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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라면 종주국' 공략기]설립 후 적자 없는 일본 법인, B2B 시장도 넘본다①두 자릿수 외형 성장 지속, 트렌디한 기업 가치 활용 신규 입점 '선순환 구조' 구축

도쿄(일본)=정유현 기자 공개 2024-11-12 07: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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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스턴트 라면의 원조라 불리는 삼양식품이 일본 열도 공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자 매운맛에 취약한 일본 소비자들도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수출 규모가 매년 유의미하게 증가하자 라면 종주국이자 주요 메이커들의 본거지인 일본 지역에 첫 해외 판매 법인을 설립했다. 최근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며 삼양식품의 현지화 전략도 힘을 받고 있다. 더벨은 삼양재팬의 설립 후 성과와 사업 방향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라면 원조국 일본 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첫 해외 판매 법인인 삼양재팬은 취향이 까다로운 일본에서 새로운 '매운맛'을 안착시키기 위해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며 성과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이 아시아를 넘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게 '테스트 베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법인 설립 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시장 특성상 매출 볼륨이 대폭 확대되는 이벤트는 없는 편이지만 안정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탱글'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한 것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국물 라면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큰 흐름에서는 불닭소스를 활용해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키우며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2019년 설립된 첫 해외 판매 법인 '삼양재팬', 테스트 베드 역할 톡톡

삼양재팬은 2019년 설립된 삼양식품의 첫 해외 판매 법인이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의 성장세가 가팔라지자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라면의 종주국이라 불리는 일본에 판매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에 해외 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도 삼양식품은 '삼양라면'을 통해 글로벌 진출에 적극 나섰다. 1969년 베트남에 150만 달러 규모 라면을 수출한 이후 1972년에 브라질 현지 공장도 설립했다. 1974년 LA 지사 설립 후 1980년 LA지사를 삼양USA 법인으로 승격했고 1982년에는 홍콩에 법인을 설립했다. 1992년에는 청도에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해외에서 라면을 직접 생산해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사업이 부침을 겪으면서 운영이 어려워지자 해외 생산 기지와 판매 법인 등을 정리했다. 불닭볶음면으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해외 전략을 수정했고 '새로운(New) 삼양' 시대가 개막되면서 2019년 일본에 해외 판매 법인을 꾸린 것으로 보인다. 판매 법인이 없는 지역은 총판과 파트너십을 맺고 수출을 추진한다.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기 이전부터 수출을 활발하게 추진했다. 2016년 감자라면, 김치라면을 앞세워 일본 시장에 라면 수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7년부터 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 볶음면 등 불닭브랜드 제품을 연달아 선보였고 수출 규모가 확대되면서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다.

매운맛에 취약한 일본 소비자들이 불닭볶음면의 맛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오랜 기간 일본 시장을 공략해온 한국 식품 업체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에 SNS 등을 통해 재미가 더해지면서 일본 MZ 세대를 중심으로 불닭볶음면을 소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발맞춰 삼양식품도 현지화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흐름에 박자를 맞추고 있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일본인의 입맛을 까다로운 제품은 국내로 역출시 되기도 한다. 이는 미국, 중국 등 더 큰 시장으로 보폭을 넓힐 수 있는 자산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 야끼소바 불닭을 일본에서만 판매했다. 출시 2주 만에 초도물량 20만개가 완판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한국 소비자들의 출시 요청이 쇄도하자 국내에도 제품을 내놨다. 현재 일본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으로 불닭 포테이토칩 3종(오리지널, 4종 치즈, 하바네로&라임)이 있다. 일본 최대 할인 잡화점인 돈키호테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홍범준 삼양재팬 법인장은 "일본은 치열한 소비재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볼수 있는 국가로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우선적으로 출시하는 테스트 베드 역할도 하고 있다"며 "야끼소바 불닭, 탱글 시리즈, 불닭갑자칩 등 불닭면 이외의 카테고리를 적극적으로 개척한 사례가 향후 타 국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지 돈키호테 매장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불닭감자칩 제품

◇내년 국물 라면 '맵탱' 출시 준비, 불닭소스 활용 사업 영역 확장 추진

올해는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도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 2월에는 도쿄 슈퍼마켓 트레이드 쇼에서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 발표와 함께 대표 제품을 직접 소개했다.

여기에 지난 8월 삼양식품은 삼양재팬에 1억9100만엔(약 17억3200만원 규모)을 증자했다. 삼양라면의 경우 한국 최초의 라면으로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만 일본에서는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힘을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2월 도쿄 슈퍼마켓 트레이드 쇼 행사에서 소개된 신제품 중 하나가 '탱글'이다. 국내에서 출시됐던 '쿠티크'의 수출판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 맛으로 해석한 파스타 제품으로 2월 말부터 일본 전국 500여개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다. 향후 국물 라면 제품인 '맵탱'도 일본 시장에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재팬의 실적을 살펴보면 2019년 법인 설립 후 본격적으로 매출이 집계된 것은 2021년부터다. 2021년 170억원, 2022년 203억원, 2023년 23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7% 증가한 약 13억6000만엔이다. 약 120억원 규모다.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작년 성과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닭볶음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불닭소스'를 활용해 B2B 사업 강화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도쿄 시부야에 매장을 연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맘스터치'와 콜라보를 통해 불닭 싸이버거 등을 현지에 출시했다. 소스 특성상 특정 제품과 만나야 시너지가 나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해 사업 확대의 기회를 노릴 계획이다.

홍 법인장은 "내년에 새로운 국물면 브랜드를 신규 출시하고 탱글 리뉴얼 및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고 소스도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다"며 "브랜드 인지도, 젊은층의 지지에 기반한 트렌드 상품이라는 삼양만의 가치를 신규 제입점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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