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IB투자 50돌, 새로운 시작]LP만 80여곳 확보…금융권부터 산업계까지 섭렵⑤심사역 투자 전문성 원동력, 활동 영역도 광범위…PEF 1조 돌파 '임박'
이기정 기자공개 2024-09-12 08:25:40
[편집자주]
아주IB투자는 1974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벤처캐피탈(VC)이다. 한국기술진흥주식회사로 시작해 기보캐피탈을 거쳐 아주그룹의 품에 안겼다. 회사는 50년 동안 대형화, 기업공개(IPO) 등에 성공하며 국내 VC업계 성장의 역사를 함께 써왔다. 최초의 VC로 시작해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의 하우스로 자리잡은 아주IB투자의 눈길은 이제 글로벌을 향하고 있다. 더벨은 아주IB투자의 역사와 성장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성장 전략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IB투자가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속 꾸준하게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이유는 펀드레이징-투자-회수에 이르는 벤처투자 사이클을 충실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특히 80여곳에 이르는 출자자(LP)를 확보하면서 대형 벤처캐피탈(VC)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VC업계 베테랑 하우스로 자리 잡은 아주IB투자는 여전히 LP들에게 큰 신뢰를 받고 있다. 그간 쌓아온 트랙레코드부터 심사역 개개인의 역량까지 두드러진 약점이 없다는 평가다. 투자 섹터 역시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꼽힌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아주IB투자가 벤처펀드 운용실력 못지 않게 사모펀드(PEF) 영역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VC와 PE 영역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한 것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아주IB투자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유망 기업을 발굴해 국내 산업계 성장을 지원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컨소시엄 전략 활용해 사모펀드로 영토 확장…'IBK·NH' 든든한 동반자
1974년 설립된 아주IB투자는 2008년 아주그룹에 인수되면서 본격적인 외형 확장을 시작했다. 당시 3000억원 수준이었던 운용자산(AUM)은 2011년 6557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고 2014년 1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회사는 2018년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2010년대 후반 다시 한번 AUM 규모를 크게 키웠다. 2021년 AUM 2조 달성에 성공했고 올해 상반기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2조2273억원(VC+PE)까지 늘었다. 부문별로는 벤처펀드 AUM이 1조3159억원, PE가 9114억원이다.
비히클 별로 성장 과정이 달랐다는게 특징이다. 벤처펀드의 경우 단독 운용하는 펀드를 주로 만들어왔지만 PEF는 컨소시엄(Co-GP) 전략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금융권 회사들과 동맹을 맺으며 펀드 규모를 키웠다.
아주IB투자는 2006년까지 벤처펀드만을 운용하는 하우스였다. 이 기간까지는 후기 투자가 필요한 경우 그로쓰 투자 개념으로 베팅했다. 2006년 PE 라이선스를 확보하면서 본격적으로 사모펀드 투자에 나섰다.
회사는 첫 PEF 결성부터 Co-GP 전략을 활용했다. 2007년 기보캐피탈 시절 기업은행과 약 500억원 규모 PEF를 만들었다. 이후 2008년 아주그룹에 편입되면서 대신프라이빗에쿼티, 기업은행, NH농협은행 등으로 Co-GP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2017년 아주IB투자는 처음으로 단독 PEF 결성에 성공했다. 2500억원 규모의 '아주 좋은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주인공이다. 이어 아주 좋은 제2호(1700억원), 제3호(2679억원) 등을 결성하면서 PEF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 기간 벤처펀드는 주로 단독으로 결성한 경우가 많았다. 다만 PEF 공동운용사들이 LP로 참여해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갔다. 특히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은 벤처펀드에서도 앵커 LP를 설만큼 아주IB투자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
아주IB투자에 출자한 한 공제회 관계자는 "회사는 LP들과 소통을 가장 잘 하는 하우스 중 한 곳"이라며 "특히 PEF 운용 과정에서 펀드 운용역이 투자 건마다 상세하게 설명해 LP 입장에서 펀드 관리가 용이하다"고 평가했다.
◇정책 LP "산업계 성장 지원하는 대표 운용사, 노하우 강점"
아주IB투자는 2조원 이상의 자금을 굴리는만큼 국내 대부분 LP로부터 한 차례 이상 출자를 받았다. 회사에 출자한 하우스만 약 80곳에 이른다. 이 중에는 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 산업은행 등 정책 LP부터 금융사, 일반 기업 등이 포함돼 있다.
LP 별로 살펴보면 아주IB투자는 산업은행에서 2002년 첫 출자를 받았다. 모태펀드로부터는 2006년에 첫 출자사업을 따냈고 성장금융 출자사업에는 2016년 처음으로 선정됐다. 또 회사는 2011년 정책 LP 가운데 출자를 받기 가장 어렵다고 평가받는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기도 했다.
정책 LP들은 아주IB투자의 트랙레코드에 주목했다. 한 정책 LP 관계자는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는 한 운용사를 수십년 동안 운영해 온 베테랑 심사역"이라며 "오랜시간 투자 활동을 하면서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고 성과 또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정책 LP 관계자는 "아주IB투자는 국내 최초 VC로 PE까지 투자 폭을 지속적으로 넓혀 왔다"며 "IT부터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세컨더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진행하면서 국내 산업계 성장을 지원하는 대표 운용사가 됐다"고 말했다.
아주IB투자의 LP 중에서는 벤처 출자를 많이 하지 않는 곳들도 포함돼 있다. 대표적으로 회사는 2010년 벨기에 화학 회사인 솔베이로부터 약 200억원을 출자받았다. 당시 솔베이는 화학사업부 강화를 목적으로 출자를 진행했고 파트너로 아주IB투자를 낙점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셀트리온, LG화학, 휴젤 등이 아주IB투자에 출자를 진행했다. 이들은 해외기업 투자 등 특정 섹터를 담당하는 펀드에 출자를 진행해 전략적인 시너지 창출을 꾀했다.
VC업계 관계자는 "VC가 아주IB투자 정도의 AUM을 굴리면 LP는 단순 출자 외에도 사업 확장 등 분야에서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실제 NH농협은행의 경우 NH벤처투자 설립 후 아주IB투자와 Co-GP를 맺으며 초기 업계에서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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