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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빠진 중소형 증권사]'PF 줄인' 다올, S&T 강화 효과는 '아직'2분기 대손충당금 대거 반영하며 적자전환…'사업 다각화' 여전한 과제

안준호 기자공개 2024-09-13 13:00:44

[편집자주]

iM증권, 한화투자증권, SK증권, 다올투자증권, 상상인증권 등은 2024년 2분기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들이다. 이들 증권사는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중소형 하우스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부동산금융 관련 충당금을 적립한 데 이어, 각 사업부문별 실적 약화가 적자 전환의 배경으로 여겨진다. 증권 업황 악화를 버티던 중소형 증권사의 체력이 고갈되고 있는 만큼 각 하우스별 특징을 더벨이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침체로 촉발된 다올투자증권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단기 실적 악화는 물론 주요 자회사 매각이 진행되며 새로운 성장동력 없인 턴어라운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흑자였던 최근 분기 실적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다올증권은 2022년 사명 변경과 함께 중장기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PF, 대체투자, 해외 진출 등이 주된 먹거리였다. 다만 과거 성장 동력이던 부동산PF 부문은 현재 주된 걸림돌이 됐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세일즈앤트레이딩(S&T) 강화에 나섰으나 단기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태다.

◇충당금 추가로 분기 적자…재무구조 안정화 '총력'

다올증권은 2024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324억원, 당기순손실 217억원을 거뒀다.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이 IB 부문에서 대거 적립하며 적자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에 따라 충당금 추가 적립이 불가피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부동산PF 연착륙을 위한 사업성 평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성 평가 분류를 세분화하고, 부실 우려 사업장은 경·공매 절차를 추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다올금융그룹도 2분기에만 증권 257억원, 저축은행 83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번 실적 악화가 당장 재무 안정성을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속적인 채권 매각과 상환을 통해 부동산PF 익스포져를 줄여왔다. 충당금 차감 후 부동산 PF 포지션은 2022년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약 80%(5333억원)였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50%(3657억원) 가량으로 감소했다.

회사 역시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상태다. 현금성 자산 규모를 꾸준히 늘린 가운데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차입구조 장기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에도 후순위채로 200억원을 조달했다. 현재 장기 차입 비중은 약 42.1%로 지난 2022년(34.3%) 대비 증가했다.

그럼에도 빠르게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리긴 쉽지 않은 편이다. 이병철 현 회장 취임 이후 추진했던 중장기 사업 전략의 주된 동력이 PF 수익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은 관련 투자를 줄여온 것은 물론 운용 인력도 대거 퇴직했다.

상반기 기준 다올증권 임직원 규모는 총 346명으로 2년 전(510명)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감소 인원은 대부분 계약직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등을 축소하며 계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딜 소싱을 담당하던 인력들이 대거 타 증권사로 이동했다.


◇PF·대체투자 '올인' 금리인상기 부메랑

다올증권의 전신은 지난 1981년 설립된 한국기술개발주식회사다. 회사는 민영화를 거쳐 한국종합기술금융식회사(KTB)로 이름을 바꿨고, 2008년 증권업에도 진출했다. 다만 증권사로서 본격적인 성장을 이룬 것은 현재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병철 회장이 경영진에 합류한 2016년 이후다.

회사의 수익구조는 2016년을 기점으로 변화했다. IB부문에 해당하는 ‘인수주선’ 관련 영업이익은 2015년 약 60억원에서 2016년 18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부문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서 93%로 확대됐다. 투자중개, 자기매매 등 여타 부문 실적이 감소하는 가운데 실적을 지탱했다.

이 회장은 물론 NH투자증권, 교보증권에서 IB 조직을 총괄했던 최석종 전 사장이 부임해 영업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시기 부동산금융은 물론 태양광, 항공기 등 다양한 대체투자 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상반기엔 영업이익 1194억원, 순이익 957억원으로 증권업 진출 이후 가장 큰 실적을 거뒀다.

여타 증권사들과 달리 정통 IB 시장 대신 대체투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덕분이다. 이런 ‘올인 전략’이 더 큰 부메랑으로 돌아온 측면도 크다.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은 동안에도 주식 시장은 호황기를 이어갔지만,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 자산 중개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기에 과실을 누리지 못했다.

다올증권은 최근 S&T 부문 신설과 함께 외부 인력도 다수 영입했다. 다만 자산 규모가 크고 레버리지 효과가 큰 부동산과 달리 단기간에 큰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실제 신설 부문 성과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T 실적은 1분기 173억원, 2분기 189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거뒀다. 2023년 상반기(약 393억원) 대비 감소한 규모다.

이런 점이 현재 2대 주주인 김기수씨가 경영권 참여를 주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주주총회 신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도 △PF리스크 재평가 △보수 체계 개편 △사업 다각화 추진 등을 주된 목적으로 제시했다. 선임 자체는 불발됐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주주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2대 주주 측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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