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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파스텔세상 계약 해지]오너일가 마찰음…계열분리·승계 제동걸리나②지분관계 정리 과정서 구본걸 회장과 동생 간 의견차, 지배구조 재편 장기화되나

서지민 기자공개 2024-11-04 07:35:26

[편집자주]

LF와 파스텔세상의 라이선스 계약 해지를 두고 오너간 입장 차이가 발생했다. 계열분리를 위한 LF네트웍스 지분 정리 과정에서 라이선스 계약이 볼모로 작용했는지를 두고 구본걸 LF 회장과 동생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가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더벨은 계약 해지를 둘러싼 주요 쟁점과 향후 계획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F그룹은 2022년 구본걸 회장의 LF와 구본진 대표의 LF네트웍스로 계열분리를 결정하고 분리 작업에 착수했다. 오너일가 사남매 간에 얽히고 설킨 지분관계를 정리하는 게 골자다. LF는 이를 기회 삼아 2세 승계 절차에 돌입하기도 했다.

최근 LF와 파스텔세상의 라이선스 계약 해지를 두고 구본걸 LF 회장과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계열분리 작업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구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의 지배력 확대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려디앤엘 분할로 계열분리 신호탄…오너2세 구성모 승계작업 진행중

LF에 따르면 구본걸 회장과 친족들은 이전부터 LF·LF네트웍스 계열분리를 논의해왔다. 2022년 LF네트웍스 분할로 지배구조 재편의 신호탄을 쏜 뒤 주주들간 합의 하에 유상감자, 자사주 매입 등을 진행하며 연결고리 제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7월 LF네트웍스는 조경부문을 인적분할해 고려디앤엘을 설립했다. LF네트웍스는 기존에 보유하던 LF 주식 180만6000주(6.18%)를 모두 고려디앤엘에 몰아줬다. 이로 인해 LF 주주명부에서 LF네트웍스가 빠지고 고려디앤엘이 새롭게 등장하게 됐다.

계열분리와 승계를 동시에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분할 전 LF네트웍스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구 회장이 15.64%, 동생 구본순·구본진 씨가 각각 13.12%, 10.83%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들의 자녀인 구성모, 구경모, 구민정, 구지수 씨 등이 각각 6~7% 지분을 갖고 있었다.

구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는 고려디앤엘 설립 후 증여와 지분 매입을 통해 고려디앤엘 지분 91.58%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2023년 기준 구본순 씨의 자녀 구민정 씨가 나머지 8.42%를 들고 있다.

이후 구 회장 측이 LF네트웍스 지분을 정리하고 구성모 씨는 LF 지배력을 확대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특히 LF네트웍스는 구 씨의 LF네트웍스 지분을 매입해 소각하는 유상감자를 통해 구 씨의 자금 마련을 도운 것으로 관측된다.


LF네트웍스는 2022년 10월 3만5062주를 유상소각 방식으로 감자했다. 이때 구성모 씨가 보유한 LF네트웍스 주식 2만8375주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구 씨의 LF네트웍스 지분율은 2021년 말 7.34%에서 2022년 말 0%가 됐다.

구 씨는 고려디앤엘을 활용해 간접적으로 LF 지배력을 확대했다. 꾸준한 장내매수로 고려디앤엘의 LF 지분율은 2022년 말 6.8%, 2023년 말 11.13%로 상승했다. 2024년 6월 말 기준 11.97% 지분을 보유해 구 회장을 잇는 LF 2대 주주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갈 길 먼 지분 정리, 형제 입장차 장기화될 경우 계열분리 시점도 미뤄져

LF와 LF네트웍스의 완전한 계열분리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구 회장의 동생 구본순·구본진 씨는 여전히 LF의 3대, 4대 주주다. 각각 LF 지분 8.55%, 5.84%를 보유 중이다. 이들의 자녀 구수연·구경모·구지수씨 역시 주주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다.


LF네트웍스도 아직 구본진 대표가 아닌 구 회장을 최대주주로 둔 상태다. 2023년 말 기준 구 회장이 16.8%, 구본순 씨가 14.1%, 구 대표가 11.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 회장의 자녀인 구민정 씨도 7%를 가진 주주다.

상호 협의 아래 지분 정리가 지속돼야 하는 상황에서 형제 간 균열이 발생했다. 구본진 대표는 구본걸 회장이 자신이 가족이 보유한 LF네트웍스 지분 취득을 요구하면서 LF네트웍스의 손자회사 파스텔세상과 LF가 맺은 라이선스 계약을 볼모로 잡았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LF는 오너일가의 LF네트웍스 지분 거래는 계열분리 과정에서의 사적 거래이며 LF와 파스텔세상의 라이선스 계약 해지는 별도의 사업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양측 주장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이러한 갈등이 장기화되면 승계와 계열분리 시점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LF 관계자는 "구본걸 회장과 친족들은 2022년부터 계열분리를 위해 주주들간의 합의를 통한 LF네트웍스 분할, 유상감자, 자사주 매입 등을 적법하게 진행하여 왔다"며 "LF와 LF네트웍스로의 계열분리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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