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 R&D 기반 성장전략]오너·후계자가 직접 챙기는 '휴온스랩', 그룹 미래 그린다⑤윤성태 회장 대표직 수행, 장남 윤인상 상무도 이사회 참여…SC 플랫폼 등 개발
정새임 기자공개 2024-10-23 09:08:14
[편집자주]
광명약품이 휴온스로 재탄생 할 때 단지 사명만 바뀐게 아니다. 차별화와 혁신에서 살 길을 찾은 휴온스는 토탈 헬스케어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공격적인 M&A와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했다. 건강기능식품, 에스테틱부터 의료기기, 웰푸드까지 다양한 사업에 진출한 상황에서 미래성장의 핵심을 'R&D'에서 찾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각 계열사에 뿌리내린 R&D 역량을 보면 휴온스그룹의 미래 비전을 가늠할 수 있다. 더벨은 휴온스그룹의 R&D 경쟁력을 분석해 휴온스그룹이 제시하는 성장 로드맵을 따라가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메딕스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확장을 위한 원천기술을 마련한 휴온스그룹에 있어 휴온스랩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자체적으로 설립한 연구개발(R&D) 전문 기업이라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오너가 직접 경영 전면에 선 유일한 계열사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짙다.모든 계열사가 내부적으로 R&D를 진행하지만 휴온스랩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있다. 휴온스랩의 성공은 곧 휴온스그룹이 자체적으로 쌓아올린 바이오 역량을 시장에 입증하는 것과 같다. 그룹 내 매출 기여도가 전혀 없음에도 휴온스랩이 존재감을 발휘하는 이유다.
◇그룹 내 유일한 '돈 쓰는' 계열사…오너 2·3세 모두 경영 참여
휴메딕스, 휴온스바이오파마 등 주요 계열사들이 캐시카우를 만드는데 집중된 반면 휴온스랩은 돈을 '쓰는데' 집중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미래 R&D 성장동력을 장착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사명에서 비춰지듯 휴온스랩은 그룹이 필요로 하는 바이오 R&D에 집중하고자 2018년 설립된 R&D 전문 기업이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1억2000만원을 출자한 100% 자회사다.
휴온스그룹에서 유일한 R&D 전문기업으로 설립 위치도 중앙연구소가 위치한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약학대학으로 결정됐다. 바이오의약품에서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미래 인재를 발굴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다.
유상증자로 외부투자를 받으며 현재 휴온스글로벌이 보유한 지분은 65.12%다. 꾸준히 투자를 유치하며 자본금은 34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룹 내 계열사 중 유일하게 오너 2세 윤성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윤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휴온스글로벌 사내이사 및 각 계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 중이다. 휴온스랩은 사내이사뿐 아니라 대표이사로 직접 회사를 진두지휘 한다.
처음부터 윤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건 아니었다. 윤 회장은 회장 취임을 준비하며 그룹 전체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지주사 휴온스글로벌뿐 아니라 핵심사업법인 휴온스, 휴엠앤씨 등 전 계열사에 전문경영인을 배치했다. 휴온스랩 대표이사 자리는 당시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김완섭 전 대표에게 주어졌다. 그는 글로벌 빅파마 연구원을 거친 R&D 전문가다.
지주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2020년 이후에도 한동안 휴온스랩을 이끌며 R&D에 전념했던 그는 2022년 12월 말 휴온스랩도 떠났다. 김 전 대표 사임을 계기로 기타비상무이사였던 윤 회장이 사내이사로 오르고 대표이사까지 맡게 됐다. 윤 회장은 2022년 12월 말부터 지금까지 휴온스랩을 이끌고 있다.
오너 3세인 윤 회장의 장남 윤인상 상무도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휴온스랩 기타비상무이사로 활약 중이다. 그룹의 신사업 개발과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은 그가 그룹 R&D 첨병으로 꼽히는 휴온스랩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알테오젠 이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독자기술 확보
휴온스랩의 R&D 활동은 휴온스그룹의 R&D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된다. 어떤 분야에서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SC)으로 바꾸는 '하이디퓨즈' 플랫폼이다. 7~8시간에 걸쳐 정맥주사해야 하는 의약품에 하이디퓨즈를 더해 SC 제형으로 바꾸면 7~8분 만에 투약을 마칠 수 있다. 투약을 위해 환자가 직접 병원을 방문하는 번거로움도 던다.
알테오젠은 IV를 SC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을 글로벌 빅파마 MSD에 독점으로 제공하는 조건으로 4조원 넘는 규모의 빅딜을 체결했다. 전 세계적으로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을 갖춘 곳은 미국 할로자임과 알테오젠이 유일하다.
원조격인 할로자임의 기술 특허가 2030년쯤 만료된다는 점에서 휴온스랩은 충분히 진입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키트루다 등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을 IV에서 SC로 바꾸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휴온스랩은 하이디퓨즈 기술을 적용한 HLB3-002에 대해 최근 1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기존 동물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대비 알레르기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다른 주력 연구 분야는 펩타이드를 활용한 장기지속형 GLP-1 제제다. '위고비', '젭바운드'로 대표되는 GLP-1 시장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GLP-1에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GIP)를 더해 경쟁력을 더했다. 새로운 항체 물질을 활용한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도 개발한다.
다수 파이프라인의 공통점은 한창 시장이 커지고 주목을 받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물론 연구 초기 단계인 휴온스랩의 기술이 무르익으려면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후기 임상이 한창인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휴온스랩이 자칫 경쟁력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오너 2세가 경영을 주도하고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임채영 연구소장을 전무로 승진시킨 건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 R&D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11월부터는 그룹 연구조직을 한데 통합하고 신성장 R&D 총괄 부사장 지휘 하에 더욱 드라이브 걸 계획이다. 올해가 휴온스랩이 변곡점을 맞는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휴온스랩은 바이오 신약을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역할로 하이디퓨즈 원료 공급과 기술이전을 꾀하고 있으며 비만·당뇨 치료제 플랫폼(지속형 펩타이드)을 특허출원해 파트너링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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