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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해외 진출 학수고대…'글로벌' 재차 강조 가상자산 정책 컨퍼런스 개최…해외 격차 해결 방안 논의

노윤주 기자공개 2024-11-14 07:47:27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2년째 정책 컨퍼런스인 '디콘(D-CON)'을 개최했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열린 행사답게 뜨거운 토론이 오갔다.

미국을 필두로 가상자산 육성이 이뤄질 전망이지만 국내 규제 상황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연사들은 국내 가상자산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빠르게 변하는 해외 시장…국내 기업에게도 기회 줘야

"가상자산이 국경 구애를 받지 않듯 우리도 시야를 넓혀서 글로벌 무대를 바라봐야 한다. 주요국의 가상자산 정책 움직임에 따라 우리 제도도 함께 변화하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산업을 키워야 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사진)는 1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디콘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연한 발언처럼 보이지만 사실 많은 뜻이 내포돼 있다.

업비트는 공고한 시장 점유율을 가진 국내 1위 사업자다. 가상자산 시장 호황에서는 수수료로 조단위 수익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규제 때문에 성장 기회를 놓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두나무는 일찍이 업비트 해외 진출을 타진했지만 은행에서 가상자산 사업의 해외 송금을 거부해 자본금을 보내지 못했다. 현재 '업비트 인도네시아' 등이 있긴 하지만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두나무의 지분은 없다. 브랜드 파트너십과 오더북 공유 정도만 하고 있는 수준이다.

2022년에서야 하이브와 합작법인(JV)인 '레벨스'를 통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었다. 레벨스 본사는 미국 산타모니카에 있다. 거래소가 아닌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자본금 송금이 가능했다.

업비트가 국내 사업만 하는 사이 해외 대형 거래소들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무국적을 표방하는 바이낸스뿐 아니라 미국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도 해외 지사를 설립하고 나섰다. 코인베이스 진출국은 38개에 달한다.

업비트 편의성, 시스템 등은 해외 거래소들도 주시하고 있다. 국내 사업만 하는 거래소임에도 일부 해외 거래소는 라이벌로 업비트를 꼽는다. 두나무가 업비트의 해외 진출을 늘 염두에 두고 있는 이유다.

◇트럼프 당선, 국내 영향 크지 않을 수도…외국인·법인 문제 해결 시급

업계서 고대하는 것처럼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국내 규제 환경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변화 필요성이 크지만 빠르게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행사에서 민세진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전후로 금융규제당국의 온도차가 확연히 느껴진다"며 "지금은 'K'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무작정 해외 규제 사례를 따라가지는 않는다는 해석이다.

민 교수는 "국내서 해외규제를 취사선택해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당국서 우리는 우리 사정이 있고, 그들(해외국가)은 그들 사정이 있다고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가상자산 규제가 갑자기 시장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이에 업계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해외 거래소에 대적할 정도의 규제 허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상임 부회장은 "코인베이스는 해외 지사를 통해 유입된 고객이 본사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고, 유럽도 외국인 거래를 원천 금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거래소는 물론이고 가상자산사업자가 해외로 송금 자체를 할 수 없다"며 "기업이 나갈 수 없다면 외국인 고객을 역으로 받을 수 있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원화거래소 기준 외국인은 은행 실명계좌를 받을 수 없다.

그는 "이런 환경이 해외와 국내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이라며 "국내 주요 투자자들도 해외 거래소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그대로 방치한다면 유출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법인, 해외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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