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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한미사이언스 임총 한달 앞, 고심하는 소액주주 '잡기' 총력주주연대, 형제·3자연합에 공동 질의…첨예하게 갈린 답변, 주주환원에는 적극

김성아 기자공개 2024-10-30 08:34:36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0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분 2.26%를 가진 ‘캐스팅보트’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가 임종윤·종훈 형제와 대주주 3자연합에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졌다. 경영권의 판도를 바꿀 11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양 측 공동으로 진행된 이번 질의응답의 결론은 ‘표심 잡기’다. 양 측은 첨예하게 엇갈리는 입장 속에서도 소액주주 환원정책에 대해서는 모두 강력한 긍정 의사를 표현했다.

◇총 16개 질의, 주요 쟁점은 ‘전문경영인·외부 투자유치’

29일 늦은 밤 소액주주플랫폼 ‘액트’에는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측이 형제와 3자연합으로부터 받은 공동질의서 답변 전문이 게시됐다. 형제 측 답변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측이, 3자연합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대표로 답변했다. 질문은 16개로 △언론 의혹 △회사의 비전 △소액주주를 위한 대책 총 3개 항목으로 나뉘었다.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부분은 단연 회사의 비전과 관련한 부분이다. 전문경영인 선임에 대해 3자연합은 전문경영인과 함께 대주주로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고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서면질의서에 대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및 3자연합 답변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답변서

이에 대해 형제 측은 3자연합의 전문경영인 선임 의도 및 후보군이 대주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종훈 대표는 답변서에서 “3자연합은 이번 임총에서 임주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는데 만약 임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진입하면 그가 대표이사로 선임될 자격을 갖추게 된다”며 “대주주 공동 의사결정 체제 제안 역시 결국 대주주가 경영을 하겠다는 의도 아니냐”고 비판했다.

형제 측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임종훈 대표가 현재 체제 그대로 경영하며 한미약품을 비롯한 자회사에 대해서만 전문경영인을 선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부 투자 유치에 대해서도 의견이 대립했다. 형제 측은 외부 투자자 유치는 결국 오버행 이슈와 한미약품그룹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최적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에 대해 형제가 추진하는 투자는 표면상의 의미일 뿐 결국 과도한 자신들의 부채를 탕감하기 위한 목적이 전제됐다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혹시나 자신들의 부채 탕감을 위해 한미약품그룹 자산이나 경영권을 활용하는 것은 ‘배임’ 문제로 확대될 수도 있다”며 “형제들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아무런 상의가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시장에 떠도는 ‘엑시트’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형제 측에서 내가 지분을 매각하고 엑시트할 것이라는 식의 공격을 하고 있다”며 “3자연합간 계약이 단단히 맺어져 있어 그렇게 할 수도 없을뿐더러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10만원 수준일때도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주환원 정책 적극 검토, 소액주주 측 사외이사 선임 가능성 제기

이번 임시주총에서 소액주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임 부회장과 신 회장을 이사회에 진입시키기에 앞서 이사회 정원을 늘리는 안건을 먼저 의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관 변경은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3자연합 측이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48.13%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2.26%의 소액주주와 국민연금공단(6.04%), 일부 친인척의 표심이 형제 측에 선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양 측은 소액주주 환원 정책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임종훈 대표는 임시주총에 앞서 중장기 전략을 공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장기 전략에는 주주환원 정책 등 밸류업 전략이 포함된다.

임시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자본준비금 감액의 건’ 역시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지급하는 감액배당은 배당소득에 포함되지 않아 과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소액주주 표심을 잡는 동시에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묘수인 셈이다.

신 회장은 자신 역시 같은 주주라는 입장을 부각했다. 신 회장은 “6월경 대주주 오버행 이슈 등으로 주가가 폭락했는데 그 상황이 지속됐다면 오너 일가 지분 상당수가 시장에 풀렸을 것”이라며 “더 이상의 폭락을 막기 위해 송 회장, 임 부회장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소액주주의 주식 가치를 적극적으로 방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제 측은 3월 주총 당시 요청했던 사안들을 모두 지키지 않았다”며 “주주와의 약속은 무거운 것, 3자연합은 그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답변서에서는 소액주주측 사외이사 선임 가능성도 제기됐다. 소액주주 측은 3월 정기주총에서 임종윤 사장이 소액주주측 사외이사 선임을 약속했었는데 이 약속이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은 것은 물론 언급조차 없다며 답변을 요구했다. 양측은 모두 좋은 후보를 추천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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