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리츠운용이 12일 '을지로 패스트파이브타워' 매입을 마무리 짓는다. 신탁 공매로 나온 물건을 리츠에 담는다. 앞서 기존 비히클(Vehicle)이었던 펀드가 차입금 상환에 실패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먼저 리츠가 경공매에서 낙찰 받은 자산을 인수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리츠운용은 각종 경쟁 입찰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우선매수권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딜 소싱 역량을 증명해 온 곳이다.
무엇보다 최근 은행보험업권에서 조성한 신디케이트론(공동 대출)의 첫 활용 사례로서 시사점이 크다. 10개 금융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을 위해 최초 1조원 규모 자금을 모았다. 투자금은 최대 5조원까지 커질 예정이다.
신한리츠운용은 약정액이 남아있던 블라인드리츠를 활용해 딜을 진행했다. 블라인드리츠는 프로젝트펀드와 비교해 투자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블라인드리츠를 모리츠로 두고 패스트파이브타워 인수를 위한 자리츠를 만들었다.
블라인드리츠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모자(母子) 구조는 PF 신디케이트론 조건을 맞추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모리츠는 자리츠 총 사업비 1355억원 중 에쿼티 240억원만큼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는 자기자금 요건을 충족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리츠가 독립적인 회사이자 영속적인 투자기구인 점 역시 PF 부실사업장 등을 인수할 때 강점으로 작용한다. 개별 리츠들은 모두 하나의 회사로서 국토교통부의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에 사업 투명성이 높다.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 활용도 가능하다.
리츠를 만난 패스트파이브타워는 재구조화에 성공할 수 있다. 자산을 염가에 매수한 신한리츠운용은 임대차 개편과 건물 증개축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대주단이었던 일부 캐피탈사들은 에쿼티 투자자로 다시 참여해 배당을 받을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 회복의 마중물로서 리츠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에 리츠는 부실사업장 인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금융당국과 국토교통부가 지속가능한 PF를 위한 프로젝트 리츠의 도입,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기업구조조정리츠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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