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발 충격파...케이뱅크 이어 토스까지 '직격탄' 국내 상장시 유력했던 비교기업 카카오페이, 밑바닥 주가...밸류에이션 부담에 미국행
양정우 기자공개 2024-10-31 17:26:5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국내 기업공개(IPO)보다 미국 상장에 힘을 쏟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가 한국 증시에서 성장 잠재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국내 대표적 금융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그룹의 주가는 근래 들어 최저점에 머물고 있다. 케이뱅크의 공모가가 고밸류로 진단을 받은 데 카뱅의 밑바닥 주가가 한몫을 했다. 토스 역시 카카오 계열을 밸류에이션 비교기업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기에 미국행이라는 결단을 내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장 주관사단, IPO 실사까지 소화…카뱅 추락에 케뱅 철회, 카카오페이도 울상
30일 IB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최근 상장 주관사단에 미국 상장을 먼저 검토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앞서 국내 증시에 상장하고자 국내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었다.
그간 상장 주관사단은 이르면 내년 IPO를 준비하고자 사전 채비에 한창이었다. IPO 실사를 벌인 동시에 한국거래소와도 사전 교감에 나섰다. 해외 투자설명회(NDR)도 소화하면서 글로벌 투자자의 반응도 분석해왔다. 다만 케이뱅크가 상장 철회를 단행하면서 내부적으로 국내 증시 입성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심이 깊어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뱅크와 토스는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내 IPO를 위한 밸류에이션에서 카카오그룹 계열사를 비교기업으로 삼아야 한다는 상장 여건이 비슷하다. 케이뱅크의 경우 카뱅을 피어그룹에 넣은 동시에 해외 인터넷은행을 추가해 카뱅보다 고평가한 밸류에이션으로 상장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기관 수요예측 결과 기관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고 결국 철회를 선택했다.
토스도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면 밸류에이션 피어그룹을 모두 외국 기업으로 선정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비교기업에 포함시킬 국내 상장사로 비슷한 사업 모델로 묶을 수 있는 카카오페이가 꼽혔다. 하지만 이 기업 역시 주가가 추락 일로를 걸어온 건 카뱅과 다르지 않다. 상장 직후 주당 24만원까지 주가가 치솟았으나 현재 2만원 대로 주저앉았다.
이런 카카오페이의 주가 흐름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벌이면 토스 역시 내부적으로 원하는 상장 몸값을 산출하는 게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카카오그룹 계열사의 주가 부진이 원천적 경쟁력과 무관한 오너 리스크 탓이라고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케이뱅크도 카뱅과의 선긋기 전략을 시도했지만 공모주 투자자의 비싸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실패했다.
◇미국 기관, 토스에 우호적 스탠스…미국행 실패시 국내 IPO 재검토
토스가 미국 증시에 도전하기로 결정한 배경엔 해외 NDR에서 얻은 피드백도 한몫을 했다. 국내 IPO시 주요 해외 투자자인 홍콩과 싱가포르 기관은 토스의 기업가치를 카카오그룹 계열이나 국내 금융 플랫폼과 연계해 분석하려는 경향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미국 기관 투자자는 본연의 펀더멘털과 성장 여력에 집중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토스는 한국 증시에 입성을 시도할 경우 여러 난관을 넘어서야 한다. 오너의 주식담보대출 등의 이슈는 국내 IPO에 나설 때 한국거래소나 금융 당국측에서 정량적 요건을 넘어 정성적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을 추진한다면 이렇게 기업 본질과 무관한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쿠팡 이후 미국 IPO에 나서려는 국내 기업이 부쩍 늘고 있다. 지난 6월엔 네이버웹툰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3조8000억원의 기업기치로 미국 증시에 입성했다. 물론 이들 업체의 주가 흐름은 모두 부진하다. 그럼에도 만일 국내 IPO에 나섰다면 미국행에서 책정된 몸값을 인정받는 게 쉽지 않았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한 증권사 임원은 "현재 국내 상장 여건을 감안하면 토스의 미국행 도전이 합리적일 수 있다"며 "사측에서 성장 잠재력에 자신이 있다면 미국에서 제값을 받고자 시도해볼 만한 카드"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도전이 무산된다면 다시 국내 상장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상장 주관사단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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