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는 항공업계]대한항공, 탄탄한 '실적·재무' 메가캐리어 주도권…남은 과제는③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유도…펀더멘털 강화로 손실흡수력 증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4-10-02 09:18:07
[편집자주]
항공업계가 새로운 경영환경을 맞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FSC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란 모순에 직면했다. 또 FSC 산하 LCC들 인수합병이 추진되며 단거리노선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틈을 메우는 것은 LCC들이다. 장거리노선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단거리노선도 확장하고 있다. 도서지역 공항 개항에 맞춰 소형항공사들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항공시장은 새로운 경쟁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더벨은 항공시장을 진단하고 각 항공사들이 준비하는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업 구조조정은 대한항공을 앞세운 한진칼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적 대형항공사(FSC)간 합병은 대한항공이 주도권을 쥐고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형태로 진행 중이다. 이후 전개될 저비용항공(LCC) 구조조정에서도 한진칼의 주도권은 한층 더 세질 것으로 전망된다.한진칼이 항공업 구조조정의 중심에 서게된 배경은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네트워크를 촘촘하게 구성했기 때문이다. 또 탄탄한 실적을 거두며 재무건전성 등 펀더멘털을 강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항공사들이 부실이 누적돼 부진을 겪던 2017년 전후와 코로나19 위기 등에도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우량한 펀더멘털을 과시했다.
메가캐리어 탄생이 9부능선을 넘어선 가운데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또 다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자체 펀더멘털을 더욱 강화하고 기초체력이 저하된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과제가 부여되고 있다.
◇항공업 구조조정, 대한항공이 주도권 쥔 이유는
대한항공은 2019년을 기점으로 본격화한 항공업 구조조정에서 중심 축으로 부상했다. KDB산업은행 주도로 산업 합리화 조치가 추진된 가운데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그외 항공사를 구조조정하는 방안이 부상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항공업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업계 및 각 항공사들을 연착륙 시킬 방법은 FSC 두 곳을 합쳐 메가캐리어를 만드는 것이란 진단을 내렸다. 통폐합 과정에서 불필요한 경쟁요소를 줄임으로써 효율화를 꾀한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매물로 등장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주체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을 지목했다.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도 이 시기 전면에 등장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을 선택한 배경은 효율화와 안정성이었다. 항공업을 영위하는 기업집단 가운데 한진칼이 가장 크고 펀더멘털이 좋았다.
동시에 산업은행은 항공업계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에서도 효율성을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일부 부실이 있지만 자금을 수혈해 충분히 정상화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항공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우선 정상화 했고 이를 지렛대로 아시아나항공 등의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실제 산업은행의 선택을 받는 과정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펀더멘털은 경쟁사 대비 확실한 우위에 있었다. 특히 2017년 전후 항공업 위기상황과 2020년 코로나19 등 리스크를 비교적 잘 넘겼다.
대한항공 매출은 2018년 12조7023억원에서 2019년 12조3843억원 등 정체기를 겪었다. 이 시기 영업이익은 2018년 5688억원, 2019년 1761억원 등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항공기 리스 등 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과 외환차손 및 기타해외영업관련 영업외비용 증가로 순손실이 크게 늘었다.순손실은 2018년 1611억원에서 2019년 6288억원으로 불어났다.
2020년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대한항공 매출은 7조6062억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영업이익은 11089억원으로 큰 부침은 없었다. 순손실 규모는 오히려 2300억원으로 이전보다 줄었다. 항공편 감소로 영업비용이 크게 줄었고 각종 판관비 지출을 줄인 결과였다.
한진칼도 대한항공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다만 순손실 구간이 더 길었다. 또 코로나19 이후 자산매각 등 과정을 거치며 매출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체질개선 결과 최근 영업이익과 순손실 등 규모가 커졌다.
2018년 1조3049억원 수준이던 한진칼 매출은 코로나19가 절정이던 2021년 1484억원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 2757억원으로 증대됐다. 이 기간 부실은 줄어들고 오히려 수익성은 개선됐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이어진 순솔싱은 2022년 6596억원을 거쳐 2023년 3883억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과 재무 등 펀더멘털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매출 7조1834억원까지 성장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3조8953억원 수준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이후 엔데믹 이후 지난해 7조6233억원으로 매출을 끌어올렸다.
다만 과거부터 이어져온 과도한 차입금 의존의 결과 순손실 기간이 길고 누적 순손실액도 컸다. 순손실은 2018년 1959억원, 2019년 8179억원, 2020년 5030억원, 2021년 5168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2022년 순이익 전환했지만 규몬느 265억원에 그쳤다. 2023년에도 순이익 1805억원에 그쳤다.
◇완전 합병까지, 재무구조 더 높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가른 가장 결정적 이슈는 재무구조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부채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정책자금을 계속 집행해도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못할 정도로였다는 후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2018년 말 2625.74%로 집계됐다. 자본총액은 4946억원으로 규모가 작았지만 부채총액은 12조9869억원으로 불어난 결과였다. 거듭된 실적 부진으로 이익잉여금은 줄고 항공기 운항을 위해 계속해 비용이 투입되면서 결과적으로 외부 차입금만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총차입금은 2018년 말 7조624억원으로 집계됐다. 장단기 차입금과 회사채 등 운전자금 명목의 조달에 더해 항공기 도입에 투입된 장단기 리스부채도 대거 보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총차입금 규모는 2023년 말 7조8103억원으로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영업현금창출 등으로 현금성자산을 늘리지 못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보유현금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2018년 말 1조5589억원에서 2023년 말 5911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5조5035억원에서 7조2192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차입금비율은 20218년 말 1112.72%에서 2023년 말 794.80%로 소폭 낮아졌다.
반면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탄탄한 실적에 기반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했다. 최근 5년 추이를 살펴보면 재무건전성은 매년 개선되고 있다. 2018년 부채비율 717.13%에서 지난해 말 209.65%로 크게 개선됐다.
부채비율 개선의 큰 축은 우량한 실적에 기반한 영업현금창출력 증대와 외부 차입금 감축 노력이다. 물론 산업은행 등의 정책자금 지원으로 숨통을 터준 부분도 대한항공 재무구조 개선의 마중물이었다.
대한항공 보유현금은 2018년 1조7407억원에서 2023년 말 6조1748억원을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15조7392억원에서 10조9469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른 순차입금은 2018년 말 13조9985억원에서 2023년 말 4조7721억원으로 줄었다. 순차입금비율은 442.63%에서 2023년 말 48.625로 감소하며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현재 추진되는 FSC 구조조정은 막바지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대한항공은 글로벌 여러 규제 당국의 허들을 넘으며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전히 과제는 산적해 있다. 완전한 합병 이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재무건전성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과거부터 누적된 아시아나항공 부실이 통합 FSC로 스며들지 않도록 재무건전성 확보와 이를 위한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 봤을 때 과거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초체력은 크게 차이가 났다"며 "여전히 리스크가 일부 잔존하는 가운데 리스크를 절연할 수 있는 가장 큰 버팀목은 대한항공 펀더멘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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