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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쏟아지는' 보험사 자본성증권, 투자자 '피로도' 쌓인다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 추가 청약 저조…증액 과정서 증권사들 720억 인수

백승룡 기자공개 2024-09-30 15:27:19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15:3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보험이 6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올 하반기에만 총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발행 과정에서도 투자수요가 증액 목표액에 미달돼 주관 증권사가 미매각 물량을 인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보험사 자본성 증권 발행물량이 쏟아지면서 시장의 피로도가 쌓이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전날 총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30년 만기로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증권이다. 다만 5년 뒤인 2029년 9월 콜옵션(조기상환권) 조항이 있다. 이자율은 연 4.8%로 최종 확정됐다. 발행 주관업무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인수단으로는 한화투자증권, 아이엠(iM)증권, 한양증권이 참여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이달 1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 총 5280억원의 투자수요를 모았다. 신고금액인 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자금이 몰렸지만, 증액 목표치였던 6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화생명의 실질적인 조달 목표액은 6000억원이었기에 추가 청약을 거쳤지만 매수주문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팔리지 못한 720억원어치 물량은 증권사가 떠안으면서 6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이 이뤄진 것이다. 단독 대표주관을 맡은 KB증권이 710억원, 인수단으로 참여한 한양증권이 10억원을 각각 나눠서 인수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한화생명이 올해 7월 5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당시의 상황이 동일하게 반복된 모습이다. 당시 한화생명은 3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 나서 356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다만 한화생명의 발행 목적은 같은 달 콜옵션 행사를 앞둔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차환으로, 실질적인 조달 목표액은 5000억원이었다. 추가 청약에서 770억원을 확보한 뒤 나머지 670억원은 주관사였던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5000억원 규모 발행이 이뤄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보험사들이 자본성 증권으로 후순위채를 택하고 있는 반면,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어 투자수요 확보가 빠듯한 편”이라며 “기관들은 신종자본증권 투자 시 금융지주나 은행 등 신용등급 최상위 발행사 정도만 고려하고 있어, 보험사 신종자본증권은 상대적으로 수요층이 얇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리테일 수요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 자본성 증권 발행물량이 많아 수급상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신종자본증권 대비 상대적으로 투자자층이 두터운 후순위채도 최근 수요예측에서 간신히 모집액을 채우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흥국화재는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매수주문이 1970억원에 그쳐 추가 청약으로 모집액을 채웠다.

ABL생명보험은 모집액 2000억원, 증액 목표치 3000억원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223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아 증액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메리츠화재의 최대 6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과정에서도 수요예측에서 5930억원, 추가 청약에서 310억원이 각각 모여 나머지 260억원은 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등 주관 증권사들이 인수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 보험사들의 자본성 증권 발행 물량이 부쩍 늘었다”면서 “회계기준이 IFRS-17로 바뀌면서 보험사 부채가 시가로 적용되는데, 통상 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 금리 하락 시 지급여력비율(K-ICS) 산정에 불리한 탓에 선제적인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회사채 대비 자본성 증권의 투자자는 제한적인데 물량이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 시장의 피로도가 쌓이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720억원은 기관투자자와 증권사의 리테일 물량으로 바로 소진됐으며 이는 수요에 따라 이뤄진 것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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