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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인사코드]한국캐피탈, 대표 '공모'로 외부 전문가 선임외부 출신 금융 전문가 인사 기조 이어져…내부 승진 단 한 차례

김경찬 기자공개 2024-09-24 12:50:17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주요 금융지주 인사의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11: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캐피탈은 '공모'를 통해 대표이사를 선임한다. 대주주인 군인공제회는 2010년 이후 대표 모집 공고를 내고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대표를 선임하면서 외부 전문가를 중용하는 인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군인공제회가 한국캐피탈을 인수한 이후 선임된 7명의 대표 중에서 6명이 외부 출신이다.

◇대주주 군인공제회서 대표이사 공모 진행

한국캐피탈은 군인공제회가 지분 80.41%를 보유한 여신전문금융사다. 1989년 중부리스로 설립됐으며 2001년 6월 군인공제회가 인수했다. 군인공제회가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선임한 대표는 유인완 전 대표다.

유 전 대표는 한일은행 출신으로 임원부속실장과 동경지점장 등을 지냈다. 한일투자신탁운용 대표를 거쳐 지난 2001년 한국캐피탈 대표로 선임됐다. 유인완 전 대표는 임기 중인 2005년 4대 여신금융협회장에 선임되며 약 1년간 겸직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는 공모방식으로 대표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한국캐피탈뿐만 아니라 대한토지신탁, 엠플러스자산운용 등 다른 계열사도 공모로 대표를 선임한다. 공모를 통해 처음으로 선임된 대표는 유재정 전 대표다. 유재정 전 대표는 씨티그룹캐피탈(현 OK캐피탈)에 입사해 효성캐피탈(현 M캐피탈)과 KT캐피탈(현 애큐온캐피탈)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한 여신 전문가로 평가된다.

공모방식이 초기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유재정 전 대표가 임기 만료 전 사임을 표명하고 신임 대표 공모에 나서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공모 없이 군인공제회에서 기회관리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인규 전 대표가 후임으로 선임됐다. 육군 출신인 이인규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취임 한 달 만에 물러나면서 김철영 전 대표가 뒤를 이었다. 김철영 전 대표는 산은캐피탈 출신으로 재무관리실장, 경영관리본부장, 기회관리본부장 등을 지냈다.

◇은행 출신 캐피탈 업권 경력자 선임 기조 이어져

김철영 전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군인공제회는 대표이사 지원자격을 완화했다. 여전사 임원 3년 이상 경력자 기준을 2년 이상으로 낮췄다. 또한 리스, 인수합병(M&A),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영업분야 업무 경력자 기준은 지원자격에서 제외됐다. 새로운 공모 기준으로 발탁된 인물이 이상춘 전 대표다.

이상춘 전 대표는 BNK캐피탈 대표직을 수행하며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대표 공모에서 최종 선임됐다. 이상춘 전 대표는 롯데캐피탈의 창립멤버로 경영관리본부와 기업금융본부, 개인금융본부 등을 담당했다. 이후 BNK캐피탈 초대 대표로 부임해 5년 만에 자산 4조원대 캐피탈사로 성장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캐피탈 대표로는 6년간 재임하며 역대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올랐다. 이상춘 전 대표는 체질 개선에 집중하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한국캐피탈은 이상춘 전 대표가 재임한 동안 총자산이 2배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6배 이상 성장했다. 임직원들의 근무환경도 대폭 개선해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

정상철 현 대표(사진)도 공모를 거쳐 선임됐다. 정상철 대표는 KB국민은행 출신으로 기업금융 전문가로 평가된다. 국민은행에서 중소기업기획부장, 부산·울산지역 본부장, 영등포지역영업그룹 대표 등을 지냈다. KB캐피탈에서는 기업금융본부 전무와 부사장을 역임했다. 정상철 대표의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6년 3월까지다.

한국캐피탈이 매번 외부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아니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대표를 지낸 정범훈 전 대표는 유일한 내부 승진 대표이사다. 정범훈 전 대표는 한화그룹, 캐나다로얄은행을 거쳐 1991년 한국캐피탈에 과장으로 입사해 대표직까지 올랐다. 당시에도 내부 승진은 드문 사례로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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