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SK엔무브 주관 지위, 'SK이노 공모구조'에 달렸다?SK그룹 트랙레코드 기회...설득력 높은 시나리오, 차별성 확보
양정우 기자공개 2024-10-31 07:17:0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엔무브가 기업공개(IPO)에 착수하면서 증권사 IPO 파트마다 주관사 입찰제안서를 작성하는 데 한창이다. 조단위 공모에 나설 빅딜인 데다 SK그룹 계열의 상장을 주관했다는 트랙레코드까지 얻을 수 있는 기회다.이번 제안서의 차별성을 좌우하는 건 결국 공모구조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SK엔무브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온의 자금 조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때문에 상장 과정에서 SK엔무브 지분을 팔고 그 자금을 SK온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을 가장 매끄럽게 소화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증권사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대형 증권사, 주관지위 확보 사활…상장 카드, 그룹 조달 니즈에 기여
IB업계에 따르면 SK엔무브는 오는 31일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마감한다. 지난주 국내외 증권사를 상대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지 10여 일만이다.
SK엔무브의 과거 사명은 SK루브리컨츠다. 이미 IPO를 3번이 시도했지만 끝내 증시에 입성하지 못했던 기업이다. 그만큼 증권가 IPO 파트에서는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잠재력 등이 워낙 잘 알려져 있다. 이미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이뤄졌다가 철회를 선택했기에 과거 실사를 벌였던 주관사단이 선택한 비교기업과 밸류에이션 등도 모두 공개돼있다.
여기에 윤활기유와 윤활유 제조가 핵심 비즈니스인 만큼 특정 하우스만 돋보이는 에쿼티 스토리를 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상장 밸류 역시 시장과 사업 여건에 따른 시나리오별로 나눠 책정하기에 남다른 수치를 제시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SK엔무브 IPO의 공모 구조와 흥행 전략엔 제안서마다 색깔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이 기업의 상장 배경엔 SK온이 자리잡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미래 캐시카우가 분명한 SK온의 조달 니즈를 충족하는 게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SK엔무브의 상장에서 구주매출에 나서고 대규모로 확보한 자금을 어떤 식으로든 다시 SK온에 쏟아붓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공모 구조는 IPO 흥행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신주모집은 상장예비기업이 직접 공모 자금을 확보하지만 구주매출의 경우 기존 주주의 엑시트 용도로 쓰이기 때문이다. 올들어 구주매출 중심으로 IPO에 나서도 증시 데뷔에 성공한 사례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구주매출의 비중이 절대적이면 공모 시장에서 외면을 받기 쉽다.
이런 종합적 사정을 감안해 SK온의 조달 니즈를 충족시키면서도 IPO 성공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공모 전략을 제시하는 제안서가 후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측에서도 이미 적정선에 대한 내부 분석을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IPO 전문 조직인 증권사 실무진의 아이디어와 판단을 지켜보면서 설득력이 높은 전략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대주주, IMM크레딧도 구주매출 유력…SK이노 콜옵션 행사, 지분율 확대
SK엔무브의 2대주주는 특수목적기업(SPC)인 에코솔루션홀딩스다.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펀드 운용사 IMM크레딧앤솔루션이 지분 인수용으로 설립했다. 지난 2021년 4월 SK엔무브 주식 1600만주(40%)를 1조1195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다가 이달 초 SK이노베이션은 IMM크레딧솔루션이 보유한 SK엔무브 주식 1600만주 중 400만주를 콜옵션 행사로 되사들였다. 취득단가는 3만5688원으로 재매입 자금은 총 1427억5100만원이다. IMM크레딧앤솔루션에 매각했던 가격의 절반 수준에 일부를 되사오는 데 성공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로써 SK엔무브 지분을 현재 70%로 확대했다.
이번 IPO에서는 SK엔무브의 구주매출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까지 구주매출에 나선다면 공모주 투자 매력을 훼손하지 않는 적정 수준을 찾는 게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독점적 2대주주인 IMM크레딧앤솔루션이 보유 지분을 모두 구주매출로 처분하면 SK이노베이션의 실질적 지배력이 더 강화된다"며 "이 때문에 상장 후 SK엔무브와 SK온이 합병한다는 시나리오도 나오지만 이런 속내가 있다면 상장예비기업의 IPO 취지가 훼손되기에 한국거래소가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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