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위협받는 한진칼]지배구조 취약한 국적항공사…우호지분 45.5% '이상무'①조원태 회장 일가 직접 보유지분 16.60%…우호지분 30% 수준
고설봉 기자공개 2025-05-19 07:56:27
[편집자주]
한진그룹 지배구조가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건설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율을 늘리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모습이다. 양측간 지분율 격차는 단 1.5%다.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라며 경영권 분쟁 의도를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재계에선 특정 이슈를 분수령으로 적대적 M&A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벨은 한진칼 지배구조를 들여다보고 양측간 분쟁 가능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이 위협받고 있다. 모회사인 한진칼에 대한 지배구조 분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경영 안정성과 운항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국적 항공사가 잦은 분쟁에 휘말리면서 항공업계를 넘어 당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재계에선 한진그룹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그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들의 한진칼 직접 보유 지분율은 16.6%에 그친다.
다만 조 회장은 여러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대한항공 사우회 등이 보유한 지분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델타항공, 항공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군으로 들어온 KDB산업은행까지 다양한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을 합하면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45.44%로 늘어난다.
◇호반그룹 “단순 취득”이라지만
호반건설과 호반, 호반호텔앤리조트 등 특수관계자들은 지난 12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67만5974주(1.02%)를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호반건설 등 특수관계자의 한진칼 지분율은 기존 17.44%에서 지난 12일 기준 18.46%로 1.02% 포인트 늘었다.
이번에 한진칼 지분 매집에 나선 것은 호반과 호반호텔앤리조트다. 호반이 3만4000주(0.05%), 호반호텔앤리조트가 64만1974주(0.96%)를 각각 매수했다. 이로써 양사의 한진칼 지분율은 0.15%와 6.81%로 높아졌다. 호반건설은 한진칼 지분 11.5%를 보유 중이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주요 주주로 등장한 것은 2022년이다.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사모펀드 KCGI로부터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2023년 팬오션으로부터 한진칼 지분 5.85%를 추가 매입하며 지분율을 늘려왔다.

이후 호반그룹은 호반건설 뿐 아니라 호반과 호반호텔앤리조트 등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해왔다. 그룹 내 여유자금을 활용해 한진칼 지분율을 늘리면서 지속적으로 한진칼 경영권을 행사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견제해왔다.
호반건설 측은 이번 추가 지분 매집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계 등에선 기존 호반그룹의 행보 등에 비춰 충분히 경영권 분쟁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평가가 나온다.

◇탄탄한 조원태 회장 우호지분 45%
호반그룹은 아직 적대적 M&A 시도 등을 펼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언제든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의 지분을 확보한 만큼 특정 이슈 등이 발생할 경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최대주주와 2대주주간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아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높다. 이번 호반그룹의 추가 지분 매입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호반그룹간 지분 격차는 1.50%포인트로 줄었다. 조 회장 등 특수관계자의 지분 단순 합계는 총 19.96%다.
조 회장 일가의 직접 보유 지분율은 호반그룹에 비해 더 낮다. 조 회장과 그 일가가 직접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16.60%로 평가된다. 세부적으로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 5.78%를 보유하고 있다. 어머니 이명희 씨가 5.73%, 동생 조현민 한진 사장이 2.0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외 정석인하학원 1.90%, 일우재단 0.14% 등이다. 나머지 친족 3명이 보유한 지분율은 0.004% 수준이다.
그러나 친족 외 우호지분에서 조 회장은 호반그룹을 크게 앞선다. 우선 특수관계자로 공시돼 있는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보유 지분율은 3.36% 수준으로 높다. 대한항공 임직원 자가보험 2.27%, 대한항공 사우회 1.09%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우호지분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은 KDB산업은행이 보유한 10.58%와 델타항공 14.9%다. 산은은 항공업 구조조정을 이유로 한진칼 지분을 취득했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태평양 노선 협력을 위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며 백기사로 들어왔다.

재계에선 이처럼 타탄하게 구축된 조 회장의 경영권 우호지분이 경영권 분쟁을 막을 방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조 회장 일가의 한진칼 직접 지분율이 낮은 상황에서도 과거처럼 우군들이 적극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협력한다면 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실제 과거 한진칼은 KCGI와 경영권 분쟁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 등 오너일가 외에 대한항공 사우회, 델타항공, 산은 등은 철저하게 우호지분으로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그 결과 조 회장은 경영권을 지켜 한국 항공산업 구조조정을 수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을 때도 오너일가 직접 보유지분이 적은 상황에서 우호지분을 최대한 끌어모아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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