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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티켓 파워]EMK <벤자민 버튼>, 독창적 연출에도 호응 '저조'[뮤지컬] 티켓 판매량 1만9608장, 객석 점유율 48.8% 추정

이지혜 기자공개 2024-09-23 08:13:37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야심작이 예상 밖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창작 초연 뮤지컬 <벤자민 버튼>이 스타 마케팅을 펼쳤는데도 중형 극장의 절반도 못 채운 것으로 파악됐다.

<벤자민 버튼>은 2024년 5월 1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 작품이다.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 배우가 주인공 '벤자민 버튼' 역을,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 배우가 '블루' 역으로 분했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투자를 맡았다.


이 작품은 EMK뮤지컬컴퍼니가 오랜 기간 준비한 창작 초연 뮤지컬이다.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삼았지만 조광화 연출이 직접 각색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남자의 삶을 통해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탐구한다는 원작의 틀은 유지하되 주인공이 겪는 세부적 이야기에 변화를 줬다.

<벤자민 버튼>은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나무로 만든 퍼펫을 활용해 무대를 독특하게 구성했고 재즈 중심의 음악으로 다른 뮤지컬과 차별화했다. 또 초연작인 만큼 동방신기의 멤버이자 가수인 심창민씨가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다는 점 등으로 관객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벤자민 버튼>의 객석 점유율은 48.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09석 규모의 에서 66회 공연 동안 것을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다. <벤자민 버튼>이 공연되는 기간 세종M씨어터에서는 1만9608장의 티켓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에는 전관판매, 단체판매 등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공연법상 전산 예매 시스템을 통해 티켓이 발권되지 않은 경우, 예외적으로 해당 공연정보를 KOPIS에 보내지 않을 수 있다. 전관판매, 단체판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중·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뮤지컬 작품은 유료 객석 점유율 65%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잡는다. 이를 고려하면 <벤자민 버튼>은 제작비를 회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티켓 판매 수익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KOPIS가 집계한 올 상반기 뮤지컬 티켓 평균 가격인 5만85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벤자민 버튼>은 약 11억원,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작품을 기준으로 한 평균 티켓 가격 9만9853원으로 계산하면 약 20억원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창작 뮤지컬은 라이선스 뮤지컬과 달리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이 때문에 EMK뮤지컬컴퍼니는 창작 뮤지컬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벤자민 버튼>의 사례는 새로운 IP(지식재산권)를 개발하는 데 따르는 리스크를 보여줬다. 대규모 투자와 오랜 개발 기간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인터파크 티켓에 따르면 <벤자민 버튼>의 관객 구성은 여성이 86%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36.8%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29.1%로 뒤를 이었다. 40대는 18.8%, 50대는 9.8%, 10대 3% 순이었다.

EMK뮤지컬컴퍼니는 공연과 관련해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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