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부동산 리딩 플레이어]"올해 3조 거래 매듭, 법인고객·지방자산 영역 확장"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캐피탈마켓그룹 손영국 전무·최주상 이사
정지원 기자공개 2024-11-14 07:36:20
[편집자주]
상업용부동산 시장 침체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거시경기 악화로 자금시장과 기업경제 모두 얼어붙었다. 신규 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자산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 주요 딜들을 성사시킨 플레이어들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24년 시장을 이끌었던 키 플레이어들을 더벨이 만나보고 올해 성과와 전략, 내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C&W코리아)는 올해 가장 큰 규모 거래였던 더에셋 강남(구 삼성물산 서초사옥) 매각 자문을 맡았다. 시장이 수년간 얼어붙어 있었던 만큼 적정 매각 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 최종 클로징이 가능할지 등에 업계의 의견이 엇갈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더에셋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1조1000억원에 손바뀜됐다. 흔하던 거래 기간 연장도 없었다.거래를 주도한 C&W코리아 캐피탈마켓(CM·Capital Market)그룹의 수장인 손영국 전무는 최근 더벨과 만나 "시장의 다양한 주체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왔다"며 폭넓은 네트워크와 수십년간 쌓아온 전문성을 거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룹은 일반법인들의 전략적투자자(SI) 참여가 확대되자 기업솔루션팀을 출범시켰을 정도로 유연하게 조직을 운영하는 가운데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에셋 자문을 담당한 상업용부동산(CRE·Commercial Real Estate)팀의 최주상 이사는 "내년에는 시장으로 활발하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롭게 주목 받게 될 자산들의 거래들을 주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 내에서 전통적인 오피스 거래뿐만 아니라 법인의 자산유동화, 사옥 매입 자문, 디벨로퍼의 개발부지 매각 등에서 특히 경쟁력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1.1조 몸값 더에셋 거래, 세빌스코리아와 함께 자문
C&W코리아 CM그룹은 올해 랜드마크 딜이었던 더에셋 강남 매각 자문을 세빌스코리아와 함께 수행했다. 지난 3분기 중 코람코자산신탁에서 삼성SRA자산운용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올해 최대 규모 거래로 자산가격만 1조1042억원에 달한다.
그룹의 리더는 손영국 전무다. 25년간 업계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인물이다. 1998년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00년 세빌스코리아의 전신인 BHP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매입매각 자문 업무는 2012년 메이트플러스(현 에비슨영코리아)에서 본격적으로 맡았다. 2017년부터 C&W코리아 CM그룹 총괄직을 맡아 조직을 이끌고 있다.
C&W코리아 합류 후 △판교 알파돔6-3지구 사업권 양수도(2018년) △한진중공업 사옥 유동화(2019년) △스테이트 타워 남산(2019년) △돈의문 D타워 매입자문(2020년) △문래 영씨티 매각(2020년) 등 굵직한 거래들을 마무리 지었다.
CRE팀이 손 전무와 함께 더에셋 매각을 성사시켰다. 그룹은 CRE팀을 비롯해 기업솔루션(CS·Corporate Solution)팀, 산업(Industrial)팀, 크로스보더(Cross-Board)팀 등 4개팀을 두고 있다. 자산의 규모가 아닌 거래 주체가 되는 기업들을 타겟팅해 팀을 나눠 자문 전문성을 더 했다.
손 전무는 "기업솔루션팀은 지난해 하반기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기존 제도권에 있는 회사들 예컨대 자산운용사, 리츠사, 증권사에 국한된 마케팅으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를 느껴 법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팀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기업이나 고액 자산가의 자산 유동화, 사옥 확보 등 다양한 수요에 대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더에셋 클로징의 주역인 CRE팀은 상업용부동산 매입매각과 관련해 전통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다. 코어·코어플러스 자산부터 시작해 밸류애드·개발 물건, 구조화 거래까지 전 영역을 포괄한다. 다만 물류나 데이터센터 등 산업 자산 거래나 해외 투자자들과의 거래는 타 팀에서 진행하고 있다.
최주상 이사가 CRE팀의 리더다. 최 이사 역시 건설부동산 업계에서만 17년간 몸담은 인물이다. 개발 컨설팅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2014년 C&W코리아에 합류했다. 그는 지금도 업계 내에서 밸류애드 자산 및 개발 물건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특히 뛰어난 인물로 손에 꼽힌다.
