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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기아 '배당·자사주' 기조 선제적 공표…구체성 진전[정보접근성]⑥'공정공시·인베스터데이' 투트랙 활용…"예측·지속 가능한 정책" 공언

박동우 기자공개 2024-09-20 08:14:2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08:3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가 숙의해 가부를 내리는 경영 사항과 방침·계획은 단순히 의사결정으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어떠한 내용이 담겼는지 주주를 포함한 시장 관계자들에게 소상하게 공개하고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가치(밸류) 상향을 강조하는 추세와 맞물려 기아는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기조를 선제적 공개하는데 집중해 왔다. 매년 1월 공정공시와 3~4월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투트랙(two-track)으로 활용해 안내하고 있다. 정책 서술의 구체성도 한층 진전된 가운데 기아는 "예측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주주가치 제고책을 견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자사주 '5개년' 소각방안 수립, 매년 '최대 5000억' 취득

THE CFO는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올 5월에 공시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등을 기반으로 주요 기업 이사회를 평가했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의 6대 지표를 토대로 기아의 이사회 운영 실태와 활동 내역을 살펴본 결과 255점 만점에 199점을 시현했다.

35점 만점이 배정된 참여도 영역에서 기아는 27점을 받았다. 전체 7개 문항 가운데 이사회 의안 반대 사유 공개에 관한 질문은 채점에서 제외했다. 2023년 연간 이사회 의안 표결 결과를 살피면 이사진이 반대표를 행사한 내역이 없었기 때문이다. 6개 문항 평가 결과에 대해서만 5점 기준으로 환산하면 4.5점으로 집계됐다.


기아는 2023년 1월에 '중장기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시행안'을 공시했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해마다 최대 5000억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이는 내용이 골자다. 이후 물량의 50%를 소각하고 나머지 절반은 사내 유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매입액은 2023년에 한해서만 5000억원으로 적시했다. 이후 연도에 대해서는 취득 규모를 유연하게 조정할 여지를 남겼다. 기아가 공정공시를 통해 "당해년도 경영환경과 손익, 투자비 계획을 고려해 결정되며 유동성 등 재무 목표에 미달할 경우 자사주 매입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기술한 대목이 방증한다.


같은 해 4월에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 행사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서는 자사주를 둘러싼 내용에 국한하지 않고 배당 기조도 제시했다. 수익성 개선에 따라 배당금을 꾸준히 확대한다는 방침을 거론했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20~35%의 배당성향도 명시했다.

◇'배당금→환원율' 핵심지표 변화, 밸류업계획 공시 예고

공시와 기업설명회(IR)를 활용해 주주가치 제고책을 선제적으로 알리는 노력은 올해도 이어졌다. 올 1월에 발표한 '2024년 자사주 매입·소각 시행안'을 살피면 작년과 달리 내용의 구체성이 한층 진전됐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5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공표한 가운데 상반기 안에 전체 매입량의 50%를 소각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3분기 누계 기준 재무 목표를 달성하면 4분기 중으로 남은 50% 물량을 추가 소각한다는 내용도 드러냈다.

2024년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는 '배당금 지속 확대'라는 문구 대신 '현금 환원율 확대 추진'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와 보조를 맞춰 총주주환원율(TSR)을 주주가치 제고 수준을 가늠할 핵심 지표로 설정했다. 단순히 배당만 염두에 두지 않고 자사주 소각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2020년 현금 환원액은 40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 1조2000억원 △2022년 1조7000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배당금 2조2000억원과 자사주 소각분 5000억원으로 구성됐다. 같은 기간 현금 환원율은 26.7%에서 30.7%로 3년새 4%포인트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기업들의 밸류업(Value-up) 노력을 강조하는 만큼 올 10~12월(4분기) 중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겠다는 예고도 했다. 기아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서도 "환원 중심의 소극적 정책이 아닌 대변혁(Total Transformation) 지원을 통한 적극적인 성장 중심의 기업가치 제고를 달성할 것"이라며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앞으로도 견지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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