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롯데관광개발, 카지노 매출 연동 '미지급비용' 덕봤다카지노 매출 증가 효과로 '세금·기금' 누적, 호텔+카지노 시너지 흑자 전환 '기대감'
정유현 기자공개 2024-09-13 07:23:45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5: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관광개발이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캐시카우 사업인 카지노를 찾는 고객수 확대에 따라 매출과 연동되는 '미지급 비용'이 덩달아 증가하며 현금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하반기에도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호텔과 카지노 사업 시너지에 따라 6년 만에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의 연결 기준 상반기 말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98억6718만원으로 집계됐다. -88억2008만원을 기록했던 작년 반기 대비 대폭 개선된 수치다. 2018년 상반기 말 36억9556만원을 기록한 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전환된 것은 약 6년 만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이익은 -409억5300만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운전 자본 항목의 변동을 살펴보면 현금 흐름 둔화에 영향을 미치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늘었다. 매입채무도 소폭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의 부담이 커졌지만 현금 흐름은 순유입으로 전환된 상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지급비용과 미지급금이 증가한 것이 현금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상반기 미지급비용은 641억원으로 작년 반기 대비 약 28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지급금도 85억원 정도 늘었다. 약 374억원의 현금을 쥐고 있던 영향에 재무적 효과를 본 셈이다.
롯데관광개발의 미지급 비용이 증가한 것은 사업 구조에 기인한다. 여행전문 업체로 시작한 롯데관광개발은 2021년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오픈하면서 포트폴리오에 카지노 사업을 추가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오픈 시기가 코로나19와 겹치면서 실적이 부진했으나 리오프닝 후 제주도 해외 직항노선이 재개하면서부터 실적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카지노(드림타워 카지노) 매출이 실적을 이끌고 있다. 1월~6월 카지노에서 매월 200억원이 넘는 매출이 발생했다. 호텔 부문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성과도 있었지만 카지노가 매출과 드롭액, 이용객수 등 전 부문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쓰는 상황이다.
사업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22년까지는 호텔업(64%)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23년 지난해 처음으로 카지노가 48.6%로 호텔(29.5%)를 기록했다. 2024년 상반기 카지노 61.4%, 호텔업 18.1%로 격차가 벌어졌다. 카지노가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캐시카우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카지노의 경우 매출액의 10% 범위에서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이듬해 납부해야 한다. 카지노 매출액의 각각 4%와 0.35% 내에서 개별소비세와 중독예방치유부담금도 납부해야 한다. 카지노 매출이 증가할수록 연동되는 '미지급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다. 손익 계산서상 비용으로 인식하지만 아직 현금이 유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금흐름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통상적으로 미지급 비용은 부정적인 요소로 해석하지만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다르다. 카지노 매출이 증가했다는 것을 미지급 비용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제주도 방문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태다. 특히 8월에 호텔과 카지노 양대 부문의 동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별도 기준 매출 505억4900만원을 기록했다. 창사 후 월간 최대 실적이다. 카지노는 8월 순매출 330억1200만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300억원대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2018년 이후 약 6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다. 증권가에서 추산한 롯데관광개발의 연간 매출은 4784억원, 영업이익은 약 497억원이다. 황금 노선이라 불리는 제주~일본 도쿄 직항노선(주 3회)이 3년4개월여 만에 재개된 점도 호재다. 아시아 국가의 주요 도시와 제주를 잇는 직항노선 운항이 주 190회까지 확대 운행 중이다.
드림타워 카지노의 경우 카지노 뿐 아니라 호텔 및 부대시설 전체를 소유 및 운영하고 있다. 같은 실적이라도 순매출의 상당부분을 컴프비용(숙박 및 식음료 이용비 등)으로 따로 지불해야 하는 다른 카지노보다 수익성이 좋은 구조다.
또 카지노뿐 아니라 호텔 사업에서도 성과가 기대된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10월 국경절 기간(10일)에 일 최대 1350개의 객실(전체 객실 1600개)이 예약된 상태다. 해외 직항 확대된 점 등을 감안하면 일 최대 1500실에 육박했던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제주 해외 직항노선 운항 정상화로 드림타워를 찾는 아시아권 중심의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급증하고 있다"며 "호텔과 카지노의 시너지 효과가 갈수록 커지면서 드림타워 매출의 슈퍼 사이클 진입을 알리는 청신호가 켜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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