 상장 전략을 구체화해온 상황이다.
상장 일정은 최대한 서두를 예정이다. 만일 내년 하반기로 넘어갈 경우엔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하락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에 자금이 풀리며 증시 호황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내년 하반기까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내년 상반기를 적기로 보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FI들과 맺은 IPO 타임라인 약정은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DN그룹은 지난 2022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KB인베스트먼트 등 FI를 대상으로 22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내년 1월 27일까지 기업공개를 완료하겠다는 인수약정을 맺은 바 있다.
완수하지 못할 경우 일정 수익률을 가산해 신종자본증권 전부를 사들이는 콜옵션(매수청구권) 조항을 추가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때 FI들은 DN솔루션즈 지분에 대해 동반매각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DN솔루션즈 입장에선 도저히 내년 1월 콜옵션 기한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4월 주관사 선정을 완료한 탓에 9개월 내로 상장을 완료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관사 선정부터 시작해 상장 예비심사, 수요예측까지 최소 7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
거래소에서 DN그룹의 지배구조를 면밀히 분석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내년 1월까지 상장기한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업계에선 작년 파두사태 이후 IPO완주까지 걸리는 최소 소요 기간을 8~9개월로 여기고 있는 기조다.
다행히 풋옵션 만기일과 관련해선 FI들과 원활한 협상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프리IPO에서도 신규 FI들과는 오는 2027년까지 상장을 완수하겠다는 IPO 약정을 맺은 상태다.
FI들과의 협상과정에서 일부 자금은 조기상환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는 최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SKS PE, KB인베스트먼트 등이 보유한 지엠티홀딩스 영구 교환사채(EB) 512억원을 상환한 상태다. FI가 보유한 영구채 1700억원 가운데 조기상환권이 달린 30%를 미리 갚은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초 조기상환 보단 협상에 무게를 두며 IPO를 진행했다"며 "FI들과의 유연한 협상이 이어지며 남은 IPO 절차를 다소 여유있게 진행할 수 있게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직전 프리IPO 몸값 2.6조, 밸류 평가 관건
IB업계에서 DN솔루션즈의 상장 밸류는 3조~4조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직전 지난 3월 프리IPO땐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밸류를 평가받은 바 있다. 공작기계 산업은 소수 기업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점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장점이다.
DN그룹에 인수된 이후 회사 실적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1조2211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 2022년 2조1763억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이미 1조5822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06억원에서 2385억원까지 증가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인수 당시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받을 만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피어그룹들의 주가도 올들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디엠지 모리(DMG Mori), 오쿠마(OKUMA), 야마자키마작(Yamazaki Mazak) 등의 주가가 올들어 강세를 보였다. 지난 2018년 당시 피어그룹들의 주가가 급락해 밸류 책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달리 우호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다만 국내 공작기계 업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8월 기준 국내 공작기계 수주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가량 줄었다. 지난해 금리와 유가 상승이 본격화되며 제조업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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