관련 트랙레코드도 화려하다. △삼성물산 가산동 물류센터 매각(2018년) △인천 용현.학익 1블록 공동사업자 유치(2019년) △홈플러스 4개점 매각(2020년) △부산 MBC 매각(2022년) △구로 쌍용자동차 정비소 부지 매각(2023년) 등 개발 부지 매각을 주도했다. 가산동 물류센터는 8만평 규모 지식산업센터 '가산 퍼블릭'으로 재탄생했다. 자산의 매도자뿐만 아니라 매수인인 개발 주체도 큰 성과를 거둔 사례로 알려졌다.
최 이사는 처음 클로징했던 매각 딜을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로 꼽았다. 2017년 광주 한솔냉동 창고 매각 자문을 수행했다. 그는 "현재는 물류센터가 중요한 거래 섹터로 자리매김했지만 당시만 해도 냉동창고 거래 사례가 없었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다양한 실수요자, 자산운용사,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국내 부동산에 첫 투자했던 클라이언트가 30%가 넘는 내부수익률(IRR)를 달성하고 엑시트할 수 있게 됐다"며 "외국계 투자자들에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코어오피스 외 리테일·주유소 매각 '성과'…"서비스 섹터 확장할 것"
C&W코리아는 올해 3조원 이상의 자산 매각을 완수할 전망이다. 1조1000억원 규모 더에셋을 비롯해 위워크선릉(1470억원), 케이스퀘어시티(4000억원), 센터플레이스(2500억원), 보령빌딩(1300억원), 디어스명동(430억원) 등 거래의 매입 또는 매각 자문을 맡았다. 경쟁사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GS칼텍스와 SK리츠의 주유소 포트폴리오도 다수 매각에 성공했다.
손 전무는 올해 성과에 대해 "고객에 즉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평소에도 운용사, 건설사, 증권사, 법인 등 시장 주체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왔다"며 "광범위한 마케팅 풀을 구축하고 있어 고객의 필요에 유연하게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회사 내 타 본부를 비롯해 해외지사, 경쟁사들과 소통 및 협업하면서 자문 전문성을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올해 랜드마크 딜이었던 더에셋 매각 자문에서도 시장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냈다. 더에셋은 강남업무지구(GBD) 트로피에셋으로 올해 가장 비싼 가격에 매각됐다. 3.3㎡(평)당 4500만원, 총 1조1042억원 거래가를 기록했다. 당초 업계는 평당 4000만원 초반 가격을 예상했다. 하지만 입찰에서 8여곳의 원매자가 대거 몰리는 등 흥행했다.
검증이 필요 없는 시니어 리더십(Senior Leadership)이 최초 자문 계약을 맺게 된 계기다. 손 전무와 이수정 세빌스코리아 대표는 20년 이상 업계에 몸담으면서 다수 코어에셋 매입매각 자문 경험을 축적해 왔다. 손 전무는 "두 회사 모두 매도인 측과 오랜 기간 신뢰 관계를 구축해 왔던 터라 컨설팅사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거래와 관련해선 "양사가 협력해 전방위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매각가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안정적 자금조달, 최종 딜 클로징이 가능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 이사 역시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실질적으로 매도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떠올리면서 "자금조달 시장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시장이 점차 풀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C&W코리아도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손 전무는 "내년엔 오피스 거래의 경우 금리 하락과 기관의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증액에 따라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낮은 공실률과 높은 임대료 상승률이 뒷받침돼 탄탄한 장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호텔, 임대주택, 물류 등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재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W코리아는 앞으로도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조직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신설한 기업솔루션팀에선 올해 1년 사이에만 100개가 넘는 기업 보유 부동산을 다뤘다. 손 전무는 "GS칼텍스가 보유한 55개 주유소, SK리츠운용이 갖고 있는 SK주유소 31개 매각 자문을 맡았다"며 "이 외에도 지방 공장 매각, 사옥 유동화 등 기업들의 다양한 자산의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 역시 내년 시장 전망을 설명하면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거래 섹터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한 딜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투자자의 전략이 돋보이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클로징 되지 않았던 딜들이 정리되고 새로운 자금들이 뉴이코노미쪽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끝으로 "물류센터, 개발 부지, 주유소 등 시장에서 당장 주목받지 않았던 다양한 자산들의 거래를 개척해 왔다"며 "어떤 프로젝트든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하기 때문에 흥행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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